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저질러도 이혼 가능?…이혼의 조건은

입력 2016.03.28 (06:19) 수정 2016.03.28 (09: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우리 법원은 그동안 바람을 피운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이른바 유책주의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왔는데요.

시대 변화에 따라 이같은 기준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달라진 이혼의 조건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돈 많은 여성을 만나 재혼을 꿈꾸는 유부남, 하지만 이혼이 쉽지 않습니다.

불륜 행위를 한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녹취> "이혼하려고 사기꾼을 붙여?" "안 그러면 이혼해 주겠습니까?"

하지만 간통죄가 사라지면서 이혼의 조건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성과 동거하면서 오랜 기간 아내와 별거한 남편의 이혼 소송은 8년 전에는 기각됐지만 최근 다시 제기한 소송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혼인 관계를 계속하는 게 사실상 어려운 점, 남편이 별거 기간에도 가족들에 대한 부양 의무를 다 한 점을 감안한 겁니다.

대법원이 지난해 유책 배우자라도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나온 판결입니다.

<인터뷰> 조병구(대법원 공보관) : "유책성이 이혼 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가아니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다만 예외를 인정하는 조건은 까다롭습니다.

책임의 정도나 별거 기간, 상대방 의사나 감정, 경제 상태 등을 두루 따져야 한다는 게 대법원 기준입니다.

<인터뷰> 이명숙(이혼전문 변호사) : "미국이나 다른 외국처럼 경제적인 부분을 보완해주는 규정이나 법이 도입되는 것을 전제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는 논의가 시작돼야..."

이혼에 대한 사회 인식이나 여성의 경제적 지위 등이 달라진다면, 이혼의 조건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불륜 저질러도 이혼 가능?…이혼의 조건은
    • 입력 2016-03-28 06:19:33
    • 수정2016-03-28 09:35:1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우리 법원은 그동안 바람을 피운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이른바 유책주의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왔는데요.

시대 변화에 따라 이같은 기준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달라진 이혼의 조건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돈 많은 여성을 만나 재혼을 꿈꾸는 유부남, 하지만 이혼이 쉽지 않습니다.

불륜 행위를 한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녹취> "이혼하려고 사기꾼을 붙여?" "안 그러면 이혼해 주겠습니까?"

하지만 간통죄가 사라지면서 이혼의 조건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성과 동거하면서 오랜 기간 아내와 별거한 남편의 이혼 소송은 8년 전에는 기각됐지만 최근 다시 제기한 소송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혼인 관계를 계속하는 게 사실상 어려운 점, 남편이 별거 기간에도 가족들에 대한 부양 의무를 다 한 점을 감안한 겁니다.

대법원이 지난해 유책 배우자라도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나온 판결입니다.

<인터뷰> 조병구(대법원 공보관) : "유책성이 이혼 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가아니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

다만 예외를 인정하는 조건은 까다롭습니다.

책임의 정도나 별거 기간, 상대방 의사나 감정, 경제 상태 등을 두루 따져야 한다는 게 대법원 기준입니다.

<인터뷰> 이명숙(이혼전문 변호사) : "미국이나 다른 외국처럼 경제적인 부분을 보완해주는 규정이나 법이 도입되는 것을 전제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는 논의가 시작돼야..."

이혼에 대한 사회 인식이나 여성의 경제적 지위 등이 달라진다면, 이혼의 조건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