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하원 표결 없이 ‘노동법’ 강행

<앵커 멘트>

프랑스 정부가 하원에서 표결을 거치지 않고 노동자의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 시켰습니다.

하지만, 야당이 곧바로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해 현지 시각으로 오늘 표결에 들어가는 등 정부안 대로 입법화 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파리의 박진현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노동조합의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불러온 노동법 개정안이 하원을 표결없이 통과했습니다.

노동법 개정안은 근로자들의 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주 35시간 노동 시간을 노사 합의로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친 기업적 노동법이라며 노조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집권 사회당 내부에서도 강한 반대 기류가 존재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마뉴엘 발스 총리가 올랑드 대통령이 참석한 비상 각료회의를 마친 뒤 헌법 49조 3항을 들어 이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했음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입니다.

헌법 제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총리 책임하에 의회 투표 없이 발표할 수 있고 이는 법안 통과와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됩니다.

<인터뷰> 마뉴엘 발스(총리) : "이 결정을 내리는데 매우 어려웠습니다. 비록 이 조항이 과거에 여러번 사용했지만 말입니다. 저도 이미 한 적이있죠..."

하지만,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이 입법화되기에는 여전히 많은 변수가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야당이 곧바로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했고 이에 대한 투표가 오늘 밤 늦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불신임안이 부결돼 개정안이 상원으로 넘어가더라도 상원은 현재 야당이 장악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노동법 개정안이 수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전국적인 파업이 예고돼 있고 오는 17일과 19일에도 대규모 파업이 예정돼 있는 등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기류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도 정부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박진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