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참사 현장을 가다…아파트 철거에 주민 막막

입력 2016.05.09 (09:38) 수정 2016.05.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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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아프리카 주재 특파원을 처음 파견했는데 첫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얼마전 붕괴해 49명이 숨진 케냐 아파트 참사 속보입니다.

붕괴된 아파트 인근 지역을 모조리 철거하면서 수천명이 거리에 나앉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김덕훈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폭우에 어이없이 무너진 케냐 나이로비 아파트.

복구와 구조 대신, 갑작스런 철거가 한창입니다.

이 와중에 20대 남성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잔해 속을 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페이 무길리(후루마 철거민) : "집에 모든 게 있었어요. (일 때문에) 지방에 있는 사이 집이 완전히 철거됐어요."

나이로비 시는 이틀 전부터 이 지역 노후 건물 78채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나이로비 시가 조만간 철거하기로 한 건물입니다.

건물 철근이 밖으로 드러나고 벽이 손으로 부스러질 정도로 부실하게 지어졌습니다.

또다른 사고를 막겠다는 건데, 주민들과의 논의는 없었습니다.

수천 명이 꼼짝없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인터뷰> 버락 안드로니쿠스(후루마 철거민) : "불도저가 집을 밀고 있었어요. 겨우 옷가지만 가지고 나왔죠. 스스로 머물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어요."

이웃 주민들 역시 불안합니다.

<녹취> "정부가 철거민 이웃들에게 살 곳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당국은 안전을 위해 철거를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피어스 마사이(국가 재난관리단 현장 총괄) :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구조가 진행 중이라서, 당장은 붕괴 현장과 가까운 곳은 철거하지 않도록 (나이로비 시에) 요청했습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49명, 실종자는 47명입니다.

참사의 고통속에서도 생후 6개월 아기의 기적 같은 구조에 환호했던 순간도 잠시.

터전을 잃은 수천 명 주민들은 이제 오늘 하루 쉴 곳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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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냐 참사 현장을 가다…아파트 철거에 주민 막막
    • 입력 2016-05-09 09:42:26
    • 수정2016-05-09 10: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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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아프리카 주재 특파원을 처음 파견했는데 첫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얼마전 붕괴해 49명이 숨진 케냐 아파트 참사 속보입니다.

붕괴된 아파트 인근 지역을 모조리 철거하면서 수천명이 거리에 나앉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김덕훈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폭우에 어이없이 무너진 케냐 나이로비 아파트.

복구와 구조 대신, 갑작스런 철거가 한창입니다.

이 와중에 20대 남성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잔해 속을 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페이 무길리(후루마 철거민) : "집에 모든 게 있었어요. (일 때문에) 지방에 있는 사이 집이 완전히 철거됐어요."

나이로비 시는 이틀 전부터 이 지역 노후 건물 78채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나이로비 시가 조만간 철거하기로 한 건물입니다.

건물 철근이 밖으로 드러나고 벽이 손으로 부스러질 정도로 부실하게 지어졌습니다.

또다른 사고를 막겠다는 건데, 주민들과의 논의는 없었습니다.

수천 명이 꼼짝없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인터뷰> 버락 안드로니쿠스(후루마 철거민) : "불도저가 집을 밀고 있었어요. 겨우 옷가지만 가지고 나왔죠. 스스로 머물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어요."

이웃 주민들 역시 불안합니다.

<녹취> "정부가 철거민 이웃들에게 살 곳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당국은 안전을 위해 철거를 강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피어스 마사이(국가 재난관리단 현장 총괄) :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구조가 진행 중이라서, 당장은 붕괴 현장과 가까운 곳은 철거하지 않도록 (나이로비 시에) 요청했습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49명, 실종자는 47명입니다.

참사의 고통속에서도 생후 6개월 아기의 기적 같은 구조에 환호했던 순간도 잠시.

터전을 잃은 수천 명 주민들은 이제 오늘 하루 쉴 곳을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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