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랑에 근거해 심판받을 것”

입력 2016.03.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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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성애자인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먼저 '사람'이 있습니다. 온전함과 존엄성을 지닌 사람이죠. 사람은 그의 성적 경향으로만 규정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 사랑받는 피조물이요, 그분의 무한한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교황이 동성애 문제를 열린 태도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대담집 '신의 이름은 자비입니다'가 번역·출간됐다. '자비의 희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티칸 전문기자 안드레아 토르니엘리와의 대담을 담은 책이다. '자비의 희년'이란 천주교에서 신도들에게 특별한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말한다.

본래 희년은 25년을 주기로 삼지만, 교황의 권한으로 특별희년을 선포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11월 20일까지를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즉위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격적 행보를 보여 왔으며 그 파격이란 곧 자비였다.

교황으로 선출된 뒤 아프리카 난민들이 있는 곳으로 사목 방문을 했고, 첫 번째 교황 축일에는 로마의 노숙자들을 초대했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에게만 허락됐던 '발 씻김' 의식에 여성이 참여하도록 했으며 재소자들과 이교도들을 찾아가 그들의 발을 씻어주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는 등 이념과 종교, 인종과 국경을 넘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포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담집에서 "이 시대가 자비의 시대라고 믿는다"고 밝힌다. "교회는 단죄하려고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자비라고 하는 그 애끊는 사랑을 만나게 하려고 있습니다. 이 만남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처받은 이들이 교회의 문을 두드리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들을 찾아 나서서 그들을 모아들이고, 그들을 품어 안으며 그들을 돌보고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말로 교회의 역할을 정의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례 성 요한의 말을 기억하자며 기자와의 대담을 마무리한다.

"인생의 저녁 무렵에 이르러 우리는 사랑에 근거하여 심판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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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사랑에 근거해 심판받을 것”
    • 입력 2016-03-31 09:37:32
    취재K
"저는 '동성애자인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먼저 '사람'이 있습니다. 온전함과 존엄성을 지닌 사람이죠. 사람은 그의 성적 경향으로만 규정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께 사랑받는 피조물이요, 그분의 무한한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교황이 동성애 문제를 열린 태도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대담집 '신의 이름은 자비입니다'가 번역·출간됐다. '자비의 희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티칸 전문기자 안드레아 토르니엘리와의 대담을 담은 책이다. '자비의 희년'이란 천주교에서 신도들에게 특별한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말한다.

본래 희년은 25년을 주기로 삼지만, 교황의 권한으로 특별희년을 선포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11월 20일까지를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즉위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격적 행보를 보여 왔으며 그 파격이란 곧 자비였다.

교황으로 선출된 뒤 아프리카 난민들이 있는 곳으로 사목 방문을 했고, 첫 번째 교황 축일에는 로마의 노숙자들을 초대했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에게만 허락됐던 '발 씻김' 의식에 여성이 참여하도록 했으며 재소자들과 이교도들을 찾아가 그들의 발을 씻어주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하는 등 이념과 종교, 인종과 국경을 넘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포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담집에서 "이 시대가 자비의 시대라고 믿는다"고 밝힌다. "교회는 단죄하려고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자비라고 하는 그 애끊는 사랑을 만나게 하려고 있습니다. 이 만남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처받은 이들이 교회의 문을 두드리기를 기다리지 않고, 그들을 찾아 나서서 그들을 모아들이고, 그들을 품어 안으며 그들을 돌보고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말로 교회의 역할을 정의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례 성 요한의 말을 기억하자며 기자와의 대담을 마무리한다.

"인생의 저녁 무렵에 이르러 우리는 사랑에 근거하여 심판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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