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인 남성 흡연율 30%대로 하락

입력 2016.05.31 (08:12) 수정 2016.05.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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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해 새해 첫날부터 담뱃값이 한 갑에 2천 원 씩 인상됐죠.

기존 2천5백 원이던 게 4천5백 원이 되면서 거의 두 배로 오른 셈인데요.

이와 함께 음식점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되는 등 금연 정책도 강화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해 금연을 선언한 분들 제 주변에도 적지 않았는데요.

마침 오늘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인데요.

이에 맞춰 지난해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성적표라고도 할 수 있는 흡연율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계해 본 건데요.

지난해 만 19살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39.3%로 담뱃값이 오르기 전인 2014년, 43.1%이던 것보다 3.8%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율이 30% 대로 내려간 건 흡연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처음입니다.

청소년 흡연율은 더 낮아졌습니다.

지난해 청소년 흡연율은 7.8%를 기록해 지난 2007년 -> 13.3%까지 올라갔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청소년들은 담배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지난해 담배 한 갑에 2천 원이나 오른 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정부가 담뱃값 인상 등 강력한 금연 정책 드라이브를 건 게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흡연율과 비교해 보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만 15세 이상 남성 흡연율을 세계 각국과 비교해 보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와 터키에 이어 3위 수준입니다.

정부도 담배값 인상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강력한 비가격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12월부터 담뱃갑에 흡연경고그림 부착을 의무화하기로 했죠.

담배 제조사들은 12월 23일 이후 반출하는 담배에 담뱃갑 포장지 앞뒷면 상단에 면적의 30%, 경고 문구를 포함하면 50%를 넘는 크기로 이런 경고 그림들을 넣어야 합니다.

여기에다 담뱃갑에 브랜드 이름과 흡연 경고 그림만 넣는 이른바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하면 흡연율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는데요.

호주가 2010년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했는데, 전체 흡연율도 낮추고 청소년 흡연 시작 연령도 늦춘 사례가 있습니다.

DLP 정부는 그러면서 지난 2002년 폐암으로 사망한 고 이주일 씨의 생전 금연광고처럼 흡연질환자들이 직접 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이런 '증언형 금연광고'를 올 연말부터 다시 내보내기로 했습니다.

이전보다 광고의 충격 강도가 더 높다는 설명입니다.

이 소식은 정다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샤워기를 향해 서면 안 돼요. 목에 뚫은 구멍에 물이 들어갈 수 있어요."

둔탁한 기계음으로 힘겹게 말을 잇는 미국인 남성.

<녹취> "목소리를 만들어 주는 음성 보조기구를 하루에 두 번 청소해야 해요."

광고의 이 남성은 30년 넘게 담배를 피우다 인후암에 걸려 성대를 잘라내야만 했습니다.

<녹취> 션 라이트(흡연 피해자) : "암 진단 받기 여섯 달 전에만 누가 얘기를 해 줬어도 후두를 없애지 않아도 됐을 텐데..."

미국 정부는 2012년부터 이러한 흡연 질환자 30명이 겪는 고통을 공익 광고에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160만 명의 금연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녹취> 팀 맥카피(미국 질병관리본부 보건의료정책관) : "흡연자들이 요구했습니다. 통계 자료만 늘어놓지 말고, 우리가 직접 보며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광고를 시작한 이후 금연 상담 전화가 두 배로 늘었습니다."

이같은 흡연 피해자의 '증언형 광고'는 한국에서도 시도됐습니다.

<녹취> 故 이주일(폐암 사망) : "저도 하루 2갑씩 피웠습니다. 이젠 정말 후회됩니다."

광고로 남성 흡연율을 70%에서 50%로 끌어내렸지만, 내용이 적나라하다는 여론에 밀려 중단됐습니다.

그러나,정부는 흡연율이 1% 포인트 줄 때마다 치료비 등 연간 4천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한다고 보고 올해 말 본격적으로 '증언 광고'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다음달부터는 투병 중인 흡연 질환자를 사실적으로 연출한 광고를 내보낼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앵커 멘트>

정부는 이와 함께 금연 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시행할 예정인데요.

이를 위해 시민들 대상으로 금연 서약을 받는 캠페인도 실시합니다.

그럼 금연이 우리 건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걸까요?

우선 금연을 실시한 20분 뒤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8시간이 지나면 혈액 속 일산화탄소와 산소량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금연 2주 정도만 지나도 혈액순환이나 폐기능이 개선되기 시작해 1년이면 심장병 위험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5년이면 구강, 후두, 식도암 위험도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10년만 금연에 성공하면 폐암 사망률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앞선 리포트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4천억 원이라는 보도도 보셨지만, 무엇보다 우리 건강을 위해 금연을 실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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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성인 남성 흡연율 30%대로 하락
    • 입력 2016-05-31 08:19:17
    • 수정2016-05-31 0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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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해 새해 첫날부터 담뱃값이 한 갑에 2천 원 씩 인상됐죠.

