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외제차의 잇단 화재…단서 찾았다

입력 2016.02.29 (23:10) 수정 2016.03.0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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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잇따랐던 고급 외제차의 화재나 연기가 발생한 사고는 연료 호스가 문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기화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도로를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났습니다.

지난 석 달 사이 아홉 번 째입니다.

이런 현상은 벤츠 뿐 만 아니라 국산 승용차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만 대 넘게 팔린 BMW 3 시리즈 차량 가운데 한 대입니다.

정비소 직원이 시동을 켜자 엔진 밖으로 무언가가 뿜어져 나옵니다.

연료 호스 한쪽에 생긴 틈새로 연료가 누출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운전자 : "이거 기름이 다 샌 거잖아요. 여기 새는 거 튀는 게 보이네요."

하지만 정비소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BMW 정비센터 기술담당 관계자 : "호스가 찢어져서 고객님이 많이 놀라신 건데 호스 교환하고 세척하면 다 끝나요."

또 다른 BMW 차량 역시 엔진 밖으로 연료가 계속 뿜어져 나옵니다.

이런 현상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자동차가 주행 중일 때는 엔진과 주변 온도가 올라갑니다.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는 터빈과 배기가스 촉매 장치, 그리고 제동 장치 등은 최대 섭씨 600도까지 올라갑니다.

취재진은 450도까지 올라간 터빈에 연료를 분무해봤습니다.

바로 불길이 일어납니다.

주변 장치로 옮겨붙기까지 합니다.

더구나 주행 중에 새는 연료는 도로와 차량 사이에 생기는 기류를 타고 엔진 내부와 차 바닥에 골고루 뿌려집니다.

<인터뷰>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차량에서 연료가 지속적으로 새나온다는 것은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의평(전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연료 라인은 소비자가 만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백히 잘못 만들었던지 결함을 가지고 있는 차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BMW 코리아 측도 이런 결함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BMW 정비센터 기술담당 관계자 : "(이 고객님 차가) 제가 알기로는 두 번 째에요. 타 딜러에서도 두세 건씩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BMW 측은 차량들이 완전 전소돼 원인을 모른다며 중대 결함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국토교통부 판단은 다릅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늘 문제의 차량 연료 호스에 대해 현장 검사에 나서는 등 리콜 여부 조사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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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급 외제차의 잇단 화재…단서 찾았다
    • 입력 2016-02-29 23:11:31
    • 수정2016-03-01 06: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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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잇따랐던 고급 외제차의 화재나 연기가 발생한 사고는 연료 호스가 문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기화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도로를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났습니다.

지난 석 달 사이 아홉 번 째입니다.

이런 현상은 벤츠 뿐 만 아니라 국산 승용차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만 대 넘게 팔린 BMW 3 시리즈 차량 가운데 한 대입니다.

정비소 직원이 시동을 켜자 엔진 밖으로 무언가가 뿜어져 나옵니다.

연료 호스 한쪽에 생긴 틈새로 연료가 누출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운전자 : "이거 기름이 다 샌 거잖아요. 여기 새는 거 튀는 게 보이네요."

하지만 정비소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BMW 정비센터 기술담당 관계자 : "호스가 찢어져서 고객님이 많이 놀라신 건데 호스 교환하고 세척하면 다 끝나요."

또 다른 BMW 차량 역시 엔진 밖으로 연료가 계속 뿜어져 나옵니다.

이런 현상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자동차가 주행 중일 때는 엔진과 주변 온도가 올라갑니다.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는 터빈과 배기가스 촉매 장치, 그리고 제동 장치 등은 최대 섭씨 600도까지 올라갑니다.

취재진은 450도까지 올라간 터빈에 연료를 분무해봤습니다.

바로 불길이 일어납니다.

주변 장치로 옮겨붙기까지 합니다.

더구나 주행 중에 새는 연료는 도로와 차량 사이에 생기는 기류를 타고 엔진 내부와 차 바닥에 골고루 뿌려집니다.

<인터뷰>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차량에서 연료가 지속적으로 새나온다는 것은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의평(전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연료 라인은 소비자가 만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백히 잘못 만들었던지 결함을 가지고 있는 차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BMW 코리아 측도 이런 결함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BMW 정비센터 기술담당 관계자 : "(이 고객님 차가) 제가 알기로는 두 번 째에요. 타 딜러에서도 두세 건씩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BMW 측은 차량들이 완전 전소돼 원인을 모른다며 중대 결함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국토교통부 판단은 다릅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늘 문제의 차량 연료 호스에 대해 현장 검사에 나서는 등 리콜 여부 조사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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