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성장 둔화의 그늘…파업하는 중국

입력 2016.03.31 (18:09) 수정 2016.03.31 (18: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세계의 공장으로 고속 성장을 해왔던 중국.

그 원동력은 바로 값싼 노동력, 바로 노동자들에게서 나왔는데요.

그런데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줄어들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파업도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중국은 시위하기 어려운 나란데 노동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답변>
네, 중국에서는 사실 집단 시위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는데요.

중국정부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달 초 중국 헤이룽장 성에서는 광부 수천 명이 일주일 넘게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건 바로 체불임금 때문이었습니다.

2014년부터 임금 체납이 이어졌는데 최근 거의 반년 치 급여를 못 받았고 매달 보조금으로 나오는 생활비 800위안, 우리 돈 14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위는 다른 지역으로까지 퍼져나갔는데요.

지린성과 허베이성, 장시성 등에서도 탄광업체와 철강업체 등을 상대로 비슷한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질문>
실제 노동자들의 파업이 최근 들어서 늘고 있는 건가요?

<답변>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에는 2,726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평균적으로 매일 74건의 파업 혹은 시위가 있었던 건데요.

5년 만에 15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올해도 3월 이전까지 벌써 792건이 발생했습니다.

<질문>
왜 이렇게 파업, 시위가 늘어난 건가요?

<답변>
최근 경기가 둔화되면서 공장 등에서 임금을 삭감당하거나 아예 해고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특히 철강과 석탄업계가 불황에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철강 공장입니다.

가동을 멈췄는데요.

철강 가격이 톤당 우리 돈 100만 원 수준에서 30만 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 문을 닫았습니다.

이 공장에서만 9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광공업도시인 랴오닝 성의 번시입니다.

이곳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는데요.

이 남성도 몇 달 전 아내와 함께 철강회사에서 해고된 뒤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녹취> "회사가 돈을 아끼려고 많은 사람을 해고한 뒤에 일용직을 쓰고 있습니다. 일용직은 보험도 수당도 없지만, 아내와 딸이 있으니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해고되지 않은 사람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기 기술자인 이 청년은 3주 전 임금이 60% 넘게 깎였습니다.

1달에 200달러, 22만 원가량밖에 못 벌게 되면서 부모님을 부양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녹취> "회사가 긴축하는 상황은 젊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더 큰 회사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 월급으로 여기서 살 수도 있겠지만, 너무 힘들겠죠."

<질문>
앞서 얘기하셨듯이 중국 정부는 시위를 강하게 통제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부작용도 있을 거 같은데요?

<답변>
중국의 한 법원이 체불임금을 달라며 시위를 벌인 농민공들을 공개 재판했다가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경찰에 끌려 나온 사람들이 연단에 서는데요.

지난 16일 쓰촨 성 랑중시에서 있었던 공개재판 모습입니다.

이들은 받지 못한 임금을 달라며 부동산 개발회사의 정문을 막고 시위를 벌인 농민공들이었는데요.

법원은 8명 중 6명에게는 6개월 미만의 징역형을 내렸고 나머지 2명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 공개재판 모습이 공개되자 인권 침해라며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파장이 커지면서 랑중시 정부는 이번 공개재판이 규정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정부는 시위가 이어졌던 탄광 지역 등에 경찰관을 배치해 군중이 모이는 것을 막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중국 정부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에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오히려 비난 여론만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질문>
중국의 경제성장 추이를 봤을 때는 앞으로가 더 문제인 거 아닌가요?

<답변>
중국 정부는 과잉 공급을 해소하겠다면서 지난달 석탄과 철강산업에서 180만 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업자는 정부가 예고한 180만 명을 넘어서 최대 6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실직한 노동자들을 재배치하기 위해서 천억 위안, 약 18조 원의 기금을 설립할 계획인데요.

하지만 이 비용 마련을 놓고도 지방정부와 기업, 중앙정부가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단시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인만큼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불만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보이는데요.

