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공중폭발로 실패”

입력 2016.04.15 (21:13) 수정 2016.04.1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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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오늘(15일) 동해안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을 처음으로 발사했습니다.

김일성 생일을 맞아 국제제재를 비웃듯 호기롭게 나섰지만, 공중 폭발하면서 발사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김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北, 탄도 미사일 발사…“공중폭발로 실패”▼

<리포트>

2007년 실전배치 뒤에도 열병식 등에서 외형만 공개됐던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입니다.

사거리 3천km 이상으로 추정돼 한반도와 일본, 미군 괌 기지까지 위협하는 전략 무기입니다.

북한이 이 무수단 1발을 오늘(15일) 오전 5시 반쯤 강원도 원산에서 처음으로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한미 군당국은 발사가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발사 뒤 수직 상승하다가 비행 궤도에 진입하기 전 공중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18일에 쐈던 중거리 노동 미사일 2발 중 1발도 17km를 날아가다 공중 폭발했습니다.

잇단 발사 실패에도 북한은 추가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우리 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수단을 쏜 원산에는 아직 무수단이 한두 기 가량 더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미사일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발사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또 다시 위반했습니다.

여기에다 발사에 앞서 민간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위한 항행금지구역 선포도 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셉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北 이동식 실패는 대북 제재 효과?▼

<기자 멘트>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보통 수직으로 발사합니다.

대기권을 빨리 벗어나야 비행 제어도 쉽고, 연료 손실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사일을 수직 상승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엔진의 추진력이 균일해야 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보조엔진도 균형을 잘 잡아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액체연료 연소과정의 안정성이 확보돼야 합니다.

미사일에 실린 액체연료나, 이 액체연료를 점화시키는 산화제가 엔진 밖으로 새나가면, 바로 폭발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오늘 수직상승 중 폭발한 '무수단'은 엔진 부분에 이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충분한 시험 발사 없이 실전에 배치하다 보니, 미사일 엔진의 신뢰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실제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등에 사용된 노동 엔진은 수 많은 시험 발사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처럼 실패 가능성이 높음에도 갑작스럽게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광석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실패 위험 불구 발사 강행 의도는?▼

<리포트>

무엇보다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 시점이 주목됩니다.

북한의 최대 기념일인 김일성 생일에 축포를 발사하고, 다음 달 당대회에서 과시할 김정은의 업적을 위해 또다시 미사일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북한은 2012년 김일성 생일에도 네번째 장거리 미사일 은하3호를 발사하려다 실패했습니다.

기술적 측면에선 미사일 능력 고도화 시도로 해석됩니다.

최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개발을 공언한 데 이어 이번엔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전방위 타격이 가능하다는 걸 과시하려 했다는 겁니다.

<녹취>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단거리로부터 장거리까지 서울, 도쿄, 괌, 미국 본토까지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그런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대북 제재 국면에서 계속 강하게 나가겠다라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에 어떤 의견 균열(을 시도하는...)"

특히 미국을 겨냥해 지속적인 무력 시위로 협상력을 키우려는 계산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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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공중폭발로 실패”
    • 입력 2016-04-15 21:16:32
    • 수정2016-04-15 21: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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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이 오늘(15일) 동해안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을 처음으로 발사했습니다.

김일성 생일을 맞아 국제제재를 비웃듯 호기롭게 나섰지만, 공중 폭발하면서 발사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김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北, 탄도 미사일 발사…“공중폭발로 실패”▼

<리포트>

2007년 실전배치 뒤에도 열병식 등에서 외형만 공개됐던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입니다.

사거리 3천km 이상으로 추정돼 한반도와 일본, 미군 괌 기지까지 위협하는 전략 무기입니다.

북한이 이 무수단 1발을 오늘(15일) 오전 5시 반쯤 강원도 원산에서 처음으로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한미 군당국은 발사가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발사 뒤 수직 상승하다가 비행 궤도에 진입하기 전 공중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18일에 쐈던 중거리 노동 미사일 2발 중 1발도 17km를 날아가다 공중 폭발했습니다.

잇단 발사 실패에도 북한은 추가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우리 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수단을 쏜 원산에는 아직 무수단이 한두 기 가량 더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미사일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발사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또 다시 위반했습니다.

여기에다 발사에 앞서 민간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위한 항행금지구역 선포도 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셉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北 이동식 실패는 대북 제재 효과?▼

<기자 멘트>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보통 수직으로 발사합니다.

대기권을 빨리 벗어나야 비행 제어도 쉽고, 연료 손실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사일을 수직 상승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엔진의 추진력이 균일해야 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보조엔진도 균형을 잘 잡아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액체연료 연소과정의 안정성이 확보돼야 합니다.

미사일에 실린 액체연료나, 이 액체연료를 점화시키는 산화제가 엔진 밖으로 새나가면, 바로 폭발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오늘 수직상승 중 폭발한 '무수단'은 엔진 부분에 이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충분한 시험 발사 없이 실전에 배치하다 보니, 미사일 엔진의 신뢰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실제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등에 사용된 노동 엔진은 수 많은 시험 발사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처럼 실패 가능성이 높음에도 갑작스럽게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광석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실패 위험 불구 발사 강행 의도는?▼

<리포트>

무엇보다 북한이 발사를 강행한 시점이 주목됩니다.

북한의 최대 기념일인 김일성 생일에 축포를 발사하고, 다음 달 당대회에서 과시할 김정은의 업적을 위해 또다시 미사일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북한은 2012년 김일성 생일에도 네번째 장거리 미사일 은하3호를 발사하려다 실패했습니다.

기술적 측면에선 미사일 능력 고도화 시도로 해석됩니다.

최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개발을 공언한 데 이어 이번엔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전방위 타격이 가능하다는 걸 과시하려 했다는 겁니다.

<녹취>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단거리로부터 장거리까지 서울, 도쿄, 괌, 미국 본토까지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그런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대북 제재 국면에서 계속 강하게 나가겠다라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에 어떤 의견 균열(을 시도하는...)"

특히 미국을 겨냥해 지속적인 무력 시위로 협상력을 키우려는 계산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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