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낙하산’ 적폐 더 이상 안된다

입력 2016.06.01 (07:42) 수정 2016.06.0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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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난파 위기에 놓인 대우조선해양에 난데없는 낙하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자진사퇴로 매듭지어지긴 했지만 조선업계와는 전혀 관련 없는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의 사외 이사 선임 방침에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수 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기업에 정부가 나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를 감행하려는 것은 구조조정 명분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말 현재 부채는 18조 6천억 원, 부채비율만 7천3백%가 넘습니다. 수년간 5조 원이 넘는 적자를 숨길 만큼 경영과 회계는 허술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대우조선 해양을 거쳐 간 사외이사 30명 가운데 60%가 정치인과 관료 출신, 이른바 낙하산 인사였습니다. 통상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한번 참석해 받는 비용은 3백만 원에서 천만 원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인당 연평균으로 따지면 5천2백여 만 원. 일부는 차량과 사무실까지 제공 받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경제지 조사 결과 지난 2014년 40여 개 기업집단 사외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한 표의 99.7%가 찬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사외 이사의 권한과 책임은 일반이사에 준합니다. 판단 착오로 경영 실패를 초래했을 경우 그에 상응한 책임도 부과된다고 명시돼있습니다. 전문가의 지식도 없는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경영을 어지럽히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이 또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당초 취지에서 너무 멀리 벗어난 제도와 규정에 대대적인 손질이 시급합니다. 대우조선 해양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실경영으로 위기에 놓인 공기업, 좌초 위기에 놓인 기업들 모두 도려내야 할 환부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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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낙하산’ 적폐 더 이상 안된다
    • 입력 2016-06-01 08:01:02
    • 수정2016-06-01 08: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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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난파 위기에 놓인 대우조선해양에 난데없는 낙하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자진사퇴로 매듭지어지긴 했지만 조선업계와는 전혀 관련 없는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의 사외 이사 선임 방침에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수 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기업에 정부가 나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를 감행하려는 것은 구조조정 명분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말 현재 부채는 18조 6천억 원, 부채비율만 7천3백%가 넘습니다. 수년간 5조 원이 넘는 적자를 숨길 만큼 경영과 회계는 허술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대우조선 해양을 거쳐 간 사외이사 30명 가운데 60%가 정치인과 관료 출신, 이른바 낙하산 인사였습니다. 통상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 한번 참석해 받는 비용은 3백만 원에서 천만 원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인당 연평균으로 따지면 5천2백여 만 원. 일부는 차량과 사무실까지 제공 받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경제지 조사 결과 지난 2014년 40여 개 기업집단 사외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한 표의 99.7%가 찬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사외 이사의 권한과 책임은 일반이사에 준합니다. 판단 착오로 경영 실패를 초래했을 경우 그에 상응한 책임도 부과된다고 명시돼있습니다. 전문가의 지식도 없는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경영을 어지럽히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이 또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당초 취지에서 너무 멀리 벗어난 제도와 규정에 대대적인 손질이 시급합니다. 대우조선 해양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실경영으로 위기에 놓인 공기업, 좌초 위기에 놓인 기업들 모두 도려내야 할 환부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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