[뉴스 따라잡기] 평범했던 세 모자의 참극…도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16.02.23 (08:33) 수정 2016.02.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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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칠 전 평범해 보이던 어머니와 두 아들이 집안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인데, 외부의 침입은 없었지만 집안에서 흉기가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두 아들 중 한 명이 흉기를 휘두르면서 참극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쳤다는 어머니, 정신 장애가 있었지만 제빵사의 꿈을 꾸던 큰아들, 공업고 전자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곳에 관심을 뒀던 작은아들.

평범했던 가족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의혹이 커지고 있는 세 모자 사망 사건을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영등포의 한 주택가. 얼마 전부터 동네에 악취가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그저께 나가는데 옆에 아줌마가 냄새가 그렇게 난다잖아. 확 나더래요.”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지난 19일 경찰은 한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방으로 긴급 출동합니다.

<녹취> 출동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 “19시 50분이요. 19시 50분에 신고가 떨어진 거예요.”

<녹취> 동네 주민 : "냄새 많이 났죠. (시신 발견 당시) 형사들이 한 30명 몰려있었어요. 경찰들이 둘러싸서 아무도 못 보게 데려갔어요.”

경찰은 현장에서 어머니 54살 양모 씨와, 두 아들 24살과 25살 김모 씨 등 3명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참혹한 현장에선 피 묻은 흉기가 발견됐고 어머니 양 씨는 작은 방에서 두 아들은 안방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들어가실 때 왼쪽에 아들 둘이 있었고 오른쪽에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아들들은) 작은 방에 겹쳐 엉겨있었어요.”

경찰은 이들이 말다툼을 벌이다 아들 중 한 명이 흉기를 휘두르면서 참극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들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동네 토박이인 이들은 넉넉하진 않았지만 열심히 산 평범한 가족이었습니다.

남편 김 씨가 경기도에서 농사를 짓고, 아내 양 씨는 그 농산물을 팔아 생계를 꾸렸습니다.

이웃과 왕래도 잦았다는데요.

큰아들은 서울소재 2년제 대학에 다니며 제빵사의 꿈을 키웠고 둘째아들은 공업고등학교 전자과를 졸업한 뒤 진로를 모색하던 중이었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콩도 갖고 다니면서 팔고 찹쌀도 갖고 다니면서 팔고 그러더라고요. 후추도 팔고 때로는 마늘도 팔고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어머니가)활발하게 활동하고 동네에 돌아다니고 하루에 두 번씩 나오고 세 번씩도 나오고 돌아다녔어요.”

하지만 지난해 초 남편 김씨가 갑자기 숨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데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약주를 많이 드시 는데 쪽문 들어서자마자 좁은 골목 있죠. 현관 들어서기 전에 방에 못 들어가시고 거기서 돌아가셨어요.”

평소 술을 좋아했던 김씨가 돌연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자 가족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특히, 아내 양 씨는 평소 남편에게 의지해온 터라 그 충격이 더 컸을 거라는 게 주변의 증언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작년) 봄부터 그런 장사를 안 했어요. 거의 1년 동안은 안 했어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반찬이고 된장이고 아저씨가 다하셨대요. 그랬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까 자기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맨날 넋놓고 대문 밖에 지나가는 사람, 동네 지나가는 사람 쳐다보고 구경하고 있었고요. 엄청나게 뚱뚱했는데 바싹 말랐어요. 깜짝 놀랄 정도로요.”

이웃들은 특히 양 씨가 큰 아들에 대해 큰 부담을 느꼈을 거라고 말합니다.

큰 아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정신분열증이라는 게 조현병이라고. 조현병이라고요, 환각,환청, 망각 그런 증상이 유발되거든요. 2012년도에 처음 진단을 받았더라고요. 2014년도에 진단서를 다시 받았는데 똑같습니다. 3급이면 좀 심하죠.”

모든 것을 남편에게 의지해왔던 양씨가 한 가정을 갑자기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녀가 남긴 일기장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는 노력이 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쓸쓸함과 고민 끝에 결국 그녀는 우울증에 빠져들고 말았다는데요.

<녹취>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구정 전에 정신병원에 입원했대요. 입원해서 친정어머니도 지금 입원해있는 걸로 알았었더라고요.”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입원했던 양씨는 지난 15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나흘 뒤 양 씨와 두 아들은 자신들이 살던 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어제, 경찰은 국과수의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번 사건을 가족 간의 다툼 중 벌어진 참극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외부의 침입흔적이 없고 문 안쪽에서 잠금장치를 한데다, 흉기가 발견됐고 두 아들 사이에서 다툰 상처가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큰아들 목에 주저흔이 있는 걸 봐서 자살한 흔적이 있어서 자살하면 주저흔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주저흔이 있는 사람이 맨 마지막으로 죽었지 않았겠나 그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큰아들의 경우) 자해 손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큰 아들이 어머니와 작은 아들을 살해한 후에 마지막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 중 누가 누구를 살해했는지, 또 이들을 살인으로까지 몰아 간 다툼의 원인이 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운 범인이 없고 둘 중의 한 사람이 범인이라도 공소권없음으로 진행되는 거니까 특별히 더 바뀔 사실이 없어요.”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은 이번 사건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며 경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다 선량한 사람들이야. 그런데 왜 죽였을까요. 나는 그게 의아해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런 애들이 아닌데. 엄마 찌를 애들이 아닌데…….”

