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옥시 판촉행사 논란…옥시 대표 첫 기자회견

입력 2016.05.01 (17: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확실한 위해성 검증 절차 없이 가습기 살균제를 팔아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옥시'에 대해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지만, 대조적으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은 오히려 활발하게 옥시 제품 판촉 행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옥시 제품의 판촉행사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앞으로 당분간 옥시 제품은 모든 판촉 행사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 같은 시기에 옥시를 포함한 주요 생활용품 브랜드 품목에 대해 할인이나 '1+1' 등의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옥시는 이마트가 지난달 초부터 27일까지 진행한 봄맞이 20~30개 품목 할인 행사에도 주요 브랜드로 참여했다.

대형마트 "통상적 판촉행사"…불매 여론 역주행

봄·이사·황사 철을 맞아 청소 수요를 겨냥한 통상적 판촉 행사라는 게 할인점들의 설명이지만, 문제는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위해성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옥시의 옥시크린·이지오프뱅·쉐리·물먹는하마 등 주요 생활·위생·세탁용품들이 이 기간 여론과는 상관없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는 점이다.

가장 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낳았던 영국계 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가장 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낳았던 영국계 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현재 옥시는 수 십 명의 사망자를 낸 PHMG인산염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2001년부터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유해 가능성'에 대한 회사 내외부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원인 미상 폐 진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보고서까지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옥시의 도덕성과 기업윤리에 대한 비난은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져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약사들까지 개비스콘, 스트렙실 등 옥시의 일반의약품을 팔지 않겠다고 나설 정도다.



하지만 대형마트 3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옥시 불매운동이 퍼지고 지난달 26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와중에서도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옥시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마케팅에 열중한 셈이다.

특히 옥시와 마찬가지로 PHMG인산염 성분의 PB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우 이번 사태의 가해자로서 각각 지난달 18일과 26일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까지 하고도 또 다른 가해자 옥시의 영업을 적극 도왔다는 점에서 "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론 역풍 불자 뒤늦게 ‘옥시’ 제품 제외

롯데마트와 홈프러스 대표이사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롯데마트와 홈프러스 대표이사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미 3개월 전부터 기획된 행사였고, 여러 브랜드와 카드사간 연계 할인 혜택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옥시만 따로 빼기 어려웠다"며 "생각이 짧았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여러 브랜드가 참여하는 판촉 행사라 문제가 될지 몰랐다"며 "신중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공통적으로 "이번 지적을 계기로 내부에서 논의한 결과, 앞으로 당분간 옥시를 어떤 판촉 행사 대상에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옥시 대표, 기자회견 열기로 … 사과·보상 계획 밝힐 듯

한편 옥시(RB코리아)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첫 기자회견을 연다.

옥시 관계자는 "2일 오전 11시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옥시의 기자회견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에는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RB코리아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의 뜻과 대응 방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사과와 보상 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B코리아가 지금껏 언론 접촉을 피해온 점, 사프달 대표가 직접 간담회에 나서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간담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상에 대한 적극적인 후속대책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옥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옥시 측과 사전에 협의된 것이 전혀 없고, 일방적인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모임은 지난달 28일 옥시 측으로부터 사과와 피해 대책 등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에 나와달라는 입장을 전달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모임은 2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옥시의 영국 본사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업체를 상대로 한 집단 민사 소송도 당초 계획보다 보름가량 앞당긴 오는 16일 제기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대형마트 옥시 판촉행사 논란…옥시 대표 첫 기자회견
    • 입력 2016-05-01 17:42:20
    취재K
확실한 위해성 검증 절차 없이 가습기 살균제를 팔아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옥시'에 대해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지만, 대조적으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은 오히려 활발하게 옥시 제품 판촉 행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옥시 제품의 판촉행사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앞으로 당분간 옥시 제품은 모든 판촉 행사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 같은 시기에 옥시를 포함한 주요 생활용품 브랜드 품목에 대해 할인이나 '1+1' 등의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옥시는 이마트가 지난달 초부터 27일까지 진행한 봄맞이 20~30개 품목 할인 행사에도 주요 브랜드로 참여했다.

대형마트 "통상적 판촉행사"…불매 여론 역주행

봄·이사·황사 철을 맞아 청소 수요를 겨냥한 통상적 판촉 행사라는 게 할인점들의 설명이지만, 문제는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위해성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옥시의 옥시크린·이지오프뱅·쉐리·물먹는하마 등 주요 생활·위생·세탁용품들이 이 기간 여론과는 상관없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는 점이다.

가장 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낳았던 영국계 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현재 옥시는 수 십 명의 사망자를 낸 PHMG인산염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2001년부터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유해 가능성'에 대한 회사 내외부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원인 미상 폐 진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보고서까지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옥시의 도덕성과 기업윤리에 대한 비난은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져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약사들까지 개비스콘, 스트렙실 등 옥시의 일반의약품을 팔지 않겠다고 나설 정도다.



하지만 대형마트 3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옥시 불매운동이 퍼지고 지난달 26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와중에서도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옥시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마케팅에 열중한 셈이다.

특히 옥시와 마찬가지로 PHMG인산염 성분의 PB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우 이번 사태의 가해자로서 각각 지난달 18일과 26일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까지 하고도 또 다른 가해자 옥시의 영업을 적극 도왔다는 점에서 "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론 역풍 불자 뒤늦게 ‘옥시’ 제품 제외

롯데마트와 홈프러스 대표이사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미 3개월 전부터 기획된 행사였고, 여러 브랜드와 카드사간 연계 할인 혜택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옥시만 따로 빼기 어려웠다"며 "생각이 짧았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여러 브랜드가 참여하는 판촉 행사라 문제가 될지 몰랐다"며 "신중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공통적으로 "이번 지적을 계기로 내부에서 논의한 결과, 앞으로 당분간 옥시를 어떤 판촉 행사 대상에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옥시 대표, 기자회견 열기로 … 사과·보상 계획 밝힐 듯

한편 옥시(RB코리아)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첫 기자회견을 연다.

옥시 관계자는 "2일 오전 11시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옥시의 기자회견은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기자회견에는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RB코리아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의 뜻과 대응 방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사과와 보상 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B코리아가 지금껏 언론 접촉을 피해온 점, 사프달 대표가 직접 간담회에 나서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간담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상에 대한 적극적인 후속대책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옥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옥시 측과 사전에 협의된 것이 전혀 없고, 일방적인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모임은 지난달 28일 옥시 측으로부터 사과와 피해 대책 등을 제시하는 기자회견에 나와달라는 입장을 전달받았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모임은 2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옥시의 영국 본사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업체를 상대로 한 집단 민사 소송도 당초 계획보다 보름가량 앞당긴 오는 16일 제기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