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낭비 없으면 부족도 없다!

입력 2016.03.29 (18:10) 수정 2016.03.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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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뭔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과일과 채소들이죠?

이런 과일과 채소들은 맛과 영양면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모양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농장에서 버려지게 됩니다.

가정에서도 대량으로 구매했다가 유통기한이 지나서 먹어보지도 않고 음식물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국의 통계를 보면 이렇게 먹지도 않고 버려지는 음식이 40%나 된다고 합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먹지도 않은 음식이 왜 그렇게 많이 버려지는 건가요?

<답변>
음식물 쓰레기 하면 보통 가정이나 식당에서 버려지는 걸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양의 음식이 농장을 벗어나기도 전에 버려집니다.

대형 슈퍼마켓에 채소를 납품하는 영국의 한 농장입니다.

밭에서 수확한 채소는 세척과 함께 분류작업이 이뤄지는데요.

<녹취> "이것 못보내요. (구부러진 모양이 멋진데요?) 그래도 못보내요. 이건 너무 크고 이건 너무 작아요."

마치 미인대회처럼 규격에 딱 맞고 예쁜 것을 골라낸 뒤 나머지는 버려집니다.

일주일도 안됐는데 탈락한 채소가 이렇게 많은데요.

전 세계적으로 수확과정에서 버려지는 농산물은 28%나 됩니다.

수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예 배 위에서 버려지거나 머리를 떼고 꼬리를 떼는 등 손질과정에서 버려지는 것이 35%나 됩니다.

<질문>
이렇게 고르고 골라 수확하고 판매한 뒤에도 버려지는 게 많잖아요?

<답변>
네, 미국에서 쓰레기통을 한번 뒤져봤는데요.

결과가 어땠을까요?

한 패스트푸드 점의 쓰레기통을 꺼내 확인을 해봅니다.

감자튀김부터 뜯지 않은 일회용 케찹, 거의 먹지 않은 햄버거 빵까지.

하루 종일 패스트푸드 점에서 얼마나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지 상상이 되시나요?

가정에서도 비슷합니다.

가정용 쓰레기 봉투에서도 먹다 만 피자와 아이스크림, 식빵과 우유 등 음식물들이 쏟아집니다.

영국에서는 영업이 끝난 슈퍼마켓의 쓰레기통을 뒤져봤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멀쩡한 음식물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심지어 한 곳에서는 음식물들이 포장된 채로 버려져 있습니다.

샐러드용 채소에 과일까지 양이 상당합니다.

<질문>
실제로 음식이 얼마나 버려지는건가요?

<답변>
매년 13억톤 정도가 버려지는데요.

이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물의 3분의 1에 해당하고요.

현재 9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 기아 인구의 두배 이상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입니다.

돈으로 치면 7500억달러, 우리돈 872조원이 버려지는 겁니다. 이건 생산가격기준이고요.

유통가격으로 생각하면 1조달러에 달합니다.

먹지도 않을 음식물을 생산하기 위해 낭비되는 자원도 엄청난데요.

전 세계 토지의 28%는 쓰레기가 될 농작물을 키우는 셈입니다.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을 합한 면적에 해당합니다.

물도 전세계 가정에 공급되고도 충분한 양이 버려질 농작물을 키우는데 쓰입니다.

또 이 버려질 음식물을 키우고 버리는 과정에서 33억톤의 온실가스가 나오는데요.

나라로 친다면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셈입니다.

<질문>
그래도 최근에 음식 낭비를 줄이려는 노력도 꽤 있는거 같아요?

<답변>
최근 '미식의 나라' 프랑스가 음식 낭비 줄이기에 적극나서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낭비되는 음식을 50%까지 줄일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남은 음식은 싸가도록 의무화하는 이른바 '도기백'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남은 음식을 집으로 싸가는 건 전통적인 식사예절에 어긋나는 걸로 생각돼서 사람들이 기피하니까 법으로 강제한 겁니다.

지난해에는 대형 슈퍼마켓이 안 팔린 식료품을 버리는 것을 금지하고 자선 단체에 기부하거나 동물들의 사료로 쓰도록 했습니다.

또 먹을 수 있는 식품을 폐기하는 걸 막기 위해서 짧은 유통기한도 손질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도 스타벅스와 치폴레, 치즈케이크팩토리, KFC 등 팔고 남은 음식 기부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질문>
앞에서 봤던 수확과정에 버려지는 농작물 낭비도 좀 막아야 할텐데요?

<답변>
네, 그래서 최근 시작 된 것이 '못난이 채소' 먹기 운동입니다.

영국의 스타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도 동참하고 있는데요.

프랑스의 대형슈퍼마켓인 인터마르쉐가 지난해 못생긴 채소와 과일을 시중가격보다 30%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후 영국 유통업체인 아스다 등 관련 기업들이 못난이 채소 팔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못난이 채소들은 수확하는 비용이 버리는 비용보다 더 많이 들어서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비급 작물을 수확해주는 자원봉사 단체도 생겼습니다.

이 단체는 농장에서 버려질 작물을 수확해서 이걸로 5천명에게 무료로 음식을 만들어주는 행사를 전 세계 곳곳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버려지는 음식으로 전 세계의 굶주린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음식을 사고 버릴때 한번 쯤은 더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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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29 18:11:53
    • 수정2016-03-29 18:34:22
    글로벌24
<앵커 멘트>

뭔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과일과 채소들이죠?

