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술 취해 찾아오는 그 남자…‘동네 조폭’ 잡혔다

입력 2016.03.02 (08:32) 수정 2016.03.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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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요즘 재래시장 상인들, 손님들이 지갑을 닫아 상인들 정말 한숨만 나올만큼 힘들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동네조폭 얘기입니다.

동네 조폭은 영세 상인이나 이웃들에게 술에 취한 상태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는데요.

최근 서대문구의 한 시장에서 한 동네 조폭이 붙잡혔는데 6개월 동안 시장에 수시로 나타나 상인들을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처벌 수위도 낮은데다 괜히 신고했다 보복당할까봐 상인들은 두려워서 그냥 견디고 살았다는데요.

영세 상인을 울리는 동네 조폭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제과점.

손님들로 분주한 계산대에 한 남성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남성,

돈 통에 담긴 동전을 가져가는가 하면, 여직원에게 계속 시비를 겁니다.

옆에 있던 손님들도 슬슬 피하고 결국 남성 직원이 나와 데리고 나가자 겨우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이번엔 동네의 한 마트에 모습을 드러낸 남성.

소주병을 들고 계산대에 와선 계산대신 신분증을 맡기곤 시비를 겁니다.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해도 소주를 마시며 막무가내로 버팁니다.

<녹취> 이동욱(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1팀) : “여러 가지 시비를 건다거나 욕을 한다거나 이러면서 술에 취해서 방해가 될 정도로 그런 행태를 많이 보였죠.”

6개월 전부터 이 시장에 나타났다는 40대 장모 씨!

상인들에게 유명인이었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우린 맨날 보지요. 요즘엔 안 오네 했어. 맨날 술 먹고 욕하고 가고 그래요. 상소리 해요. 상소리.”

<녹취>시장 상인(음성변조) : “막 욕을 해요. 막 술 먹고 막 큰소리로 떠들어요. 여기 손님들이요. (장 씨 때문에) 무서워서 안 들어온대요. ”

툭 하면 시장에 나타나 욕을 하고 행패를 부렸다는데, 특히 자주 나타난 상점 중 하나가 제과점이었습니다.

돈 통에 손 대는 건 흔한 일.

<녹취> 피해 제과점 직원(음성변조) : “손님들이 줄을 설 때가 있어요. 그때는 빨리 거슬러줘야 하니까 앞에다가 여기다 놔둬요. 그걸 건든 거예요.”

나타날 때마다 여자 아르바이트생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말들로 이른바 언어폭력까지 했다는데,

<녹취> 피해 제과점 직원(음성변조) : “저녁때 되면 그때 되면 여자분들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 분이 오셔서 이상한 소리를 하셨었어요.”

행패가 계속돼도 보복이 두려워 참았지만 계속된 방문으로 너무 힘이 들었고 혹여 손님까지 떨어질까 걱정돼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는데요.

<녹취> 피해 제과점 직원(음성변조) : “많을 땐 네 번까지 오셨거든요. 그런 것도 있었고 그다음에는 아무래도 여자분들이 아르바이트하시니까 그분들한텐 아무래도 위험하지 않나 싶어서…….”

장씨는 마트에서도 유명했습니다.

술에 취해 술을 사러 들르곤 했다는데요.

<녹취> 피해 마트 직원(음성변조) : “자주 와요. 술을 우선은 술을 잔뜩 먹고 술을 먹으려고 사러 와요. 오면 반말도 하고 욕도 하고 입에 담지도 못할 말도 하고…….“

계산대에 있던 여직원은 매번 심한 언어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마트 직원(음성변조) : “언어폭력 심하죠. 굉장히 저한테 시시비비를 많이 걸어서 많이 힘들고 괴로웠죠.”

시장 안에서 이런 식으로 피해 입은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녹취>이동욱(팀장/서울서대문경찰서 형사 1팀) : “핸드폰 가게 있잖아요. “전에 케이스를 안 줬다.” 그 사람은 “자기가 팔지도 않는데 주나? 줄 수 없다.” 그러면 “왜 안 주느냐.” 이런 거 가지고 시비를 거는 거예요. 술만 취하면 세 보이는 데는 아니고 약해 보이는 데 들어가 가지고…….”

이렇게 장씨가 행패를 부린 횟수는 지난 6개월간 20여회.

하지만 상인들은 장씨가 무서워 신고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그냥 참는 거예요. 어떡하겠어요. 그냥 신고하면 또 신고했다고 또 “누가 신고했어.” 그럴까 봐 그러니까 그냥 가만있는 거예요.”

