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36년 만의 당대회, 김정은 선택지는?

입력 2016.04.27 (21:10) 수정 2016.04.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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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은 수령을 중심으로 당이 국가를 이끄는 이른바 당 국가체제인데요.

주요 정치 행사 때도 노동당을 상징하는 이 당기가 국기인 인공기에 우선할 정도입니다.

때문에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는 우리로 치면 대선과 총선을 겸한 것만큼이나 중요한 북한 최고의 정치행사인데요.

지도부 선출은 물론 당 규약 개정과 주요 정책 제시 등 사실상 모든 것이 이 당 대회에서 결정됩니다.

아버지 김정일 때도 열지 못한 당 대회를 집권 5년 차 김정은이 개최한 이유, 그 배경을 먼저 허효진 기자가 분석합니다.

▼‘유훈통치’ 접고 김정은 시대로▼

<리포트>

1980년 6차 당대회 당시 평양 주민 100만 명이 동원됐던 군중시위 모습입니다.

<녹취> "장군님 승리는 우리의 승리~"

붉은 색 당기를 든 군중들이 거대한 시위 행렬을 이루더니, 주석단의 김일성 부자를 향해 환호합니다.

북한은 6차 당대회를 통해 김정일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해 후계자로 공식화했습니다.

<녹취> 김일성 육성(1980년 10월) : "주체사상의 요구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주체사상 밖에는 그 어떤 다른 사상도 모른다는 확고한 입장..."

하지만 당대회 이후 김일성은 "주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지 못하면 당대회를 열지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발언이 유훈이 돼 '고난의 행군' 등 경제난에 봉착했던 김정일은 단 한번도 당대회를 열지 못했습니다.

집권 5년차에 불과한 김정은이 당대회를 강행하는 데는 이른바 유훈통치를 접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이밥(쌀밥)에 고깃국은 못 먹었지만 어쨌든 군사 강국은 만들어 놨고 지도자의 배짱과 담대함과 그 기개로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됐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때문에 북한은 앞으로 핵 미사일 개발을 최대 성과로 내세우면서 우상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 ‘유훈통치’ 접고 김정은 시대로 ▼

<기자 멘트>

7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중시위 연습이 한창인 김일성 광장입니다.

7차 당 대회는 오는 6일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의 개회사로 시작되는데요.

군중시위 같은 경축행사와 함께 주요 노선 결정과 핵심 지도부 인선 등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북한은 지난 1946년부터 모두 6차례 당 대회를 열었는데요.

3, 4차 때는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7개년 계획이 발표됐고, 직전인 6차 때는 김정일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당 대회의 최대 관심은 역시 김정은 시대를 공식화할 권력 구조의 변경 여부입니다.

여전히 할아버지, 아버지 밑에서 '제1'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김정은이 별도의 직위를 신설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김영남과 박봉주 등 원로 세대가 퇴진하고 조용원, 홍영칠 등 부부장급 실세들과 특히 여동생 김여정이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도 큽니다.

중국 고위 인사의 방북 여부도 관심사인데요, 지난해 류윈산 상무위원의 경우처럼, 당 대회 직전 김정은의 중국의 실세급 인사를 전격 초청할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남은 기간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가 향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인데요.

계속해서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사면초가’ 북한, 어디로 가나 ▼

<리포트>

핵실험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풍계리 핵실험장.

이제 남은 것은 김정은의 결심뿐입니다.

김일성 생일에 맞춘 '무수단' 발사와 군 창건일을 겨냥한 잠수함 탄도 미사일 발사, 여기에 7차 당 대회용으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해 도발 수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5차 핵실험은 70일 전투가 끝나는 다음 달 2일부터 당 대회 개최일인 6일 이전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7차 당 대회에 내세울 마땅한 경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핵 능력을 과시해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려 할 거란 분석입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거듭 "핵에는 핵으로 맞설 것"이라며 핵 위협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외무성 대변인) : "핵에는 핵으로 맞설 것이라는 조선 노동당의 전략적 기도에 따라 핵무력 강화의 발걸음을 더욱 다그쳐나갈 것이다."

하지만 5차 핵실험마저 강행할 경우 원유 공급 중단 등 고강도의 추가 제재가 불 보듯 해 북한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퇴로 확보차원에서라도 북한이 곧바로 핵실험 카드를 쓰지 않고 남겨둔 채 당 대회 이후를 대비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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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7 21:11:55
    • 수정2016-04-27 21: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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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은 수령을 중심으로 당이 국가를 이끄는 이른바 당 국가체제인데요.

