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지금이 바로 세울 기회

입력 2016.05.09 (07:44) 수정 2016.05.0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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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파장이 날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의 외국 임원들까지 곧 소환됩니다. 그 기업의 외국 본사도 소송과 수사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해당 제품은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십수 년 동안 피눈물을 삼켰던 피해자들의 아우성이 이제서야 응답받고 있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사건의 규명과 대책 마련에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당정협의의 첫 안건이 됐고 국회 청문회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악덕기업을 사실상 퇴출시킬 관련 법들도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사건이 갖는 의미는 엄중합니다. 수많은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사업이 십여 년 넘게 버젓이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자행됐습니다. 해당 기업은 실험 보고서를 조작·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받을 만큼 집요했습니다. 한 국립대 교수는 실험 데이터를 가공·조작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보고서 조작의 몸통은 한 거대 로펌이란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탐욕스러운 기업과 그 동조자들만 단죄의 대상인 지 의문입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근본 책무는 기업에 앞서 정부, 곧 공공기관에 있기 때문입니다.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 관리와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반드시 짚어볼 대목입니다. 가습기 독성물질 의혹이 십수 년 전 본격 제기됐는데도 환경당국은 단속규정이 없다며 내버려 뒀습니다. 이미 피해가 커질 대로 커진 지난 2011년에야 보건당국은 문제가 있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 이후 5년이 또 지나서야 진실은 겨우 들춰지고 있습니다. 이런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까요?

가습기 살균제는 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팔렸습니다. 우리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바로 그래서 지금이 제도를 바로 세우고 잘못된 행정관행들을 도려낼 기회입니다. 이익에 눈멀어 이런 일들을 저지르고 방관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가 됐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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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5-09 08: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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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파장이 날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의 외국 임원들까지 곧 소환됩니다. 그 기업의 외국 본사도 소송과 수사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해당 제품은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십수 년 동안 피눈물을 삼켰던 피해자들의 아우성이 이제서야 응답받고 있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사건의 규명과 대책 마련에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당정협의의 첫 안건이 됐고 국회 청문회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악덕기업을 사실상 퇴출시킬 관련 법들도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사건이 갖는 의미는 엄중합니다. 수많은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사업이 십여 년 넘게 버젓이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자행됐습니다. 해당 기업은 실험 보고서를 조작·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받을 만큼 집요했습니다. 한 국립대 교수는 실험 데이터를 가공·조작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보고서 조작의 몸통은 한 거대 로펌이란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탐욕스러운 기업과 그 동조자들만 단죄의 대상인 지 의문입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근본 책무는 기업에 앞서 정부, 곧 공공기관에 있기 때문입니다.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상황 관리와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반드시 짚어볼 대목입니다. 가습기 독성물질 의혹이 십수 년 전 본격 제기됐는데도 환경당국은 단속규정이 없다며 내버려 뒀습니다. 이미 피해가 커질 대로 커진 지난 2011년에야 보건당국은 문제가 있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 이후 5년이 또 지나서야 진실은 겨우 들춰지고 있습니다. 이런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까요?

가습기 살균제는 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팔렸습니다. 우리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바로 그래서 지금이 제도를 바로 세우고 잘못된 행정관행들을 도려낼 기회입니다. 이익에 눈멀어 이런 일들을 저지르고 방관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가 됐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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