기존 2천5백 원이던 게 4천5백 원이 되면서 거의 두 배로 오른 셈인데요.

이와 함께 음식점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되는 등 금연 정책도 강화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해 금연을 선언한 분들 제 주변에도 적지 않았는데요.

마침 오늘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인데요.

이에 맞춰 지난해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성적표라고도 할 수 있는 흡연율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계해 본 건데요.

지난해 만 19살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39.3%로 담뱃값이 오르기 전인 2014년, 43.1%이던 것보다 3.8%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율이 30% 대로 내려간 건 흡연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처음입니다.

청소년 흡연율은 더 낮아졌습니다.

지난해 청소년 흡연율은 7.8%를 기록해 지난 2007년 -> 13.3%까지 올라갔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청소년들은 담배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지난해 담배 한 갑에 2천 원이나 오른 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정부가 담뱃값 인상 등 강력한 금연 정책 드라이브를 건 게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흡연율과 비교해 보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만 15세 이상 남성 흡연율을 세계 각국과 비교해 보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와 터키에 이어 3위 수준입니다.

정부도 담배값 인상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강력한 비가격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12월부터 담뱃갑에 흡연경고그림 부착을 의무화하기로 했죠.

담배 제조사들은 12월 23일 이후 반출하는 담배에 담뱃갑 포장지 앞뒷면 상단에 면적의 30%, 경고 문구를 포함하면 50%를 넘는 크기로 이런 경고 그림들을 넣어야 합니다.

여기에다 담뱃갑에 브랜드 이름과 흡연 경고 그림만 넣는 이른바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하면 흡연율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는데요.

호주가 2010년 민무늬 담뱃갑을 도입했는데, 전체 흡연율도 낮추고 청소년 흡연 시작 연령도 늦춘 사례가 있습니다.

DLP 정부는 그러면서 지난 2002년 폐암으로 사망한 고 이주일 씨의 생전 금연광고처럼 흡연질환자들이 직접 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이런 '증언형 금연광고'를 올 연말부터 다시 내보내기로 했습니다.

이전보다 광고의 충격 강도가 더 높다는 설명입니다.

이 소식은 정다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샤워기를 향해 서면 안 돼요. 목에 뚫은 구멍에 물이 들어갈 수 있어요."

둔탁한 기계음으로 힘겹게 말을 잇는 미국인 남성.

<녹취> "목소리를 만들어 주는 음성 보조기구를 하루에 두 번 청소해야 해요."

광고의 이 남성은 30년 넘게 담배를 피우다 인후암에 걸려 성대를 잘라내야만 했습니다.

<녹취> 션 라이트(흡연 피해자) : "암 진단 받기 여섯 달 전에만 누가 얘기를 해 줬어도 후두를 없애지 않아도 됐을 텐데..."

미국 정부는 2012년부터 이러한 흡연 질환자 30명이 겪는 고통을 공익 광고에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160만 명의 금연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녹취> 팀 맥카피(미국 질병관리본부 보건의료정책관) : "흡연자들이 요구했습니다. 통계 자료만 늘어놓지 말고, 우리가 직접 보며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광고를 시작한 이후 금연 상담 전화가 두 배로 늘었습니다."

이같은 흡연 피해자의 '증언형 광고'는 한국에서도 시도됐습니다.

<녹취> 故 이주일(폐암 사망) : "저도 하루 2갑씩 피웠습니다. 이젠 정말 후회됩니다."

광고로 남성 흡연율을 70%에서 50%로 끌어내렸지만, 내용이 적나라하다는 여론에 밀려 중단됐습니다.

그러나,정부는 흡연율이 1% 포인트 줄 때마다 치료비 등 연간 4천억 원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한다고 보고 올해 말 본격적으로 '증언 광고'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다음달부터는 투병 중인 흡연 질환자를 사실적으로 연출한 광고를 내보낼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앵커 멘트>

정부는 이와 함께 금연 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시행할 예정인데요.

이를 위해 시민들 대상으로 금연 서약을 받는 캠페인도 실시합니다.

그럼 금연이 우리 건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걸까요?

우선 금연을 실시한 20분 뒤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8시간이 지나면 혈액 속 일산화탄소와 산소량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금연 2주 정도만 지나도 혈액순환이나 폐기능이 개선되기 시작해 1년이면 심장병 위험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5년이면 구강, 후두, 식도암 위험도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10년만 금연에 성공하면 폐암 사망률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앞선 리포트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4천억 원이라는 보도도 보셨지만, 무엇보다 우리 건강을 위해 금연을 실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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