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갈등…‘반쪽 영화제’ 위기

입력 2016.04.23 (07:36) 수정 2016.04.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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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오는 10월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걱정입니다. 영화인들이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이유로 참가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는 행정기관으로서 일정 부분 간여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평행선입니다. 스물한 번째인 이번 부산영화제는 반쪽 영화제, 또는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부산영화제 사태는 2014년 세월호 문제를 다룬 ‘다이빙 벨’ 상영을 계기로 불거졌습니다. 부산시의 상영 중단 요청에 영화제 집행위가 거부하면서부터였습니다. 영화제가 끝난 직후 부산시와 감사원이 감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용관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고발됐습니다. 최근엔 이 전 위원장이 새로 위촉한 60여 명의 자문 위원에 대한 부산시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더 커졌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고 민간에 넘기겠다는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영화제 조직위원장 선출입니다. 부산시는 선출위원회에서 선출해 총회에서 승인을 받자는 입장입니다. 영화계는 외부 간섭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총회에서 선출하자는 주장입니다. 창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산시는 예산 60억 원과 10억 원 가까운 공적자금으로 영화제 전체 예산의 절반 수준이 들어간 만큼 부산영화제가 영화계만의 행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갈등이 계속되면서 당장 영화제 초청작 선정이나 섭외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을 것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년간 아시아에서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했습니다. 문화를 융성하도록 지원은 하지만 간섭은 최소화한다는 큰 원칙은 살려야 할 것입니다. 부산영화제가 제대로 열리지 못한다면 문화계와 부산에, 그리고 대한민국에도 큰 손실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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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갈등…‘반쪽 영화제’ 위기
    • 입력 2016-04-23 07:52:41
    • 수정2016-04-24 15: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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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오는 10월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걱정입니다. 영화인들이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이유로 참가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는 행정기관으로서 일정 부분 간여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평행선입니다. 스물한 번째인 이번 부산영화제는 반쪽 영화제, 또는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부산영화제 사태는 2014년 세월호 문제를 다룬 ‘다이빙 벨’ 상영을 계기로 불거졌습니다. 부산시의 상영 중단 요청에 영화제 집행위가 거부하면서부터였습니다. 영화제가 끝난 직후 부산시와 감사원이 감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용관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고발됐습니다. 최근엔 이 전 위원장이 새로 위촉한 60여 명의 자문 위원에 대한 부산시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더 커졌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고 민간에 넘기겠다는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영화제 조직위원장 선출입니다. 부산시는 선출위원회에서 선출해 총회에서 승인을 받자는 입장입니다. 영화계는 외부 간섭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총회에서 선출하자는 주장입니다. 창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산시는 예산 60억 원과 10억 원 가까운 공적자금으로 영화제 전체 예산의 절반 수준이 들어간 만큼 부산영화제가 영화계만의 행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갈등이 계속되면서 당장 영화제 초청작 선정이나 섭외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을 것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0년간 아시아에서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했습니다. 문화를 융성하도록 지원은 하지만 간섭은 최소화한다는 큰 원칙은 살려야 할 것입니다. 부산영화제가 제대로 열리지 못한다면 문화계와 부산에, 그리고 대한민국에도 큰 손실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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