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후] ‘강남역 화장실 살인’ 이후…

입력 2016.05.30 (06:49) 수정 2016.05.3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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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강남역 인근 한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가운데, 각종 안전 대책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2부 신선민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신 기자, 어젠 서울 수락산에서도 흉흉한 사건이 있었다고요?

<답변>
어제 오전 5시 반쯤,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목에 수차례, 배에 한 차례 흉기로 찔린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61살 김 모 씨는 자신이 이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수했습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살인 전과로 복역하고 최근 출소했으며, 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묻지마 범죄'였습니다.

<질문>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예, 일단 피의자 34살 김 모 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마무리됐고요.

사건은 지난 26일 서울 중앙지검으로 송치됐습니다.

김씨는 검찰 송치를 위해 경찰서에서 나오면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17일 새벽 1시쯤이었죠.

서울 강남역 인근 한 건물의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발생했습니다.

피의자 김 씨는 화장실에 미리 들어가 기다리고 있다가, 23살 여성 A 씨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씨와 피해 여성은 일면식도 없었기 때문에 사건이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질문>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냐 '여성 혐오 범죄'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습니까.

<답변>
김씨는 검거 당일 경찰 조사에서 "여성들에게서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때문에 '여성혐오범죄'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경찰도 범죄심리 분석 전문가 5명을 투입해 범행 동기 분석에 주력했는데요.

2차례 면담 결과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인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성'과 아예 관계가 없던 건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조현병을 앓아온 김 씨가 여성에 대한 피해 망상을 갖고 있던 것이 범행을 촉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월 정신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약을 복용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증세가 더 심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사건 이후 시민들의 추모 열기가 굉장히 뜨거웠었죠?

<답변>
네, 강남역 10번출구가 피해자를 추모하는 쪽지들로 빼곡히 채워졌는데요.

현장에 붙은 쪽지들은 대부분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비판하고, 걱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추모 물결은 대전과 대구,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됐고, 여성 대상 범죄를 규탄하는 대규모 문화제나 집회도 아직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닷새 동안 전국에 나붙은 추모쪽지들은 서울시 산하 여성가족재단 '기억의 공간'에 모여 영구 보존될 예정입니다.

<질문>
이같은 대규모 추모 현상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추모 현장엔 희생자가 당한 일이 '남일 같지 않다'며 공감하는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범행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데서 공포심을 느꼈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느껴왔던 잠재적인 불안감이나 공포가 표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질문>
강남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충격을 줬었죠?

<답변>
지난 25일 부산에선 한 남성이 길을 가던 여성 2명을 이유없이 각목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피의자 역시 조현병 진단을 받은 환자였습니다.

같은날 서울에선 지하철 안에서 흉기로 승객을 위협한 40대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대전에서는 10대 학생이 식당에 들어가 30여 분간 흉기난동을 벌였는데요.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면서 관련 대책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선 경찰은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들을 강제입원 조치하겠다고 발표했고, 새누리당에선 이와 관련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나선 상황입니다.

자치단체들은 화장실 남녀 분리 설치를 추진하고 비상벨 설치와 주변 순찰 강화 등의 대책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시안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조현병 환자를 강제입원시키는 대책의 경우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얼마나 실효성 있고 근본적인 대책이 실현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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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후] ‘강남역 화장실 살인’ 이후…
    • 입력 2016-05-30 06:53:30
    • 수정2016-05-30 07: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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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인근 한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가운데, 각종 안전 대책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2부 신선민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신 기자, 어젠 서울 수락산에서도 흉흉한 사건이 있었다고요?

<답변>
어제 오전 5시 반쯤,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목에 수차례, 배에 한 차례 흉기로 찔린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61살 김 모 씨는 자신이 이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수했습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자신이 살인 전과로 복역하고 최근 출소했으며, 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시 '묻지마 범죄'였습니다.

<질문>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예, 일단 피의자 34살 김 모 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마무리됐고요.

사건은 지난 26일 서울 중앙지검으로 송치됐습니다.

김씨는 검찰 송치를 위해 경찰서에서 나오면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 17일 새벽 1시쯤이었죠.

서울 강남역 인근 한 건물의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발생했습니다.

피의자 김 씨는 화장실에 미리 들어가 기다리고 있다가, 23살 여성 A 씨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씨와 피해 여성은 일면식도 없었기 때문에 사건이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질문>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냐 '여성 혐오 범죄'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습니까.

<답변>
김씨는 검거 당일 경찰 조사에서 "여성들에게서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때문에 '여성혐오범죄'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경찰도 범죄심리 분석 전문가 5명을 투입해 범행 동기 분석에 주력했는데요.

2차례 면담 결과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인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성'과 아예 관계가 없던 건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조현병을 앓아온 김 씨가 여성에 대한 피해 망상을 갖고 있던 것이 범행을 촉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월 정신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약을 복용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증세가 더 심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사건 이후 시민들의 추모 열기가 굉장히 뜨거웠었죠?

<답변>
네, 강남역 10번출구가 피해자를 추모하는 쪽지들로 빼곡히 채워졌는데요.

현장에 붙은 쪽지들은 대부분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비판하고, 걱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추모 물결은 대전과 대구,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됐고, 여성 대상 범죄를 규탄하는 대규모 문화제나 집회도 아직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닷새 동안 전국에 나붙은 추모쪽지들은 서울시 산하 여성가족재단 '기억의 공간'에 모여 영구 보존될 예정입니다.

<질문>
이같은 대규모 추모 현상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추모 현장엔 희생자가 당한 일이 '남일 같지 않다'며 공감하는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범행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데서 공포심을 느꼈다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느껴왔던 잠재적인 불안감이나 공포가 표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질문>
강남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충격을 줬었죠?

<답변>
지난 25일 부산에선 한 남성이 길을 가던 여성 2명을 이유없이 각목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피의자 역시 조현병 진단을 받은 환자였습니다.

같은날 서울에선 지하철 안에서 흉기로 승객을 위협한 40대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대전에서는 10대 학생이 식당에 들어가 30여 분간 흉기난동을 벌였는데요.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면서 관련 대책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선 경찰은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들을 강제입원 조치하겠다고 발표했고, 새누리당에선 이와 관련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나선 상황입니다.

자치단체들은 화장실 남녀 분리 설치를 추진하고 비상벨 설치와 주변 순찰 강화 등의 대책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시안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조현병 환자를 강제입원시키는 대책의 경우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얼마나 실효성 있고 근본적인 대책이 실현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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