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북-아프리카 네트워크 흔들

입력 2016.05.30 (21:15) 수정 2016.05.3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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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간다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1980~90년대에 3차례나 방북할 정도로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었습니다.

그런 우간다가 어제(29일)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안보,군사 협력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우간다 정부 부대변인이 이 내용을 부인했다가 다시 우간다 외교 장관이 사실이라고 재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우간다에게 수십 년 간 이어온 북한과의 관계 단절이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실제로 북한은 아프리카에 많은 공을 들여왔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아프리카 커넥션은?…“우간다, 아프리카 외교 거점국”▼

<리포트>

지난 2013년 우간다를 방문한 북한 인민보안부 국장이 우간다 경찰청장에게 유탄 발사기 조작법을 가르칩니다.

북한의 아프리카 진출은 1970년대부터 본격화됐습니다.

소련의 세력확장에 편승해 북한은 아프리카 나라들에 무기를 지원하고 특수부대를 파견했으며 현지 군과 경찰을 훈련시켰습니다.

1984년 르완다에서는 북한군 특수부대 1개 대대가 게릴라전을 수행했고

또 북한군이 훈련시킨 우간다군은 자국민을 대량학살해 악명을 떨쳤습니다.

우간다는 대통령 관저로 짓던 건물을 북한에 대사관 건물로 무상제공할만큼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국이었습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북한 외교관 출신) : "(북한이) 아프리카에 주로 외교적 투자를 많이 했고요.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나라들에 북한제 무기가 나가죠."

군사분야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북한은 대형 동상들은 물론이고 대형 수로와 공장과 학교, 체육관들을 건립해주며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도 치중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 "(토고 대통령은) 위대한 수령님을 친형님이라고 부르면서 평양으로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아프리카 외교는 버마 아웅산 폭발 사건 등으로 테러집단으로 낙인찍한데다 기술과 자본 부족으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북-아프리카 네트워크 흔들▼

<기자 멘트>

4차 핵실험 뒤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자 북한은 전통적 우방인 아프리카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습니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적도 기니를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 가봉과 중앙아프리카,콩고 대통령과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북한 우방국들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우간다는 현재 북한 군인과 경찰 수십 명이 훈련 교관으로 파견돼 있는 상태에서 북한과 협력 관계 단절을 선언했고요.

북한제 무기 수입도 축소하거나 중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에라리온과 탄자니아 등은 안보리 제재 대상 선박은 물론 일반 북한 선박의 등록도 취소했습니다.

북한의 무기 수출업체인 KOMID 등 제재 대상 단체 소속 인사들의 추방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의 기술협력 제의를 거부하고, 현지 북한 병원의 불법 의료행위를 단속하는 국가들도 생겼습니다.

정부는 북한과 아프리카의 연결 고리를 끊어 놓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장덕수 기자입니다.

▼아프리카 군사 외교 확대 추진…北 네트워크 허문다▼

<리포트>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는 이례적으로 황인무 국방 차관이 동행했습니다.

이번 순방에 담긴 '군사적' 함의를 말해줍니다.

우간다와 에티오피아는 북한과 군사적 교류가 활발한 친북 국가였습니다.

북한으로부터 훈련 교관을 제공받고, 소총과 탄약 등 군수 지원도 받으며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지난해 국방 무관을 파견한 게 전부였던 우리나라는 이번에 두 나라와 처음으로 국방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연결하는 고리인 두 나라를 공략함으로써, 북한의 아프리카 네트워크를 허물 기반을 마련한 겁니다.

또 이번 순방에는 경제 사절단으로 기업인 169명이 동참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역대 2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유엔 대북 제재에 동참해 북한과의 교류를 중단하면, 대한민국이 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녹취>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게 경제적 실익도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우리로서는 대북 핵 문제 해결의 중요한 우군들을 또 다시 얻었다고 볼 수 있겠죠."

