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신원영 군 장례식 열려

입력 2016.03.14 (08:34) 수정 2016.03.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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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모두가 간절히 살아 돌아오기를 바랬던 신원영 군은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아이를 길에 버렸다, 또 산에 버렸다.

말을 바꿔가며 수색에 혼선을 주었던 친부 신 씨와 계모 김 씨는 뒤늦게 원영 군을 암매장한 사실을 털어왔습니다.

부검결과 아이의 몸엔 오랜 학대의 증거들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이 누구보다 절실했을 이 7살 어린아이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또, 무엇보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사전에 막을 방법은 없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계모의 학대 끝에 숨진 7살 신원영군의 장례식이 어제 열렸습니다.

친모와 유족들이 모인 가운데 추모하는 꽃 한 송이, 조사 한마디 없이 원영 군은 그렇게 짧은 생을 마쳐야 했습니다.

모두가 애타게 찾던 원영군은 그제 평택시 청북면에 있는 원영 군 할아버지 묘소 근처에서 실존 20여 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시신은 땅속, 한 50cm 깊이에 있었고 현재 백골화 초기 상태입니다.“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된 계모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의 행방에 대해 이렇게 말을 바꿨습니다.

수사가 난항을 겪던 상황,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했습니다.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카드 사용한 내역을 보니까, 이 사람들이 어떻게보면 안 다니던 데를 다녔더라고요. 주변 탐문하고 보니까 거기에 한 1km 정도 떨어진 아버지 산소가 있다.“

지난 14일 두 사람이 신씨 아버지 그러니까 원영 군의 할아버지 묘소 근처에서 막걸리와 초콜릿 등을 산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경찰은 김 씨와 신 씨에게 각각 따로 방문 과정을 물었더니, 김씨는 당시 "원영 군을 데려갔다"고 진술한 반면, 신씨는 "원영 군을 데려가지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린 상황.

경찰의 집중 추궁에 결국 두 사람은 원영 군 시신을 신 씨 아버지 묘소 근처에 암매장한 사실을 털어 놨습니다.

그리고 집 근처 주차장 CCTV에서 지난달 12일 밤 두 사람이 원영 군 시신을 차에 싣고 나가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원영 군은 언제 어떻게 숨진 것일까?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2월 1일 13시에 (신 군이) 오줌을 쌌다고 화장실로데리고 가가지고 찬물로 샤워기로 틀어서 한 다음에 문을 잠그고, 그 다음 날 한 9시 반쯤에 확인해보니까 (신 군이) 쓰러져있었다. 죽은 걸봤다. “

그리고 두 사람은 원영 군의 시신을 베란다에 무려 10일 동안 방치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암매장한 겁니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원영 군이 사망한 다음 날, 마치 원영 군이 살아있는 것처럼 문자를 주고받았는가 하면, 차 안에서 ‘이사 가면 아이를 잘 데리고 살자’는 내용의 대화를 나누면서 블랙박스에 남기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이웅혁(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그 무엇에 의해서 아이가 없어진 것이다. 계속해서 기만 정보를 보낸 것이고 실종자 찾기에 협조하는 자기 범행을 은닉하기 위한 온 노력을 다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원영군은 왜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일까?

부검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머리에는 다발성 혈종이 발견되고 그런 걸 봐서는 장기간 외력에 의한 상처로 보인다. 피하에는 지방이 먹지를 못해가지고 지방이 거의 없고 위도 완전히 비어있는 상태고요.“

폭행으로 인한 출혈과 굶주림, 저체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숨질 당시 원영군의 키는 112.5cm 몸무게는15.3kg으로 저체중에 매우 왜소한 상태였습니다.

지속적인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2015년 11월경부터 화장실에 가둬놓고 생활시켰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계모 김씨는 청소용 플라스틱 솔로 원영 군을 을 수차례 폭행했습니다.

사망 6일 전인 1월 28일엔 아이 몸에 세제 2통을 부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원영 군이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화장실 밖으론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한 뒤 하루에 한 끼만을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대소변 못 가렸다. 이거는 심리적으로 아이들이 심리적 이상이 있을 때 몸에 신체적 변화가 오거든요."

친부 신 씨가 원영 군에 대한 학대를 묵인한 상황.

3년여 전 신 씨와 이혼한 원영군의 친모 A씨가 원영 군을 만나려고 했지만 신 씨는 아이를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원영 군을 도울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쳐 버렸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3월 원영 군의 몸에서 학대 흔적을 발견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가 아동전문기관에 신고를 했습니다.

전문 기관 상담원이 신 씨 부부를 만나기 위해 5번이나 방문을 했지만 매번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원영군의 유치원 담임교사도 원영 군의 학대 사실을 눈치 채고 문제 제기를 했지만 신 씨 부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습니다.

<녹취> 경기도 평택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방임이면 원영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고그렇게 잘 있냐? (하고) 반발을 하는 거예요.“

이후 신 씨 부부는 아예 원영 군을 유치원과 아동센터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아동센터 관계자가 지난해 1월엔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이 때 역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여자애만 잠깐 보내서 딱 보니까 애들이 멀쩡하거든 겉모습이. 그러니까 경찰들이 아무 일이 없었다 하고 통보전화가 왔었어요.“

그렇게 원영 군은 주변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두려움 속에서 홀로 숨졌습니다.

살릴 수 있었던 7살 어린 아이를 놓쳐버린 지금 어른들의 해야 할 일은 뒤늦은 후회가 아니라 제대로 된 변화와 개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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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신원영 군 장례식 열려
    • 입력 2016-03-14 08:37:53
    • 수정2016-03-14 09: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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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모두가 간절히 살아 돌아오기를 바랬던 신원영 군은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아이를 길에 버렸다, 또 산에 버렸다.

