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때문에 ‘쑥대밭’…보상은 ‘찔끔’

입력 2016.03.30 (21:45) 수정 2016.03.30 (22: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난 철새들이 북녘으로 돌아가기 위해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는데요.

농경지마다 철새들이 날아들어 영양 보충이 한창인데, 피해 농민들에 대한 보상은 터무니 없이 적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질녘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가창오리.

그러더니 어느새 농경지에 내려 앉아 닥치는대로 먹어치웁니다.

철새가 다녀 간 보리밭은 성한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잎과 뿌리가 뜯겨 있고, 듬성듬성 맨땅까지 드러납니다.

<녹취> 철새 피해 농민 : "새순 연한 거, 이런 것을 뜯어먹어요. 남들은 기러기 날아가는 거 참 멋있다만 느낄 수 있지만 우리는 그냥 죽어있는 거예요."

사료용 작물을 재배하는 새만금 농경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월동을 마치고 북녘으로 출발하기 전 이맘 때가 피해가 가장 심합니다.

그러나 조사료와 밀은 아예 보상을 받을 수 없고, 정부와 철새 먹잇감으로 농작물을 제공하기로 생물 다양성 관리 계약을 한 보리도 보상금이 만㎡당 20만 원이 전부입니다.

온전히 경작할 경우 거두는 수익의 10%에도 못 미칩니다.

<녹취> 보리 재배 농민(음성변조) : "수익을 어느 정도 맞춰주고 생물 다양성도 해야 우리도 보호도 하고 뭐도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죽게 생겼는데.."

이러다보니, 철새와 농민을 모두 보호한다며 2002년 시작한 생물 다양성 계약은 여전히 자리를 못잡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작목을 늘리고, 지원금액도 현실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철새 때문에 ‘쑥대밭’…보상은 ‘찔끔’
    • 입력 2016-03-30 21:45:57
    • 수정2016-03-30 22:54:08
    뉴스 9
<앵커 멘트>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난 철새들이 북녘으로 돌아가기 위해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는데요.

농경지마다 철새들이 날아들어 영양 보충이 한창인데, 피해 농민들에 대한 보상은 터무니 없이 적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질녘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가창오리.

그러더니 어느새 농경지에 내려 앉아 닥치는대로 먹어치웁니다.

철새가 다녀 간 보리밭은 성한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잎과 뿌리가 뜯겨 있고, 듬성듬성 맨땅까지 드러납니다.

<녹취> 철새 피해 농민 : "새순 연한 거, 이런 것을 뜯어먹어요. 남들은 기러기 날아가는 거 참 멋있다만 느낄 수 있지만 우리는 그냥 죽어있는 거예요."

사료용 작물을 재배하는 새만금 농경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월동을 마치고 북녘으로 출발하기 전 이맘 때가 피해가 가장 심합니다.

그러나 조사료와 밀은 아예 보상을 받을 수 없고, 정부와 철새 먹잇감으로 농작물을 제공하기로 생물 다양성 관리 계약을 한 보리도 보상금이 만㎡당 20만 원이 전부입니다.

온전히 경작할 경우 거두는 수익의 10%에도 못 미칩니다.

<녹취> 보리 재배 농민(음성변조) : "수익을 어느 정도 맞춰주고 생물 다양성도 해야 우리도 보호도 하고 뭐도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죽게 생겼는데.."

이러다보니, 철새와 농민을 모두 보호한다며 2002년 시작한 생물 다양성 계약은 여전히 자리를 못잡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작목을 늘리고, 지원금액도 현실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