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한밤에 공포탄까지”…집단 난투극의 이유는?

입력 2016.05.04 (08:32) 수정 2016.05.0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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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일 새벽, 대구의 한 주점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가게 안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누군가 의자를 던지자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까지 가세해 몸싸움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싸움은 매장 밖으로까지 이어졌는데요.

이날 무려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밤중에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공포탄까지 쏘며 막아봤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증원된 경찰인력이 오고 나서야 30분 넘게 이어지던 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 집단 난투극의 원인이 다름 아닌 담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심야 난투극의 전말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먹자골목...

이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건 바로 지난 1일 새벽이었습니다.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애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온 거예요. 서로 멱살 잡고 상대편을 밀치고 벌떼같이 여기가 꽉 찼었어요.”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일행분들이 말리면서 서로 엉키고 이성을 잃었으니까 다 이성을 잃었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거리가 싸움판으로 바뀌기 전 상황이 매장 CCTV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는데요.

주점에서 휴일 밤을 즐기는 사람들.

그런데 흰 상의를 입은 남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옆 테이블을 돌아보고 뭔가를 꾸짖더니 급기가 위협하듯 일어나 다가갑니다.

일행들이 남자를 말리는 사이 이번엔 앉아있던 남자가 맥주병을 테이블에 내리칩니다.

맥주병의 파편이 애꿎은 다른 테이블 여성에게 날아들자 이번엔 함께 온 남자 손님이 실랑이에 가세하려고 합니다.

점차 험악해지는 분위기!

급기야 남자가 의자를 던지는 걸 신호탄으로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둘, 매장 밖으로 나가고 휴일 밤 먹자골목은 순식간에 싸움터가 됐습니다.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머리 잡고 흔들고 남자분 한 분은 안경도 파손되고.”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두 무리랑 이쪽에 있던 한 무리랑 이렇게 해가지고 한 세 무리가 이렇게 엉켰다고.”

세 테이블의 손님들이 뒤엉켰고, 거기에 말리는 사람과 구경꾼들까지 합세해 복잡해진 현장.

신고를 받고 경찰이 왔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녹취>피해 상가 주인(음성변조) : “112에 신고해서 (경찰이) 도착을 했는데 시간은 적정한 시간에 왔어요. 4-5분, 5분조차 안 걸려 왔는데 두 명밖에 안 오신 거예요.”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연세가 많더라고 내가 딱 보니까. 연세 많은 사람이 무슨 수로 제지를 해요. 그게 잘 안되지.”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경찰이) 애들한테 막 끌려가지고 왔다 갔다 이랬거든요.”

경찰 두 명이 2~30대 건장한 청년 20명을 상대하기엔 역부족!

급기야,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 ‘탕’하고 갑자기 위로 대고 (공포탄을) 발사하시더라고...”

경찰은 현장 통제를 위해 공포탄까지 발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조금 조용했는데 갑자기 (싸움이) 또 붙었어요.”

<녹취>피해 상가 주인(음성변조) : “단 한 사람도 전혀 미동이 없었어요. 심지어는 몇몇 사람들은 그냥 우유갑 같은 거 밟아 터지는 소리 아닌가하고... 공포탄이라고 생각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 같았고.”

공포탄까지 쐈지만 싸움은 더욱 격렬해졌다는 겁니다.

결국, 증원요청을 받고 경찰인력이 추가로 투입되면서 30분 정도 벌어진 난투극은 비로소 진정됐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흥분해있거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마찰을 유도하거나 직접 마찰의 대상자가 된 12명을 선정해서 지구대로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싸움은 왜 일어난 걸까?

경찰조사 결과 심야에 집단 난투극을 일으킨 원인은 다름 아닌,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담배 연기가 옆 테이블까지 흘러가면서 그 담배 연기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는데 만취 된 상태에서 얘길 하다 보니까 욕설과 같이 섞이게 되었고, 감정이 격해진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담배 연기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문 앞에 자리 잡고 있던 20대 손님들이 가게 밖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날씨가 좋아 매장문을 모두 열어둔 탓에 담배 연기가 가게 안쪽으로 흘러들어왔고, 연기를 맡은 남자 손님들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방법이 좀 거칠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담배를 피우는 상대방을 향해 소주잔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녹취>피해 가게 주인(음성변조) : “젊으니까 참더라고요. 웃으면서 ‘예, 알겠습니다. 예 술 드세요. 예 알겠습니다.’이러면서, 근데 왜 웃냐고 시비를 거는 거예요. 왜 웃으면서 얘기를 하냐고...”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정식적으로 신사적으로 좀 이렇게 해줘라 이렇게 표현한 게 아니고 욕설과 섞어가면서 (말을 하고) 옆 테이블의 여자한테까지 욕설을 하고 그렇게 됐나 봐요.”

