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CCTV 있어도…또 어린이집 학대 논란

입력 2016.05.03 (08:33) 수정 2016.05.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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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해 초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4살배기 아이의 뺨을 때린 어린이집 교사 기억하십니까.

어린아이에게 가해진 잔혹한 폭력에 많은 사람이 분노를 금치 못했죠.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2월부터 어린이집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감시를 통해 학대 사건을 막자는 거죠.

하지만 어린이집 학대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인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를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에 착수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는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 있는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갑자기 남자아이의 팔을 잡아끌고 가더니 교실 구석으로 밀칩니다.

잠시 다른 아이들을 돌보던 보육교사.

다시 아까 그 남자아이에게 다가오더니 아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가슴과 턱을 툭툭 때리고, 일으켜 세워 질질 끌고 가기도 합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애가 질질 끌려다니고 던지고 내동댕이치고 잡아 올려서 엉덩이부터 떨어지고 얼마나 아팠겠어요.”

아이의 나이는 불과 6살.

영상 본 아이의 부모는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고 말합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A씨 부부가 어린이집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은 건 지난달 19일이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전화를 받았어요. 원감님 전화를 받아서. 점심때요. 아이가 지금 다쳐서 여기 병원에 와있는데 대 학 병원에 가서 꿰매야 한다고…….”

놀란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간 병원.

아침까지 멀쩡했던 아이의 이마에는 큰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선생님께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까 말을 계속 둘러대면서 선생님이 화가 나서 수업시간에 쫓아내다가 옷을 입고 가방까지 메고 나가다가 자기가 힘이 세서 그랬는지 아이가 문 이쪽 어디에다가 부딪혔대요.”

아무리 생각해도 상처는 그냥 부딪힌 걸로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아이 어머니는 직접 어린이집 CCTV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CCTV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보육교사가 아이를 내동댕이치고 있던 겁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애 다친 거 보기 전부터 애를 끌고 가고 밀치고 하는데 확인하니까 거기가 뾰족한 쇠, 쇠에 찍힌 거더라고요.”

아이가 다치기 전 모습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더니 바닥으로 밀치는 교사.

가방을 메게 하곤 손목을 잡고 데리고 나갑니다.

아이 부모는 해당 보육교사가 아이를 거칠게 끌고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가 다쳤다고 말합니다.

아이에 대한 이런 학대 행위가 혹시 상습적인 건 아닐까?

걱정된 아이의 부모는 이전에 촬영된 CCTV 영상을 전부 확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충격적인 장면이 계속됐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친구들은 밥을 먹고 있잖아요.차례가 왔으면 밥을 줘야하잖아요. 애를 빼버리고. 세워놓고 막 뭐라고 하면서 식판으로 턱 올려치고 …….”

식사시간에도 피해 아동에게만 밥을 주지 않습니다.

혼자 엎드려 있는 아이 잠시 후엔 아이를 부르더니 식판으로 턱을 치기도 합니다.

영상을 보고 충격에 빠진 아이의 부모.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아이의 행동이 평소와 달랐던 것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자면서 손톱을 딱딱 너무 빨갛게 물어뜯어요. 심리적으로 불안을 표시했던 건데 저는 어린이집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도 못 했고 무릎에도 멍이 동글동글하게 들어있었어요.”

기가 막혀 해당 보육 교사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녹취> 어린이집 담임 보육 교사(피해 아동 부모와 통화 中/음성변조) : “손을 잡고 가는데 제가 여기야 그러면서 딱하면 넘어져요.(아이가) 화가 나면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전혀듣질 않아서 가끔가다 “이제는 가방 메고 집에 가자.”뭐 이렇게 제가 얘기를 두 번째 했어요.”

아이를 탓하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A 씨 부부의 신고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요.

사건이 커지자, 해당 어린이집은 문제의 보육 교사를 해고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측 입장은 들어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해당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인터뷰 안 하는 것으로. 저는 원장님이 하시는 얘기를 대신 전할 수밖에 없어서 죄송합니다.”

피해 아동은 현재, 상해 진단을 받고 심리 치료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굉장히 불안해하죠. 자다가도 계속 깨고 화장실조차도 혼자 안 가요. 무섭다고. 그리고 또 어디 교회 이런 데 따로 유치부실 들어갈 때도 절대 안 떨어지고 모르는 곳에 가는 것은 굉장히 거부하더라고요.”

사건이 알려지자 해당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다른 부모님들도 걱정이 큽니다.

<녹취>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음성변조) : “사고 친 선생님이 잘못이죠.”

<녹취>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음성변조) : “두고 봐야죠. 앞으로 대처를 어떻게 하는지.”

<녹취>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음성변조) : “걱정이야 되지만 그래서 뭐 당장 선생님을 안 믿고 어린이집을 나오고 그러기엔 위험이 크죠.”

지난해 1월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폭행해 충격을 주었던 인천 어린이집 사건.

이 사건이 발단이 되어 지난해 12월부터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어린이집 학대사건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부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뾰쪽한 물건으로 찔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경주의 어린이집에서도 두 살짜리 아이를 학대한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CCTV 설치 의무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녹취> 이봉주(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과) : “CCTV는 또 어떻게 생각하면 예방적인 조치는 아니고요. 나중에 그런 일이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지만 미리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CCTV나 이런 하드웨어보다도 그분들에 대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우리가 교육하고 또 그분들의 인력의 어떤 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CCTV를 설치 이후 어린이집 아동 학대가 이것으로 끝날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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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CCTV 있어도…또 어린이집 학대 논란
    • 입력 2016-05-03 08:35:41
    • 수정2016-05-03 09: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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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해 초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4살배기 아이의 뺨을 때린 어린이집 교사 기억하십니까.