정부는 에티오피아와 우간다를 시작으로 친북 성향의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도 군사 경제 외교를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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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북-아프리카 네트워크 흔들
    • 입력 2016-05-30 21:16:23
    • 수정2016-05-31 0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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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1980~90년대에 3차례나 방북할 정도로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었습니다.

그런 우간다가 어제(29일)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안보,군사 협력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우간다 정부 부대변인이 이 내용을 부인했다가 다시 우간다 외교 장관이 사실이라고 재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우간다에게 수십 년 간 이어온 북한과의 관계 단절이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실제로 북한은 아프리카에 많은 공을 들여왔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아프리카 커넥션은?…“우간다, 아프리카 외교 거점국”▼

<리포트>

지난 2013년 우간다를 방문한 북한 인민보안부 국장이 우간다 경찰청장에게 유탄 발사기 조작법을 가르칩니다.

북한의 아프리카 진출은 1970년대부터 본격화됐습니다.

소련의 세력확장에 편승해 북한은 아프리카 나라들에 무기를 지원하고 특수부대를 파견했으며 현지 군과 경찰을 훈련시켰습니다.

1984년 르완다에서는 북한군 특수부대 1개 대대가 게릴라전을 수행했고

또 북한군이 훈련시킨 우간다군은 자국민을 대량학살해 악명을 떨쳤습니다.

우간다는 대통령 관저로 짓던 건물을 북한에 대사관 건물로 무상제공할만큼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국이었습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북한 외교관 출신) : "(북한이) 아프리카에 주로 외교적 투자를 많이 했고요.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나라들에 북한제 무기가 나가죠."

군사분야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북한은 대형 동상들은 물론이고 대형 수로와 공장과 학교, 체육관들을 건립해주며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도 치중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 "(토고 대통령은) 위대한 수령님을 친형님이라고 부르면서 평양으로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아프리카 외교는 버마 아웅산 폭발 사건 등으로 테러집단으로 낙인찍한데다 기술과 자본 부족으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북-아프리카 네트워크 흔들▼

<기자 멘트>

4차 핵실험 뒤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자 북한은 전통적 우방인 아프리카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습니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적도 기니를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 가봉과 중앙아프리카,콩고 대통령과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북한 우방국들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우간다는 현재 북한 군인과 경찰 수십 명이 훈련 교관으로 파견돼 있는 상태에서 북한과 협력 관계 단절을 선언했고요.

북한제 무기 수입도 축소하거나 중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에라리온과 탄자니아 등은 안보리 제재 대상 선박은 물론 일반 북한 선박의 등록도 취소했습니다.

북한의 무기 수출업체인 KOMID 등 제재 대상 단체 소속 인사들의 추방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의 기술협력 제의를 거부하고, 현지 북한 병원의 불법 의료행위를 단속하는 국가들도 생겼습니다.

정부는 북한과 아프리카의 연결 고리를 끊어 놓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장덕수 기자입니다.

▼아프리카 군사 외교 확대 추진…北 네트워크 허문다▼

<리포트>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는 이례적으로 황인무 국방 차관이 동행했습니다.

이번 순방에 담긴 '군사적' 함의를 말해줍니다.

우간다와 에티오피아는 북한과 군사적 교류가 활발한 친북 국가였습니다.

북한으로부터 훈련 교관을 제공받고, 소총과 탄약 등 군수 지원도 받으며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지난해 국방 무관을 파견한 게 전부였던 우리나라는 이번에 두 나라와 처음으로 국방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연결하는 고리인 두 나라를 공략함으로써, 북한의 아프리카 네트워크를 허물 기반을 마련한 겁니다.

또 이번 순방에는 경제 사절단으로 기업인 169명이 동참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역대 2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유엔 대북 제재에 동참해 북한과의 교류를 중단하면, 대한민국이 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녹취>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게 경제적 실익도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우리로서는 대북 핵 문제 해결의 중요한 우군들을 또 다시 얻었다고 볼 수 있겠죠."

정부는 에티오피아와 우간다를 시작으로 친북 성향의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도 군사 경제 외교를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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