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그램] 기적의 레스터시티, 창단 132년만 첫 우승

입력 2016.05.09 (08:48) 수정 2016.05.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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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레스터시티가 맨유와 첼시 등 명문구단들을 물리치고, 132년 만에 사상 첫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스포츠 역사상 최대의 이변이라 불릴 정도인데요.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여전히 많은 화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레스터시티가 우승까지 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죠?

<답변>
도박 업체들에게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레스터 시티가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영국의 베팅업체들은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베팅을 하는데 레스터 시티의 우승 확률은 5000분의 1이었습니다.

사실 레스터 시티 우승에 돈을 건 사람들은 대부분 별 기대 없이 베팅한 사람들인데, 대박을 터트리게 됐습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5000분의 1의 확률로 레스터시티 우승에 돈을 건 사람은 25명이었는데요.

베팅 업체로선 16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이 중에는 영화배우 톰 행크스가 100파운드, 우리 돈 17만원을 배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당금은 50만 파운드, 8억 3천만 원을 받게 됩니다.

<질문>
베팅업체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시즌 중반이후 합의까지 시도했다면서요?

<답변>
혹시 우승 못할 수도 있으니까 배당금의 10분의 1만 미리 받자는 제안을 했는데요.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베팅 업체의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팅 업체 입장에선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베팅업체 뿐 아니라 곤혹스런 사람들이 더 있다고 하는데 영국의 축구 스타도 있다죠?

<답변>
영국 국가대표 출신인 게리 리네커가 주인공입니다.

리네커는 지금 해설을 하고 있는데요.

레스터 시티를 혹평했다가 입장이 난처하게 됐습니다.

리네커는 BBC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7월 라니에리 감독이 레스터 시티를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라니에리’라고? 정말?”이라며 평가 절하한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12월에는 레스터시티의 돌풍이 오래가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만일 우승할 경우, 다음시즌 첫 방송에 속옷만 입고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리네커는 우승이 확정된 뒤에 '놀랍다. 내 평생 가장 충격적인 사건' 이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다음 시즌 첫 방송 때 속옷을 입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질문>
이렇게 곤혹스런 사람들과는 달리, 레스터 시티는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죠?

<답변>
국내에서 레스터 시티를 흙수저 구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제 더 이상 가난한 구단이 아닙니다.

레스터 시티는 다음 시즌 천문학적인 재정 수익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올 시즌에 우승을 차지하면 TV 중계권 배당금이 급증하게 됐습니다.

지난 시즌 1200억 원에서 이제는 1600억 원으로 400억 원을 더 받게 됐습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으면서, 500억 원의 추가 수입도 얻게 됐습니다.

여기에 동화 같은 우승 이야기가 탄생하면서, 스폰서십 계약금도 예전에 비해 단위가 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레스터시티의 모기업이 태국의 면세점 업체인데요, 아시아 지역 마케팅에도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질문>
그런데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특별한 고액 연봉자도 없고, 연봉 수준이 낮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면서요?

<답변>
투자는 성적에 비례한다는 현대 축구의 상식을 무너뜨린 결과입니다.

레스터 시티는 상식을 파괴하면서, 부자 구단들을 제치고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주전 선수 11명의 몸값을 합치면 우리 돈 약 401억 원으로 프리미어리그치곤 상당히 적은 금액입니다.

이 돈으론 메시 한명의 연봉을 주지도 못하는데요. 메시 연봉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또한 손흥민 선수 한 명의 이적료와도 비슷할 정도입니다.

가장 연봉이 높은 구단은 맨체스터 시티인데요, 맨시티 연봉의 12분의 1 수준 밖에 안 되는 팀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질문>
예전에 유럽축구선수권에서 그리스가 우승을 하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는데, 그리스의 우승과 비슷한 느낌인데요?

<답변>
일단 뛰어난 스타플레이어 없이 조직력으로 챔피언에 올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심점에는 전성기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던 감독의 존재가 있습니다.

레스터 시티의 우승에는 라니에리 감독을 빼놓고 말 할 수 없습니다.

라니에리 감독은 그동안 15팀을 맡으면서 우승은 한 번도 없었고 대부분 중도에 경질됐습니다.

대부분 주전 11명에 의존하는 방식도 현대 축구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도 들었습니다.

사실 2004년 그리스의 유럽축구 선수권 우승을 이끈 오토 레하겔 감독도 시대에 뒤떨어진 수비 축구라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리스의 우승과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여러 가지로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내년 시즌에도 레스터 시티의 돌풍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답변>
일단 라니에리 감독도 우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바 있습니다.