어린아이에게 가해진 잔혹한 폭력에 많은 사람이 분노를 금치 못했죠.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12월부터 어린이집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감시를 통해 학대 사건을 막자는 거죠.

하지만 어린이집 학대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인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를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에 착수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는지,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에 있는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갑자기 남자아이의 팔을 잡아끌고 가더니 교실 구석으로 밀칩니다.

잠시 다른 아이들을 돌보던 보육교사.

다시 아까 그 남자아이에게 다가오더니 아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가슴과 턱을 툭툭 때리고, 일으켜 세워 질질 끌고 가기도 합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애가 질질 끌려다니고 던지고 내동댕이치고 잡아 올려서 엉덩이부터 떨어지고 얼마나 아팠겠어요.”

아이의 나이는 불과 6살.

영상 본 아이의 부모는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고 말합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A씨 부부가 어린이집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은 건 지난달 19일이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전화를 받았어요. 원감님 전화를 받아서. 점심때요. 아이가 지금 다쳐서 여기 병원에 와있는데 대 학 병원에 가서 꿰매야 한다고…….”

놀란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간 병원.

아침까지 멀쩡했던 아이의 이마에는 큰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선생님께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까 말을 계속 둘러대면서 선생님이 화가 나서 수업시간에 쫓아내다가 옷을 입고 가방까지 메고 나가다가 자기가 힘이 세서 그랬는지 아이가 문 이쪽 어디에다가 부딪혔대요.”

아무리 생각해도 상처는 그냥 부딪힌 걸로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아이 어머니는 직접 어린이집 CCTV 영상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CCTV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보육교사가 아이를 내동댕이치고 있던 겁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애 다친 거 보기 전부터 애를 끌고 가고 밀치고 하는데 확인하니까 거기가 뾰족한 쇠, 쇠에 찍힌 거더라고요.”

아이가 다치기 전 모습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더니 바닥으로 밀치는 교사.

가방을 메게 하곤 손목을 잡고 데리고 나갑니다.

아이 부모는 해당 보육교사가 아이를 거칠게 끌고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가 다쳤다고 말합니다.

아이에 대한 이런 학대 행위가 혹시 상습적인 건 아닐까?

걱정된 아이의 부모는 이전에 촬영된 CCTV 영상을 전부 확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충격적인 장면이 계속됐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친구들은 밥을 먹고 있잖아요.차례가 왔으면 밥을 줘야하잖아요. 애를 빼버리고. 세워놓고 막 뭐라고 하면서 식판으로 턱 올려치고 …….”

식사시간에도 피해 아동에게만 밥을 주지 않습니다.

혼자 엎드려 있는 아이 잠시 후엔 아이를 부르더니 식판으로 턱을 치기도 합니다.

영상을 보고 충격에 빠진 아이의 부모.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아이의 행동이 평소와 달랐던 것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자면서 손톱을 딱딱 너무 빨갛게 물어뜯어요. 심리적으로 불안을 표시했던 건데 저는 어린이집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도 못 했고 무릎에도 멍이 동글동글하게 들어있었어요.”

기가 막혀 해당 보육 교사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녹취> 어린이집 담임 보육 교사(피해 아동 부모와 통화 中/음성변조) : “손을 잡고 가는데 제가 여기야 그러면서 딱하면 넘어져요.(아이가) 화가 나면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전혀듣질 않아서 가끔가다 “이제는 가방 메고 집에 가자.”뭐 이렇게 제가 얘기를 두 번째 했어요.”

아이를 탓하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A 씨 부부의 신고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요.

사건이 커지자, 해당 어린이집은 문제의 보육 교사를 해고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측 입장은 들어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해당 어린이집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인터뷰 안 하는 것으로. 저는 원장님이 하시는 얘기를 대신 전할 수밖에 없어서 죄송합니다.”

피해 아동은 현재, 상해 진단을 받고 심리 치료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굉장히 불안해하죠. 자다가도 계속 깨고 화장실조차도 혼자 안 가요. 무섭다고. 그리고 또 어디 교회 이런 데 따로 유치부실 들어갈 때도 절대 안 떨어지고 모르는 곳에 가는 것은 굉장히 거부하더라고요.”

사건이 알려지자 해당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다른 부모님들도 걱정이 큽니다.

<녹취>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음성변조) : “사고 친 선생님이 잘못이죠.”

<녹취>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음성변조) : “두고 봐야죠. 앞으로 대처를 어떻게 하는지.”

<녹취>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음성변조) : “걱정이야 되지만 그래서 뭐 당장 선생님을 안 믿고 어린이집을 나오고 그러기엔 위험이 크죠.”

지난해 1월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폭행해 충격을 주었던 인천 어린이집 사건.

이 사건이 발단이 되어 지난해 12월부터 CCTV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어린이집 학대사건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부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이들을 뾰쪽한 물건으로 찔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경주의 어린이집에서도 두 살짜리 아이를 학대한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CCTV 설치 의무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녹취> 이봉주(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과) : “CCTV는 또 어떻게 생각하면 예방적인 조치는 아니고요. 나중에 그런 일이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지만 미리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CCTV나 이런 하드웨어보다도 그분들에 대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우리가 교육하고 또 그분들의 인력의 어떤 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CCTV를 설치 이후 어린이집 아동 학대가 이것으로 끝날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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