이런 과일과 채소들은 맛과 영양면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모양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농장에서 버려지게 됩니다.

가정에서도 대량으로 구매했다가 유통기한이 지나서 먹어보지도 않고 음식물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국의 통계를 보면 이렇게 먹지도 않고 버려지는 음식이 40%나 된다고 합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먹지도 않은 음식이 왜 그렇게 많이 버려지는 건가요?

<답변>
음식물 쓰레기 하면 보통 가정이나 식당에서 버려지는 걸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양의 음식이 농장을 벗어나기도 전에 버려집니다.

대형 슈퍼마켓에 채소를 납품하는 영국의 한 농장입니다.

밭에서 수확한 채소는 세척과 함께 분류작업이 이뤄지는데요.

<녹취> "이것 못보내요. (구부러진 모양이 멋진데요?) 그래도 못보내요. 이건 너무 크고 이건 너무 작아요."

마치 미인대회처럼 규격에 딱 맞고 예쁜 것을 골라낸 뒤 나머지는 버려집니다.

일주일도 안됐는데 탈락한 채소가 이렇게 많은데요.

전 세계적으로 수확과정에서 버려지는 농산물은 28%나 됩니다.

수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예 배 위에서 버려지거나 머리를 떼고 꼬리를 떼는 등 손질과정에서 버려지는 것이 35%나 됩니다.

<질문>
이렇게 고르고 골라 수확하고 판매한 뒤에도 버려지는 게 많잖아요?

<답변>
네, 미국에서 쓰레기통을 한번 뒤져봤는데요.

결과가 어땠을까요?

한 패스트푸드 점의 쓰레기통을 꺼내 확인을 해봅니다.

감자튀김부터 뜯지 않은 일회용 케찹, 거의 먹지 않은 햄버거 빵까지.

하루 종일 패스트푸드 점에서 얼마나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지 상상이 되시나요?

가정에서도 비슷합니다.

가정용 쓰레기 봉투에서도 먹다 만 피자와 아이스크림, 식빵과 우유 등 음식물들이 쏟아집니다.

영국에서는 영업이 끝난 슈퍼마켓의 쓰레기통을 뒤져봤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멀쩡한 음식물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심지어 한 곳에서는 음식물들이 포장된 채로 버려져 있습니다.

샐러드용 채소에 과일까지 양이 상당합니다.

<질문>
실제로 음식이 얼마나 버려지는건가요?

<답변>
매년 13억톤 정도가 버려지는데요.

이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물의 3분의 1에 해당하고요.

현재 9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 기아 인구의 두배 이상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양입니다.

돈으로 치면 7500억달러, 우리돈 872조원이 버려지는 겁니다. 이건 생산가격기준이고요.

유통가격으로 생각하면 1조달러에 달합니다.

먹지도 않을 음식물을 생산하기 위해 낭비되는 자원도 엄청난데요.

전 세계 토지의 28%는 쓰레기가 될 농작물을 키우는 셈입니다.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을 합한 면적에 해당합니다.

물도 전세계 가정에 공급되고도 충분한 양이 버려질 농작물을 키우는데 쓰입니다.

또 이 버려질 음식물을 키우고 버리는 과정에서 33억톤의 온실가스가 나오는데요.

나라로 친다면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셈입니다.

<질문>
그래도 최근에 음식 낭비를 줄이려는 노력도 꽤 있는거 같아요?

<답변>
최근 '미식의 나라' 프랑스가 음식 낭비 줄이기에 적극나서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낭비되는 음식을 50%까지 줄일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남은 음식은 싸가도록 의무화하는 이른바 '도기백'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남은 음식을 집으로 싸가는 건 전통적인 식사예절에 어긋나는 걸로 생각돼서 사람들이 기피하니까 법으로 강제한 겁니다.

지난해에는 대형 슈퍼마켓이 안 팔린 식료품을 버리는 것을 금지하고 자선 단체에 기부하거나 동물들의 사료로 쓰도록 했습니다.

또 먹을 수 있는 식품을 폐기하는 걸 막기 위해서 짧은 유통기한도 손질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도 스타벅스와 치폴레, 치즈케이크팩토리, KFC 등 팔고 남은 음식 기부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질문>
앞에서 봤던 수확과정에 버려지는 농작물 낭비도 좀 막아야 할텐데요?

<답변>
네, 그래서 최근 시작 된 것이 '못난이 채소' 먹기 운동입니다.

영국의 스타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도 동참하고 있는데요.

프랑스의 대형슈퍼마켓인 인터마르쉐가 지난해 못생긴 채소와 과일을 시중가격보다 30%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후 영국 유통업체인 아스다 등 관련 기업들이 못난이 채소 팔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못난이 채소들은 수확하는 비용이 버리는 비용보다 더 많이 들어서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비급 작물을 수확해주는 자원봉사 단체도 생겼습니다.

이 단체는 농장에서 버려질 작물을 수확해서 이걸로 5천명에게 무료로 음식을 만들어주는 행사를 전 세계 곳곳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버려지는 음식으로 전 세계의 굶주린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음식을 사고 버릴때 한번 쯤은 더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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