실제 그리스도 2004년 우승 이후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레스터 시티가 또다시 챔피언에 오르는 건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의 깜짝 우승이 더욱 값진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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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그램] 기적의 레스터시티, 창단 132년만 첫 우승
    • 입력 2016-05-09 08:51:51
    • 수정2016-05-09 09: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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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레스터시티가 맨유와 첼시 등 명문구단들을 물리치고, 132년 만에 사상 첫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스포츠 역사상 최대의 이변이라 불릴 정도인데요.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여전히 많은 화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레스터시티가 우승까지 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죠?

<답변>
도박 업체들에게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레스터 시티가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영국의 베팅업체들은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베팅을 하는데 레스터 시티의 우승 확률은 5000분의 1이었습니다.

사실 레스터 시티 우승에 돈을 건 사람들은 대부분 별 기대 없이 베팅한 사람들인데, 대박을 터트리게 됐습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5000분의 1의 확률로 레스터시티 우승에 돈을 건 사람은 25명이었는데요.

베팅 업체로선 16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이 중에는 영화배우 톰 행크스가 100파운드, 우리 돈 17만원을 배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당금은 50만 파운드, 8억 3천만 원을 받게 됩니다.

<질문>
베팅업체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시즌 중반이후 합의까지 시도했다면서요?

<답변>
혹시 우승 못할 수도 있으니까 배당금의 10분의 1만 미리 받자는 제안을 했는데요.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베팅 업체의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팅 업체 입장에선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베팅업체 뿐 아니라 곤혹스런 사람들이 더 있다고 하는데 영국의 축구 스타도 있다죠?

<답변>
영국 국가대표 출신인 게리 리네커가 주인공입니다.

리네커는 지금 해설을 하고 있는데요.

레스터 시티를 혹평했다가 입장이 난처하게 됐습니다.

리네커는 BBC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7월 라니에리 감독이 레스터 시티를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라니에리’라고? 정말?”이라며 평가 절하한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12월에는 레스터시티의 돌풍이 오래가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만일 우승할 경우, 다음시즌 첫 방송에 속옷만 입고 출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리네커는 우승이 확정된 뒤에 '놀랍다. 내 평생 가장 충격적인 사건' 이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다음 시즌 첫 방송 때 속옷을 입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질문>
이렇게 곤혹스런 사람들과는 달리, 레스터 시티는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죠?

<답변>
국내에서 레스터 시티를 흙수저 구단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제 더 이상 가난한 구단이 아닙니다.

레스터 시티는 다음 시즌 천문학적인 재정 수익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올 시즌에 우승을 차지하면 TV 중계권 배당금이 급증하게 됐습니다.

지난 시즌 1200억 원에서 이제는 1600억 원으로 400억 원을 더 받게 됐습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으면서, 500억 원의 추가 수입도 얻게 됐습니다.

여기에 동화 같은 우승 이야기가 탄생하면서, 스폰서십 계약금도 예전에 비해 단위가 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레스터시티의 모기업이 태국의 면세점 업체인데요, 아시아 지역 마케팅에도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질문>
그런데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특별한 고액 연봉자도 없고, 연봉 수준이 낮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면서요?

<답변>
투자는 성적에 비례한다는 현대 축구의 상식을 무너뜨린 결과입니다.

레스터 시티는 상식을 파괴하면서, 부자 구단들을 제치고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주전 선수 11명의 몸값을 합치면 우리 돈 약 401억 원으로 프리미어리그치곤 상당히 적은 금액입니다.

이 돈으론 메시 한명의 연봉을 주지도 못하는데요. 메시 연봉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또한 손흥민 선수 한 명의 이적료와도 비슷할 정도입니다.

가장 연봉이 높은 구단은 맨체스터 시티인데요, 맨시티 연봉의 12분의 1 수준 밖에 안 되는 팀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질문>
예전에 유럽축구선수권에서 그리스가 우승을 하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는데, 그리스의 우승과 비슷한 느낌인데요?

<답변>
일단 뛰어난 스타플레이어 없이 조직력으로 챔피언에 올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심점에는 전성기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던 감독의 존재가 있습니다.

레스터 시티의 우승에는 라니에리 감독을 빼놓고 말 할 수 없습니다.

라니에리 감독은 그동안 15팀을 맡으면서 우승은 한 번도 없었고 대부분 중도에 경질됐습니다.

대부분 주전 11명에 의존하는 방식도 현대 축구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도 들었습니다.

사실 2004년 그리스의 유럽축구 선수권 우승을 이끈 오토 레하겔 감독도 시대에 뒤떨어진 수비 축구라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리스의 우승과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여러 가지로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내년 시즌에도 레스터 시티의 돌풍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답변>
일단 라니에리 감독도 우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바 있습니다.

실제 그리스도 2004년 우승 이후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레스터 시티가 또다시 챔피언에 오르는 건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의 깜짝 우승이 더욱 값진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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