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일본대지진 5년…‘유령도시 복구에 40년’

입력 2016.03.11 (21:25) 수정 2016.03.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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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마치 재난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충격적인 이 장면, 다들 기억하실텐데요.

사망·실종자가 무려 만8천 명이나 됐던 ‘동일본 대지진’이 오늘(11일)로 5년이 됐습니다.

전 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 넣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는 5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방사능 오염 때문에 주민들의 주거가 금지돼 유령도시 같이 변한 현지를 박재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나미소마 시청에서 출입 허가증을 받아 ‘피난 구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판에는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방사능 오염 물질을 담은 검은 자루가 쌓여있습니다.

나무 문짝은 다 떨어져 있고 가재도구는 5년 전 그대로 누런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이곳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12km정도 떨어진 피난구역 안입니다.

5년 전에는 약 70여 가구가 있었지만 모두 철거돼 지금은 허허벌판이 돼 버렸습니다.

5년 전 182명이 숨진 이웃 마을, 67살의 ‘시가’ 씨와 함께 옛 집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시가(동일본 대지진 피해 주민) : "여기는 피난구역을 해제해도 (방사능때문에)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원전에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진 주택가.

‘제염 작업’을 했지만 방사능 수치가 시간당 1.6마이크로시버트를 넘습니다.

여전히 피폭량 권고 한도보다 15배 가까이 높습니다.

가네다 씨 가족이 5년 만에 옛 집을 찾았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집이 철거되기 전에 옛 집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입니다.

<녹취> 가네다 씨 손녀 :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린 그림이네."

마지막으로 정든 집을 보며 마음이 미어집니다.

<녹취> 가네다 씨 며느리 : "살 수 있는 상태로 다시 돌아가기 어려워요.어쩔 수 없죠. 눈물이 나네요."

적어도 40~50년이 걸릴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작업’이 끝날 때까지 피난민들의 고통과 눈물은 마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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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동일본대지진 5년…‘유령도시 복구에 40년’
    • 입력 2016-03-11 21:26:18
    • 수정2016-03-13 1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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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마치 재난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충격적인 이 장면, 다들 기억하실텐데요. 사망·실종자가 무려 만8천 명이나 됐던 ‘동일본 대지진’이 오늘(11일)로 5년이 됐습니다. 전 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 넣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는 5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방사능 오염 때문에 주민들의 주거가 금지돼 유령도시 같이 변한 현지를 박재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나미소마 시청에서 출입 허가증을 받아 ‘피난 구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판에는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방사능 오염 물질을 담은 검은 자루가 쌓여있습니다. 나무 문짝은 다 떨어져 있고 가재도구는 5년 전 그대로 누런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이곳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12km정도 떨어진 피난구역 안입니다. 5년 전에는 약 70여 가구가 있었지만 모두 철거돼 지금은 허허벌판이 돼 버렸습니다. 5년 전 182명이 숨진 이웃 마을, 67살의 ‘시가’ 씨와 함께 옛 집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시가(동일본 대지진 피해 주민) : "여기는 피난구역을 해제해도 (방사능때문에)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원전에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진 주택가. ‘제염 작업’을 했지만 방사능 수치가 시간당 1.6마이크로시버트를 넘습니다. 여전히 피폭량 권고 한도보다 15배 가까이 높습니다. 가네다 씨 가족이 5년 만에 옛 집을 찾았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집이 철거되기 전에 옛 집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입니다. <녹취> 가네다 씨 손녀 :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린 그림이네." 마지막으로 정든 집을 보며 마음이 미어집니다. <녹취> 가네다 씨 며느리 : "살 수 있는 상태로 다시 돌아가기 어려워요.어쩔 수 없죠. 눈물이 나네요." 적어도 40~50년이 걸릴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작업’이 끝날 때까지 피난민들의 고통과 눈물은 마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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