말을 바꿔가며 수색에 혼선을 주었던 친부 신 씨와 계모 김 씨는 뒤늦게 원영 군을 암매장한 사실을 털어왔습니다.

부검결과 아이의 몸엔 오랜 학대의 증거들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이 누구보다 절실했을 이 7살 어린아이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또, 무엇보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사전에 막을 방법은 없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계모의 학대 끝에 숨진 7살 신원영군의 장례식이 어제 열렸습니다.

친모와 유족들이 모인 가운데 추모하는 꽃 한 송이, 조사 한마디 없이 원영 군은 그렇게 짧은 생을 마쳐야 했습니다.

모두가 애타게 찾던 원영군은 그제 평택시 청북면에 있는 원영 군 할아버지 묘소 근처에서 실존 20여 일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시신은 땅속, 한 50cm 깊이에 있었고 현재 백골화 초기 상태입니다.“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된 계모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의 행방에 대해 이렇게 말을 바꿨습니다.

수사가 난항을 겪던 상황,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했습니다.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카드 사용한 내역을 보니까, 이 사람들이 어떻게보면 안 다니던 데를 다녔더라고요. 주변 탐문하고 보니까 거기에 한 1km 정도 떨어진 아버지 산소가 있다.“

지난 14일 두 사람이 신씨 아버지 그러니까 원영 군의 할아버지 묘소 근처에서 막걸리와 초콜릿 등을 산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경찰은 김 씨와 신 씨에게 각각 따로 방문 과정을 물었더니, 김씨는 당시 "원영 군을 데려갔다"고 진술한 반면, 신씨는 "원영 군을 데려가지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린 상황.

경찰의 집중 추궁에 결국 두 사람은 원영 군 시신을 신 씨 아버지 묘소 근처에 암매장한 사실을 털어 놨습니다.

그리고 집 근처 주차장 CCTV에서 지난달 12일 밤 두 사람이 원영 군 시신을 차에 싣고 나가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원영 군은 언제 어떻게 숨진 것일까?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2월 1일 13시에 (신 군이) 오줌을 쌌다고 화장실로데리고 가가지고 찬물로 샤워기로 틀어서 한 다음에 문을 잠그고, 그 다음 날 한 9시 반쯤에 확인해보니까 (신 군이) 쓰러져있었다. 죽은 걸봤다. “

그리고 두 사람은 원영 군의 시신을 베란다에 무려 10일 동안 방치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암매장한 겁니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원영 군이 사망한 다음 날, 마치 원영 군이 살아있는 것처럼 문자를 주고받았는가 하면, 차 안에서 ‘이사 가면 아이를 잘 데리고 살자’는 내용의 대화를 나누면서 블랙박스에 남기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이웅혁(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그 무엇에 의해서 아이가 없어진 것이다. 계속해서 기만 정보를 보낸 것이고 실종자 찾기에 협조하는 자기 범행을 은닉하기 위한 온 노력을 다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원영군은 왜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일까?

부검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머리에는 다발성 혈종이 발견되고 그런 걸 봐서는 장기간 외력에 의한 상처로 보인다. 피하에는 지방이 먹지를 못해가지고 지방이 거의 없고 위도 완전히 비어있는 상태고요.“

폭행으로 인한 출혈과 굶주림, 저체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숨질 당시 원영군의 키는 112.5cm 몸무게는15.3kg으로 저체중에 매우 왜소한 상태였습니다.

지속적인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

<녹취> 박덕순(경기도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 “2015년 11월경부터 화장실에 가둬놓고 생활시켰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계모 김씨는 청소용 플라스틱 솔로 원영 군을 을 수차례 폭행했습니다.

사망 6일 전인 1월 28일엔 아이 몸에 세제 2통을 부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원영 군이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화장실 밖으론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게 한 뒤 하루에 한 끼만을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대소변 못 가렸다. 이거는 심리적으로 아이들이 심리적 이상이 있을 때 몸에 신체적 변화가 오거든요."

친부 신 씨가 원영 군에 대한 학대를 묵인한 상황.

3년여 전 신 씨와 이혼한 원영군의 친모 A씨가 원영 군을 만나려고 했지만 신 씨는 아이를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원영 군을 도울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쳐 버렸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3월 원영 군의 몸에서 학대 흔적을 발견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가 아동전문기관에 신고를 했습니다.

전문 기관 상담원이 신 씨 부부를 만나기 위해 5번이나 방문을 했지만 매번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같은 해 12월. 원영군의 유치원 담임교사도 원영 군의 학대 사실을 눈치 채고 문제 제기를 했지만 신 씨 부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습니다.

<녹취> 경기도 평택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방임이면 원영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고그렇게 잘 있냐? (하고) 반발을 하는 거예요.“

이후 신 씨 부부는 아예 원영 군을 유치원과 아동센터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아동센터 관계자가 지난해 1월엔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이 때 역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여자애만 잠깐 보내서 딱 보니까 애들이 멀쩡하거든 겉모습이. 그러니까 경찰들이 아무 일이 없었다 하고 통보전화가 왔었어요.“

그렇게 원영 군은 주변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두려움 속에서 홀로 숨졌습니다.

살릴 수 있었던 7살 어린 아이를 놓쳐버린 지금 어른들의 해야 할 일은 뒤늦은 후회가 아니라 제대로 된 변화와 개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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