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증시 공포 탈출, ‘힐링 장세’

입력 2016.03.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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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증시 폭락과 국제유가 추락 등으로 한동안 공포에 빠져있던 세계 주요국 증시가 여유를 되찾았다. 세계 주요국 증시는 연초 이후 하락폭을 모두 회복하고 연고점을 기록하는 '힐링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전날 2,049.58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말일 대비 0.28% 상승했다. S&P 500지수는 올 1분기 두 차례 급락하며 깊은 더블유(W) 모양을 그렸다. 이 지수가 다시 지난해 말 수준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코스피도 1,992.12로 마감해 지난해 말보다 1.57% 올랐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캐나다, 폴란드, 뉴질랜드,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아르헨티나, 터키, 러시아, 브라질, 페루 등이 연초 이후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신흥국의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는 816.90(17일 기준)로 작년 말일보다 4.11% 높았다.

다만 1, 2월 무섭게 빠졌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여전히 지난해 말보다 각각 12.13%, 16.50% 하락한 상태다.

이 밖에도 각종 지표가 시장 안정세를 확인했다. 이른바 '공포 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연저점을 기록했다. VIX 지수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28.14까지 올랐지만 약 한 달 만인 지난 18일 14.02로 반 토막 났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또,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Greed Index)도 18일 기준 79를 가리키며 시장이 '극심한 탐욕'에 차있음을 나타냈다. 이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시장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린 상태를, 반대로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위험 선호를 마다하지 않고 탐욕에 가득 찬 상태임을 뜻한다. 이 지수는 불과 한 달 전에는 '공포' 범위인 43에 머물렀다.

세계 각국 증시가 갑자기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완화적인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인상 목표 횟수를 연 4회에서 2회로 줄였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치금리 추가 인하, 기준금리 제로 선언, 국채매입 규모 및 대상 확대 등 대대적인 양적완화책을 내놨다. 일본에서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나서서 "이론적으로 마이너스(-) 0.50%까지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국제유가도 4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세계 경제침체의 불안을 밀어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같은 증시 상승세가 오래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승세를 뒷받침할 탄탄한 기초 없이 투자자의 심리와 유동성에 기댄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기업실적 발표와 산유국 회의가 열리는 4월에 시장이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국제유가와 증시 모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4월을 넘기더라도 연준의 두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6월에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고, 같은 달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23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있는 만큼 시장에 적잖은 영향이 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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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주요국 증시 공포 탈출, ‘힐링 장세’
    • 입력 2016-03-20 11:01:21
    경제
중국발 증시 폭락과 국제유가 추락 등으로 한동안 공포에 빠져있던 세계 주요국 증시가 여유를 되찾았다. 세계 주요국 증시는 연초 이후 하락폭을 모두 회복하고 연고점을 기록하는 '힐링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전날 2,049.58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말일 대비 0.28% 상승했다. S&P 500지수는 올 1분기 두 차례 급락하며 깊은 더블유(W) 모양을 그렸다. 이 지수가 다시 지난해 말 수준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코스피도 1,992.12로 마감해 지난해 말보다 1.57% 올랐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캐나다, 폴란드, 뉴질랜드,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아르헨티나, 터키, 러시아, 브라질, 페루 등이 연초 이후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신흥국의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는 816.90(17일 기준)로 작년 말일보다 4.11% 높았다.

다만 1, 2월 무섭게 빠졌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여전히 지난해 말보다 각각 12.13%, 16.50% 하락한 상태다.

이 밖에도 각종 지표가 시장 안정세를 확인했다. 이른바 '공포 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연저점을 기록했다. VIX 지수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28.14까지 올랐지만 약 한 달 만인 지난 18일 14.02로 반 토막 났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다.

또, CNN머니가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Greed Index)도 18일 기준 79를 가리키며 시장이 '극심한 탐욕'에 차있음을 나타냈다. 이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시장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린 상태를, 반대로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위험 선호를 마다하지 않고 탐욕에 가득 찬 상태임을 뜻한다. 이 지수는 불과 한 달 전에는 '공포' 범위인 43에 머물렀다.

세계 각국 증시가 갑자기 회복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완화적인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인상 목표 횟수를 연 4회에서 2회로 줄였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치금리 추가 인하, 기준금리 제로 선언, 국채매입 규모 및 대상 확대 등 대대적인 양적완화책을 내놨다. 일본에서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나서서 "이론적으로 마이너스(-) 0.50%까지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국제유가도 40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세계 경제침체의 불안을 밀어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같은 증시 상승세가 오래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승세를 뒷받침할 탄탄한 기초 없이 투자자의 심리와 유동성에 기댄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기업실적 발표와 산유국 회의가 열리는 4월에 시장이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국제유가와 증시 모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4월을 넘기더라도 연준의 두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6월에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고, 같은 달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23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있는 만큼 시장에 적잖은 영향이 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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