장 씨가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받아 금방 돌아오는 것을 보고 상인들은 보복당할까 두려웠다는데요,

이번엔 확실히 구속하겠다, 상인들을 설득한 끝에 경찰은 간신히 6건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장씨는 업무방해 및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렇다면 장씨는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녹취> 이동욱(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1팀) : “당신 왜 그랬느냐고 물으니까 자기가 생활이 그러니까 술만 먹으면 불만 같은 게 그런 식으로 표출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는 거예요.”

외톨이 상태였던 장씨가 이런 식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이동욱(팀장/서대문경찰서 형사1팀) : “현재는 정상적인 가정이 없어요. 최근에는 술만 먹고 다녔고요. 정식으로 직장이 없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동네 주민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이른바 동네 조폭.

한건 한건은 사소할 수 있지만 사소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지난 11월에는 이웃상인을 괴롭혀온 5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는데요.

수산시장에서 상차림 식단을 운영하는 이 여성은 횟감을 산 손님들을 자신의 식당에 보내지 않는다며 이웃상인들을 폭행하고 괴롭혔습니다.

이 씨에게 맞아 뇌진탕을 당한 피해자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녹취> 김영민(서울 동작경찰서 형사1팀) : "그전부터 피의자가 상인들에게 행패 부린 게 112신고 건수도 상당하고요. 저희가 판단하기는 수십 건이 훨씬 넘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술에 취해 노래방에서 돈을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경우도 있고 술에 취해 식당 여주인들을 폭행한 전과 56범의 70대도 있었습니다.

<녹취> "무르라고! (뚜껑 땄잖아.)"

하지만 처벌의 수위가 낮아 집행 유예나 벌금형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인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하고 그러다보니 이런 동네조폭들의 폭행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조그만 피해더라도 반드시 신고를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결국 제2, 제3의 피해를 막게 되는 겁니다. 반복적인 피해를 막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가게 주인들이나 상인들이 용기를 얻고 또 적극적으로 신고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병합 사건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경찰의 집중 단속이 이어짐에도 계속 이어지는 동네 조폭의 행패.

그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보여주기 식의 단속보다 적극적인 사후관리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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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술 취해 찾아오는 그 남자…‘동네 조폭’ 잡혔다
    • 입력 2016-03-02 08:34:48
    • 수정2016-03-02 09: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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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요즘 재래시장 상인들, 손님들이 지갑을 닫아 상인들 정말 한숨만 나올만큼 힘들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동네조폭 얘기입니다.

동네 조폭은 영세 상인이나 이웃들에게 술에 취한 상태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는데요.

최근 서대문구의 한 시장에서 한 동네 조폭이 붙잡혔는데 6개월 동안 시장에 수시로 나타나 상인들을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처벌 수위도 낮은데다 괜히 신고했다 보복당할까봐 상인들은 두려워서 그냥 견디고 살았다는데요.

영세 상인을 울리는 동네 조폭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제과점.

손님들로 분주한 계산대에 한 남성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남성,

돈 통에 담긴 동전을 가져가는가 하면, 여직원에게 계속 시비를 겁니다.

옆에 있던 손님들도 슬슬 피하고 결국 남성 직원이 나와 데리고 나가자 겨우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이번엔 동네의 한 마트에 모습을 드러낸 남성.

소주병을 들고 계산대에 와선 계산대신 신분증을 맡기곤 시비를 겁니다.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해도 소주를 마시며 막무가내로 버팁니다.

<녹취> 이동욱(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1팀) : “여러 가지 시비를 건다거나 욕을 한다거나 이러면서 술에 취해서 방해가 될 정도로 그런 행태를 많이 보였죠.”

6개월 전부터 이 시장에 나타났다는 40대 장모 씨!

상인들에게 유명인이었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우린 맨날 보지요. 요즘엔 안 오네 했어. 맨날 술 먹고 욕하고 가고 그래요. 상소리 해요. 상소리.”

<녹취>시장 상인(음성변조) : “막 욕을 해요. 막 술 먹고 막 큰소리로 떠들어요. 여기 손님들이요. (장 씨 때문에) 무서워서 안 들어온대요. ”

툭 하면 시장에 나타나 욕을 하고 행패를 부렸다는데, 특히 자주 나타난 상점 중 하나가 제과점이었습니다.

돈 통에 손 대는 건 흔한 일.

