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소녀 대상 성범죄, 관대한 법원 잣대

입력 2016.05.30 (06:36) 수정 2016.05.3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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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능지수가 평균보다 낮은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또, 지적 장애를 가진 10대 소녀에게 유사 성행위를 한 남성에게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법원 판결이 나오는 등 지적 장애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사건에 대해 법원이 관대한 잣대로 판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준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검찰이 20살 조 모 씨를 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17살 이 모 양과 모텔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겁니다.

이 양의 지능지수는 86으로, 평균 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조 씨에 대해 1, 2심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양이 새벽에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도 거절하지 않았고 성관계 이후 조 씨와 다시 만난 점 등을 근거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인터뷰> 조병구(대법원 공보관) : "성행위 과정에서 욕설이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강간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한 판결입니다."

지난달, 서울서부지법은 지적 장애를 가진 13살 가출 소녀에게 숙박을 제공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20대 남성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자발적 성매매'였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습니다.

이처럼 지능지수가 낮은 10대 청소년들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도 법원 판결이 관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성계와 장애인 단체는 지적 장애 여성이 피해자인 성범죄 사건의 경우 법원이 더 엄격히 판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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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장애 소녀 대상 성범죄, 관대한 법원 잣대
    • 입력 2016-05-30 06:37:49
    • 수정2016-05-30 08:37:53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지능지수가 평균보다 낮은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또, 지적 장애를 가진 10대 소녀에게 유사 성행위를 한 남성에게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법원 판결이 나오는 등 지적 장애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사건에 대해 법원이 관대한 잣대로 판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준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검찰이 20살 조 모 씨를 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17살 이 모 양과 모텔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겁니다.

이 양의 지능지수는 86으로, 평균 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조 씨에 대해 1, 2심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양이 새벽에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도 거절하지 않았고 성관계 이후 조 씨와 다시 만난 점 등을 근거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인터뷰> 조병구(대법원 공보관) : "성행위 과정에서 욕설이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강간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한 판결입니다."

지난달, 서울서부지법은 지적 장애를 가진 13살 가출 소녀에게 숙박을 제공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20대 남성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자발적 성매매'였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습니다.

이처럼 지능지수가 낮은 10대 청소년들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도 법원 판결이 관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성계와 장애인 단체는 지적 장애 여성이 피해자인 성범죄 사건의 경우 법원이 더 엄격히 판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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