담배 연기로 시작된 감정싸움이 결국 난투극으로까지 이어졌던 겁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갈등이 불러온 충격적인 사건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9월 초 승용차 한 대가 골목에 멈춰 섭니다.

지나가던 60대 주민이 운전자에게 다가가더니 말다툼을 벌이는 듯한데요.

뒤쪽으로 다른 차량이 다가와 승용차가 이동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다툼은 그렇게 끝이 나는 듯 싶었습니다.

잠시 후 승용차가 다시 나타났고, 이를 본 60대 남성이 집안에 들어가 무언가를 감춰 나오더니 다시 승용차로 다가갑니다.

허리춤에 감춘 건 다름 아닌 흉기.

흉기에 찔린 20대 운전자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백남수(성남 수정경찰서 형사과장) : "젊은 사람들이 동네에서 길을 막고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까 훈계를 했는데 상대방의 젊은 사람이 대들고 하니까 흥분해서 욱해서 이렇게 범행을 저질렀다."

충격적이게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이유가 담배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흡연으로 인한 갈등이 뭐 그리 큰 문제일까 싶지만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녹취>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위원) : “안 피우는 분 입장에서는 본인의 건강을 해치거나 공격적인 걸로 받아들일 수가 있거든요. 끊어달라거나 아니면 다른 데 가서 피우라고 했을 때 그 말을 듣지 않으면 본인을 공격하는 가해 행위로 인식하는 분들이 일부 간혹 계셔요. 그러니까 그게 살인사건까지도 발생하는 문제가 되는 거겠죠.”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 갈등이 이제 충격적인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

경찰은 집단 난투극을 벌여 임의 동행한 12명 가운데, 폭행 사실이 확인된 5명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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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한밤에 공포탄까지”…집단 난투극의 이유는?
    • 입력 2016-05-04 08:30:57
    • 수정2016-05-04 13: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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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1일 새벽, 대구의 한 주점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가게 안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누군가 의자를 던지자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까지 가세해 몸싸움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싸움은 매장 밖으로까지 이어졌는데요.

이날 무려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밤중에 난투극을 벌였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공포탄까지 쏘며 막아봤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증원된 경찰인력이 오고 나서야 30분 넘게 이어지던 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 집단 난투극의 원인이 다름 아닌 담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심야 난투극의 전말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먹자골목...

이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건 바로 지난 1일 새벽이었습니다.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애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온 거예요. 서로 멱살 잡고 상대편을 밀치고 벌떼같이 여기가 꽉 찼었어요.”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일행분들이 말리면서 서로 엉키고 이성을 잃었으니까 다 이성을 잃었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거리가 싸움판으로 바뀌기 전 상황이 매장 CCTV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는데요.

주점에서 휴일 밤을 즐기는 사람들.

그런데 흰 상의를 입은 남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옆 테이블을 돌아보고 뭔가를 꾸짖더니 급기가 위협하듯 일어나 다가갑니다.

일행들이 남자를 말리는 사이 이번엔 앉아있던 남자가 맥주병을 테이블에 내리칩니다.

맥주병의 파편이 애꿎은 다른 테이블 여성에게 날아들자 이번엔 함께 온 남자 손님이 실랑이에 가세하려고 합니다.

점차 험악해지는 분위기!

급기야 남자가 의자를 던지는 걸 신호탄으로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둘, 매장 밖으로 나가고 휴일 밤 먹자골목은 순식간에 싸움터가 됐습니다.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머리 잡고 흔들고 남자분 한 분은 안경도 파손되고.”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두 무리랑 이쪽에 있던 한 무리랑 이렇게 해가지고 한 세 무리가 이렇게 엉켰다고.”

세 테이블의 손님들이 뒤엉켰고, 거기에 말리는 사람과 구경꾼들까지 합세해 복잡해진 현장.