세 모자의 갑작스런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

경찰은 가족의 친인척을 찾는 한 편 2주 후 국과수의 최종부검결과가 나오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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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평범했던 세 모자의 참극…도대체 무슨 일이?
    • 입력 2016-02-23 08:35:41
    • 수정2016-02-23 0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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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며칠 전 평범해 보이던 어머니와 두 아들이 집안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인데, 외부의 침입은 없었지만 집안에서 흉기가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두 아들 중 한 명이 흉기를 휘두르면서 참극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쳤다는 어머니, 정신 장애가 있었지만 제빵사의 꿈을 꾸던 큰아들, 공업고 전자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곳에 관심을 뒀던 작은아들.

평범했던 가족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의혹이 커지고 있는 세 모자 사망 사건을 오늘 뉴스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영등포의 한 주택가. 얼마 전부터 동네에 악취가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그저께 나가는데 옆에 아줌마가 냄새가 그렇게 난다잖아. 확 나더래요.”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지난 19일 경찰은 한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방으로 긴급 출동합니다.

<녹취> 출동 지구대 관계자(음성변조) : “19시 50분이요. 19시 50분에 신고가 떨어진 거예요.”

<녹취> 동네 주민 : "냄새 많이 났죠. (시신 발견 당시) 형사들이 한 30명 몰려있었어요. 경찰들이 둘러싸서 아무도 못 보게 데려갔어요.”

경찰은 현장에서 어머니 54살 양모 씨와, 두 아들 24살과 25살 김모 씨 등 3명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참혹한 현장에선 피 묻은 흉기가 발견됐고 어머니 양 씨는 작은 방에서 두 아들은 안방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들어가실 때 왼쪽에 아들 둘이 있었고 오른쪽에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아들들은) 작은 방에 겹쳐 엉겨있었어요.”

경찰은 이들이 말다툼을 벌이다 아들 중 한 명이 흉기를 휘두르면서 참극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들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동네 토박이인 이들은 넉넉하진 않았지만 열심히 산 평범한 가족이었습니다.

남편 김 씨가 경기도에서 농사를 짓고, 아내 양 씨는 그 농산물을 팔아 생계를 꾸렸습니다.

이웃과 왕래도 잦았다는데요.

큰아들은 서울소재 2년제 대학에 다니며 제빵사의 꿈을 키웠고 둘째아들은 공업고등학교 전자과를 졸업한 뒤 진로를 모색하던 중이었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콩도 갖고 다니면서 팔고 찹쌀도 갖고 다니면서 팔고 그러더라고요. 후추도 팔고 때로는 마늘도 팔고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어머니가)활발하게 활동하고 동네에 돌아다니고 하루에 두 번씩 나오고 세 번씩도 나오고 돌아다녔어요.”

하지만 지난해 초 남편 김씨가 갑자기 숨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데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약주를 많이 드시 는데 쪽문 들어서자마자 좁은 골목 있죠. 현관 들어서기 전에 방에 못 들어가시고 거기서 돌아가셨어요.”

평소 술을 좋아했던 김씨가 돌연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자 가족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특히, 아내 양 씨는 평소 남편에게 의지해온 터라 그 충격이 더 컸을 거라는 게 주변의 증언입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작년) 봄부터 그런 장사를 안 했어요. 거의 1년 동안은 안 했어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반찬이고 된장이고 아저씨가 다하셨대요. 그랬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까 자기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맨날 넋놓고 대문 밖에 지나가는 사람, 동네 지나가는 사람 쳐다보고 구경하고 있었고요. 엄청나게 뚱뚱했는데 바싹 말랐어요. 깜짝 놀랄 정도로요.”

이웃들은 특히 양 씨가 큰 아들에 대해 큰 부담을 느꼈을 거라고 말합니다.

큰 아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정신분열증이라는 게 조현병이라고. 조현병이라고요, 환각,환청, 망각 그런 증상이 유발되거든요. 2012년도에 처음 진단을 받았더라고요. 2014년도에 진단서를 다시 받았는데 똑같습니다. 3급이면 좀 심하죠.”

모든 것을 남편에게 의지해왔던 양씨가 한 가정을 갑자기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녀가 남긴 일기장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는 노력이 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쓸쓸함과 고민 끝에 결국 그녀는 우울증에 빠져들고 말았다는데요.

<녹취>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구정 전에 정신병원에 입원했대요. 입원해서 친정어머니도 지금 입원해있는 걸로 알았었더라고요.”

친정어머니의 권유로 입원했던 양씨는 지난 15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나흘 뒤 양 씨와 두 아들은 자신들이 살던 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어제, 경찰은 국과수의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번 사건을 가족 간의 다툼 중 벌어진 참극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외부의 침입흔적이 없고 문 안쪽에서 잠금장치를 한데다, 흉기가 발견됐고 두 아들 사이에서 다툰 상처가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큰아들 목에 주저흔이 있는 걸 봐서 자살한 흔적이 있어서 자살하면 주저흔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주저흔이 있는 사람이 맨 마지막으로 죽었지 않았겠나 그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큰아들의 경우) 자해 손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큰 아들이 어머니와 작은 아들을 살해한 후에 마지막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 중 누가 누구를 살해했는지, 또 이들을 살인으로까지 몰아 간 다툼의 원인이 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운 범인이 없고 둘 중의 한 사람이 범인이라도 공소권없음으로 진행되는 거니까 특별히 더 바뀔 사실이 없어요.”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은 이번 사건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며 경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다 선량한 사람들이야. 그런데 왜 죽였을까요. 나는 그게 의아해요.”

<녹취> 동네 주민(음성변조) :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런 애들이 아닌데. 엄마 찌를 애들이 아닌데…….”

세 모자의 갑작스런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

경찰은 가족의 친인척을 찾는 한 편 2주 후 국과수의 최종부검결과가 나오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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