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펴는 ‘보톡스’, 난치성 고혈압 잡았다

입력 2016.05.30 (19:03) 수정 2016.05.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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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혈압 환자는 보통 한가지 약물로 혈압이 조절되지만, 4가지 넘는 약물을 사용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도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미용성형에 사용되는 보톡스를 주사해 이 난치성 고혈압 치료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에 6종류의 혈압약을 먹는데도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20대 남성.

이른바 '난치성 고혈압' 환자입니다.

<인터뷰> 오진우(난치성 고혈압 환자) : "조절이 아예 안 될 때 240에서 140 이렇게 올라갔죠. 조절이 아예 안 될 때는 정말 어지러워서 활동도 못 하고."

서울 성모병원 연구팀은 이 남성의 등 쪽에 주삿바늘을 삽입한 뒤 허리 척추 앞에 얼기설기 모여 있는 교감 신경 다발을 찾습니다.

그리곤, 얼굴의 잔주름을 없애주는 '보톡스' 약물을 주입했습니다.

그랬더니 혈압이 180 에서 139 로 뚝 떨어져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취 효과가 있는 보톡스가 교감신경을 차단해 혈압 상승 호르몬을 억제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휴정(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 교수) : "교감신경이 흔히 항진되면 혈압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런 교감신경의 전달물질분비를 떨어뜨리게 되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하강하는 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보톡스를 이용하면 혈압저하 효과가 오래갈 것 같아서... "

2년 반 동안 여러 차례 시술한 결과, 한 번의 주사로 넉 달에서 여섯 달간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계 처음으로 난치성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겁니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약 9백만 명, 이 중 5%, 45만 명이 난치성 고혈압 환자입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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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름펴는 ‘보톡스’, 난치성 고혈압 잡았다
    • 입력 2016-05-30 19:05:30
    • 수정2016-05-30 19: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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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혈압 환자는 보통 한가지 약물로 혈압이 조절되지만, 4가지 넘는 약물을 사용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도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미용성형에 사용되는 보톡스를 주사해 이 난치성 고혈압 치료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에 6종류의 혈압약을 먹는데도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20대 남성.

이른바 '난치성 고혈압' 환자입니다.

<인터뷰> 오진우(난치성 고혈압 환자) : "조절이 아예 안 될 때 240에서 140 이렇게 올라갔죠. 조절이 아예 안 될 때는 정말 어지러워서 활동도 못 하고."

서울 성모병원 연구팀은 이 남성의 등 쪽에 주삿바늘을 삽입한 뒤 허리 척추 앞에 얼기설기 모여 있는 교감 신경 다발을 찾습니다.

그리곤, 얼굴의 잔주름을 없애주는 '보톡스' 약물을 주입했습니다.

그랬더니 혈압이 180 에서 139 로 뚝 떨어져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취 효과가 있는 보톡스가 교감신경을 차단해 혈압 상승 호르몬을 억제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휴정(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 교수) : "교감신경이 흔히 항진되면 혈압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런 교감신경의 전달물질분비를 떨어뜨리게 되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하강하는 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보톡스를 이용하면 혈압저하 효과가 오래갈 것 같아서... "

2년 반 동안 여러 차례 시술한 결과, 한 번의 주사로 넉 달에서 여섯 달간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계 처음으로 난치성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겁니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약 9백만 명, 이 중 5%, 45만 명이 난치성 고혈압 환자입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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