신고를 받고 경찰이 왔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녹취>피해 상가 주인(음성변조) : “112에 신고해서 (경찰이) 도착을 했는데 시간은 적정한 시간에 왔어요. 4-5분, 5분조차 안 걸려 왔는데 두 명밖에 안 오신 거예요.”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연세가 많더라고 내가 딱 보니까. 연세 많은 사람이 무슨 수로 제지를 해요. 그게 잘 안되지.”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경찰이) 애들한테 막 끌려가지고 왔다 갔다 이랬거든요.”

경찰 두 명이 2~30대 건장한 청년 20명을 상대하기엔 역부족!

급기야,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 ‘탕’하고 갑자기 위로 대고 (공포탄을) 발사하시더라고...”

경찰은 현장 통제를 위해 공포탄까지 발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녹취>이웃 상인(음성변조) : “조금 조용했는데 갑자기 (싸움이) 또 붙었어요.”

<녹취>피해 상가 주인(음성변조) : “단 한 사람도 전혀 미동이 없었어요. 심지어는 몇몇 사람들은 그냥 우유갑 같은 거 밟아 터지는 소리 아닌가하고... 공포탄이라고 생각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 같았고.”

공포탄까지 쐈지만 싸움은 더욱 격렬해졌다는 겁니다.

결국, 증원요청을 받고 경찰인력이 추가로 투입되면서 30분 정도 벌어진 난투극은 비로소 진정됐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흥분해있거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마찰을 유도하거나 직접 마찰의 대상자가 된 12명을 선정해서 지구대로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싸움은 왜 일어난 걸까?

경찰조사 결과 심야에 집단 난투극을 일으킨 원인은 다름 아닌,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담배 연기가 옆 테이블까지 흘러가면서 그 담배 연기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는데 만취 된 상태에서 얘길 하다 보니까 욕설과 같이 섞이게 되었고, 감정이 격해진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담배 연기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문 앞에 자리 잡고 있던 20대 손님들이 가게 밖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날씨가 좋아 매장문을 모두 열어둔 탓에 담배 연기가 가게 안쪽으로 흘러들어왔고, 연기를 맡은 남자 손님들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방법이 좀 거칠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담배를 피우는 상대방을 향해 소주잔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녹취>피해 가게 주인(음성변조) : “젊으니까 참더라고요. 웃으면서 ‘예, 알겠습니다. 예 술 드세요. 예 알겠습니다.’이러면서, 근데 왜 웃냐고 시비를 거는 거예요. 왜 웃으면서 얘기를 하냐고...”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정식적으로 신사적으로 좀 이렇게 해줘라 이렇게 표현한 게 아니고 욕설과 섞어가면서 (말을 하고) 옆 테이블의 여자한테까지 욕설을 하고 그렇게 됐나 봐요.”

담배 연기로 시작된 감정싸움이 결국 난투극으로까지 이어졌던 겁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의 갈등이 불러온 충격적인 사건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9월 초 승용차 한 대가 골목에 멈춰 섭니다.

지나가던 60대 주민이 운전자에게 다가가더니 말다툼을 벌이는 듯한데요.

뒤쪽으로 다른 차량이 다가와 승용차가 이동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다툼은 그렇게 끝이 나는 듯 싶었습니다.

잠시 후 승용차가 다시 나타났고, 이를 본 60대 남성이 집안에 들어가 무언가를 감춰 나오더니 다시 승용차로 다가갑니다.

허리춤에 감춘 건 다름 아닌 흉기.

흉기에 찔린 20대 운전자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백남수(성남 수정경찰서 형사과장) : "젊은 사람들이 동네에서 길을 막고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까 훈계를 했는데 상대방의 젊은 사람이 대들고 하니까 흥분해서 욱해서 이렇게 범행을 저질렀다."

충격적이게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이유가 담배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흡연으로 인한 갈등이 뭐 그리 큰 문제일까 싶지만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녹취>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위원) : “안 피우는 분 입장에서는 본인의 건강을 해치거나 공격적인 걸로 받아들일 수가 있거든요. 끊어달라거나 아니면 다른 데 가서 피우라고 했을 때 그 말을 듣지 않으면 본인을 공격하는 가해 행위로 인식하는 분들이 일부 간혹 계셔요. 그러니까 그게 살인사건까지도 발생하는 문제가 되는 거겠죠.”

흡연자와 비흡연자 사이 갈등이 이제 충격적인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

경찰은 집단 난투극을 벌여 임의 동행한 12명 가운데, 폭행 사실이 확인된 5명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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