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세탁용…‘가습기 살균제’로 변경

입력 2016.04.22 (23:08) 수정 2016.04.2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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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망 피해자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썼던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가 PHMG라는 건데, 원래 용도는 세탁용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독성값이 1만 넘어도 위험한데, 이 살균제의 독성값은 2,500이나 됐는데 환경부는 20년 전, 이런 물질을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했습니다.

김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SK 케미컬의 전신 주식회사 유공.

지난 1996년, PHMG 제조 승인을 내달라고 환경부에 신고서를 제출합니다.

용도는 카페트 등의 항균 세탁용입니다.

유공은 신고서에 흡입하거나 신체에 닿아서는 안 되고, 누출 양이 많으면 땅에 묻은 뒤 덤프트럭에 담아 버려야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두 달 뒤, 환경부는 PHMG가 '유독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흡입을 가정해 독성 측정 시험은 없었습니다.

간단한 시험도 5천만 원 정도는 들기 때문에 업체 반발 등을 의식한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박태현(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에어로졸 형태의 제품에 사용된다면 노출 경로는 당연히 흡입이죠. 국립환경연구원은 신청인이 제출한 경구 독성 시험 성적서만 가지고 판단을 해서..."

이후, PHMG는 본래 신고했던 카페트 세탁 용도가 아닌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쓰입니다.

이렇게 쓰임새가 바뀌었지만 아무런 심사는 없었습니다.

용도를 변경할때 별도로 다시 등록하는 제도가 아예 없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 심사를 받으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 용도나 만들어 쓸 수 있었어요. 그때는 용도를 등록하는 게 아니었거든요."

2001년부터 10년 간 옥시레킷벤키저 한 업체가 판매한 PHMG 가습기 살균제만 4백 53만 개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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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는 세탁용…‘가습기 살균제’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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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4-23 01: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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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피해자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썼던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가 PHMG라는 건데, 원래 용도는 세탁용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독성값이 1만 넘어도 위험한데, 이 살균제의 독성값은 2,500이나 됐는데 환경부는 20년 전, 이런 물질을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했습니다.

김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SK 케미컬의 전신 주식회사 유공.

지난 1996년, PHMG 제조 승인을 내달라고 환경부에 신고서를 제출합니다.

용도는 카페트 등의 항균 세탁용입니다.

유공은 신고서에 흡입하거나 신체에 닿아서는 안 되고, 누출 양이 많으면 땅에 묻은 뒤 덤프트럭에 담아 버려야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두 달 뒤, 환경부는 PHMG가 '유독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흡입을 가정해 독성 측정 시험은 없었습니다.

간단한 시험도 5천만 원 정도는 들기 때문에 업체 반발 등을 의식한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박태현(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에어로졸 형태의 제품에 사용된다면 노출 경로는 당연히 흡입이죠. 국립환경연구원은 신청인이 제출한 경구 독성 시험 성적서만 가지고 판단을 해서..."

이후, PHMG는 본래 신고했던 카페트 세탁 용도가 아닌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쓰입니다.

이렇게 쓰임새가 바뀌었지만 아무런 심사는 없었습니다.

용도를 변경할때 별도로 다시 등록하는 제도가 아예 없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 심사를 받으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 용도나 만들어 쓸 수 있었어요. 그때는 용도를 등록하는 게 아니었거든요."

2001년부터 10년 간 옥시레킷벤키저 한 업체가 판매한 PHMG 가습기 살균제만 4백 53만 개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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