<녹취> 피해 제과점 직원(음성변조) : “손님들이 줄을 설 때가 있어요. 그때는 빨리 거슬러줘야 하니까 앞에다가 여기다 놔둬요. 그걸 건든 거예요.”

나타날 때마다 여자 아르바이트생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말들로 이른바 언어폭력까지 했다는데,

<녹취> 피해 제과점 직원(음성변조) : “저녁때 되면 그때 되면 여자분들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 분이 오셔서 이상한 소리를 하셨었어요.”

행패가 계속돼도 보복이 두려워 참았지만 계속된 방문으로 너무 힘이 들었고 혹여 손님까지 떨어질까 걱정돼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는데요.

<녹취> 피해 제과점 직원(음성변조) : “많을 땐 네 번까지 오셨거든요. 그런 것도 있었고 그다음에는 아무래도 여자분들이 아르바이트하시니까 그분들한텐 아무래도 위험하지 않나 싶어서…….”

장씨는 마트에서도 유명했습니다.

술에 취해 술을 사러 들르곤 했다는데요.

<녹취> 피해 마트 직원(음성변조) : “자주 와요. 술을 우선은 술을 잔뜩 먹고 술을 먹으려고 사러 와요. 오면 반말도 하고 욕도 하고 입에 담지도 못할 말도 하고…….“

계산대에 있던 여직원은 매번 심한 언어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마트 직원(음성변조) : “언어폭력 심하죠. 굉장히 저한테 시시비비를 많이 걸어서 많이 힘들고 괴로웠죠.”

시장 안에서 이런 식으로 피해 입은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녹취>이동욱(팀장/서울서대문경찰서 형사 1팀) : “핸드폰 가게 있잖아요. “전에 케이스를 안 줬다.” 그 사람은 “자기가 팔지도 않는데 주나? 줄 수 없다.” 그러면 “왜 안 주느냐.” 이런 거 가지고 시비를 거는 거예요. 술만 취하면 세 보이는 데는 아니고 약해 보이는 데 들어가 가지고…….”

이렇게 장씨가 행패를 부린 횟수는 지난 6개월간 20여회.

하지만 상인들은 장씨가 무서워 신고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시장 상인(음성변조) : “그냥 참는 거예요. 어떡하겠어요. 그냥 신고하면 또 신고했다고 또 “누가 신고했어.” 그럴까 봐 그러니까 그냥 가만있는 거예요.”

장 씨가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받아 금방 돌아오는 것을 보고 상인들은 보복당할까 두려웠다는데요,

이번엔 확실히 구속하겠다, 상인들을 설득한 끝에 경찰은 간신히 6건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장씨는 업무방해 및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렇다면 장씨는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녹취> 이동욱(팀장/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1팀) : “당신 왜 그랬느냐고 물으니까 자기가 생활이 그러니까 술만 먹으면 불만 같은 게 그런 식으로 표출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는 거예요.”

외톨이 상태였던 장씨가 이런 식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이동욱(팀장/서대문경찰서 형사1팀) : “현재는 정상적인 가정이 없어요. 최근에는 술만 먹고 다녔고요. 정식으로 직장이 없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동네 주민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이른바 동네 조폭.

한건 한건은 사소할 수 있지만 사소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지난 11월에는 이웃상인을 괴롭혀온 5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는데요.

수산시장에서 상차림 식단을 운영하는 이 여성은 횟감을 산 손님들을 자신의 식당에 보내지 않는다며 이웃상인들을 폭행하고 괴롭혔습니다.

이 씨에게 맞아 뇌진탕을 당한 피해자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녹취> 김영민(서울 동작경찰서 형사1팀) : "그전부터 피의자가 상인들에게 행패 부린 게 112신고 건수도 상당하고요. 저희가 판단하기는 수십 건이 훨씬 넘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술에 취해 노래방에서 돈을 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경우도 있고 술에 취해 식당 여주인들을 폭행한 전과 56범의 70대도 있었습니다.

<녹취> "무르라고! (뚜껑 땄잖아.)"

하지만 처벌의 수위가 낮아 집행 유예나 벌금형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인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하고 그러다보니 이런 동네조폭들의 폭행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과) : “조그만 피해더라도 반드시 신고를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결국 제2, 제3의 피해를 막게 되는 겁니다. 반복적인 피해를 막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가게 주인들이나 상인들이 용기를 얻고 또 적극적으로 신고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병합 사건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경찰의 집중 단속이 이어짐에도 계속 이어지는 동네 조폭의 행패.

그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보여주기 식의 단속보다 적극적인 사후관리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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