뉴욕타임스는 "노동자 권익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 딜레마에 빠졌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이슈] 성장 둔화의 그늘…파업하는 중국
    • 입력 2016-03-31 18:10:39
    • 수정2016-03-31 18:41:12
    글로벌24
<앵커 멘트>

세계의 공장으로 고속 성장을 해왔던 중국.

그 원동력은 바로 값싼 노동력, 바로 노동자들에게서 나왔는데요.

그런데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줄어들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파업도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중국은 시위하기 어려운 나란데 노동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답변>
네, 중국에서는 사실 집단 시위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는데요.

중국정부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달 초 중국 헤이룽장 성에서는 광부 수천 명이 일주일 넘게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건 바로 체불임금 때문이었습니다.

2014년부터 임금 체납이 이어졌는데 최근 거의 반년 치 급여를 못 받았고 매달 보조금으로 나오는 생활비 800위안, 우리 돈 14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위는 다른 지역으로까지 퍼져나갔는데요.

지린성과 허베이성, 장시성 등에서도 탄광업체와 철강업체 등을 상대로 비슷한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질문>
실제 노동자들의 파업이 최근 들어서 늘고 있는 건가요?

<답변>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에는 2,726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평균적으로 매일 74건의 파업 혹은 시위가 있었던 건데요.

5년 만에 15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올해도 3월 이전까지 벌써 792건이 발생했습니다.

<질문>
왜 이렇게 파업, 시위가 늘어난 건가요?

<답변>
최근 경기가 둔화되면서 공장 등에서 임금을 삭감당하거나 아예 해고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특히 철강과 석탄업계가 불황에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철강 공장입니다.

가동을 멈췄는데요.

철강 가격이 톤당 우리 돈 100만 원 수준에서 30만 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 문을 닫았습니다.

이 공장에서만 9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광공업도시인 랴오닝 성의 번시입니다.

이곳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는데요.

이 남성도 몇 달 전 아내와 함께 철강회사에서 해고된 뒤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녹취> "회사가 돈을 아끼려고 많은 사람을 해고한 뒤에 일용직을 쓰고 있습니다. 일용직은 보험도 수당도 없지만, 아내와 딸이 있으니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해고되지 않은 사람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기 기술자인 이 청년은 3주 전 임금이 60% 넘게 깎였습니다.

1달에 200달러, 22만 원가량밖에 못 벌게 되면서 부모님을 부양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녹취> "회사가 긴축하는 상황은 젊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더 큰 회사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 월급으로 여기서 살 수도 있겠지만, 너무 힘들겠죠."

<질문>
앞서 얘기하셨듯이 중국 정부는 시위를 강하게 통제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부작용도 있을 거 같은데요?

<답변>
중국의 한 법원이 체불임금을 달라며 시위를 벌인 농민공들을 공개 재판했다가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경찰에 끌려 나온 사람들이 연단에 서는데요.

지난 16일 쓰촨 성 랑중시에서 있었던 공개재판 모습입니다.

이들은 받지 못한 임금을 달라며 부동산 개발회사의 정문을 막고 시위를 벌인 농민공들이었는데요.

법원은 8명 중 6명에게는 6개월 미만의 징역형을 내렸고 나머지 2명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 공개재판 모습이 공개되자 인권 침해라며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파장이 커지면서 랑중시 정부는 이번 공개재판이 규정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정부는 시위가 이어졌던 탄광 지역 등에 경찰관을 배치해 군중이 모이는 것을 막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중국 정부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에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오히려 비난 여론만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질문>
중국의 경제성장 추이를 봤을 때는 앞으로가 더 문제인 거 아닌가요?

<답변>
중국 정부는 과잉 공급을 해소하겠다면서 지난달 석탄과 철강산업에서 180만 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업자는 정부가 예고한 180만 명을 넘어서 최대 6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실직한 노동자들을 재배치하기 위해서 천억 위안, 약 18조 원의 기금을 설립할 계획인데요.

하지만 이 비용 마련을 놓고도 지방정부와 기업, 중앙정부가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단시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인만큼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불만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보이는데요.

뉴욕타임스는 "노동자 권익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 딜레마에 빠졌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