주요 정치 행사 때도 노동당을 상징하는 이 당기가 국기인 인공기에 우선할 정도입니다.

때문에 3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는 우리로 치면 대선과 총선을 겸한 것만큼이나 중요한 북한 최고의 정치행사인데요.

지도부 선출은 물론 당 규약 개정과 주요 정책 제시 등 사실상 모든 것이 이 당 대회에서 결정됩니다.

아버지 김정일 때도 열지 못한 당 대회를 집권 5년 차 김정은이 개최한 이유, 그 배경을 먼저 허효진 기자가 분석합니다.

▼‘유훈통치’ 접고 김정은 시대로▼

<리포트>

1980년 6차 당대회 당시 평양 주민 100만 명이 동원됐던 군중시위 모습입니다.

<녹취> "장군님 승리는 우리의 승리~"

붉은 색 당기를 든 군중들이 거대한 시위 행렬을 이루더니, 주석단의 김일성 부자를 향해 환호합니다.

북한은 6차 당대회를 통해 김정일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해 후계자로 공식화했습니다.

<녹취> 김일성 육성(1980년 10월) : "주체사상의 요구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주체사상 밖에는 그 어떤 다른 사상도 모른다는 확고한 입장..."

하지만 당대회 이후 김일성은 "주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지 못하면 당대회를 열지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발언이 유훈이 돼 '고난의 행군' 등 경제난에 봉착했던 김정일은 단 한번도 당대회를 열지 못했습니다.

집권 5년차에 불과한 김정은이 당대회를 강행하는 데는 이른바 유훈통치를 접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이밥(쌀밥)에 고깃국은 못 먹었지만 어쨌든 군사 강국은 만들어 놨고 지도자의 배짱과 담대함과 그 기개로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됐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때문에 북한은 앞으로 핵 미사일 개발을 최대 성과로 내세우면서 우상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 ‘유훈통치’ 접고 김정은 시대로 ▼

<기자 멘트>

7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중시위 연습이 한창인 김일성 광장입니다.

7차 당 대회는 오는 6일 4.25문화회관에서 김정은의 개회사로 시작되는데요.

군중시위 같은 경축행사와 함께 주요 노선 결정과 핵심 지도부 인선 등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북한은 지난 1946년부터 모두 6차례 당 대회를 열었는데요.

3, 4차 때는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7개년 계획이 발표됐고, 직전인 6차 때는 김정일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당 대회의 최대 관심은 역시 김정은 시대를 공식화할 권력 구조의 변경 여부입니다.

여전히 할아버지, 아버지 밑에서 '제1'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김정은이 별도의 직위를 신설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김영남과 박봉주 등 원로 세대가 퇴진하고 조용원, 홍영칠 등 부부장급 실세들과 특히 여동생 김여정이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도 큽니다.

중국 고위 인사의 방북 여부도 관심사인데요, 지난해 류윈산 상무위원의 경우처럼, 당 대회 직전 김정은의 중국의 실세급 인사를 전격 초청할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남은 기간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가 향후 정세의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인데요.

계속해서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사면초가’ 북한, 어디로 가나 ▼

<리포트>

핵실험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풍계리 핵실험장.

이제 남은 것은 김정은의 결심뿐입니다.

김일성 생일에 맞춘 '무수단' 발사와 군 창건일을 겨냥한 잠수함 탄도 미사일 발사, 여기에 7차 당 대회용으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해 도발 수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5차 핵실험은 70일 전투가 끝나는 다음 달 2일부터 당 대회 개최일인 6일 이전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7차 당 대회에 내세울 마땅한 경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핵 능력을 과시해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려 할 거란 분석입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거듭 "핵에는 핵으로 맞설 것"이라며 핵 위협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외무성 대변인) : "핵에는 핵으로 맞설 것이라는 조선 노동당의 전략적 기도에 따라 핵무력 강화의 발걸음을 더욱 다그쳐나갈 것이다."

하지만 5차 핵실험마저 강행할 경우 원유 공급 중단 등 고강도의 추가 제재가 불 보듯 해 북한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퇴로 확보차원에서라도 북한이 곧바로 핵실험 카드를 쓰지 않고 남겨둔 채 당 대회 이후를 대비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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