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전방 철책 30cm 훼손…북한군 소행?

입력 2016.06.03 (21:00) 수정 2016.06.0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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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우리 군의 최전방 철책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돼 군에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다.

어제(2일) 오후 서부 전선을 관할하는 최전방 사단에서 '추진 철책'이 가로 30여cm, 세로 10cm가량 훼손된 것을 순찰하던 장병이 발견했다. 추진 철책은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우리 군의 최전방 경계초소, GP를 연결하는 울타리다.

상황을 보고 받은 군은 비상에 돌입해 훼손된 철책 주변을 정밀 수색하고, 북한군이 철책을 끊고 침투했을 가능성 등에 대비해 인근 지역의 검문 검색을 강화했다.

군 당국은 조사 결과 북한 소행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훼손된 철책 주변에 사람의 침투 흔적이 없고, 철책을 비추는 감시 장비에도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철책 노후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책이 자연 훼손돼 뚫리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얘기다.

또 군의 설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북한군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접적 지역의 군사 시설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면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군은 훼손된 철책이 언제부터 뚫려있었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 2012년 '노크 귀순' 사건이 일어나자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전방 경계 태세를 개선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GP 바로 앞까지 와서 기다렸다가 다음날 아침에 발견된 '1박 귀순'이 발생했고, 두 달 뒤에는 '추진 철책'에서 북한이 매설한 목함 지뢰에 우리 장병 2명이 크게 다쳤다. 이번에는 철책이 훼손된 채 발견됐다. 계속해서 전방 경계 태세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은 지난해 말부터 비무장지대에 경계 초소를 대폭 늘리고 수시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달 제7차 당 대회 이후 한동안 대화 공세를 벌인 북한은 최근에는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서해 NLL침범 등 도발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방 지역에서 북한의 기습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전방 지역 경계 태세의 재검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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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최전방 철책 30cm 훼손…북한군 소행?
    • 입력 2016-06-03 21:00:02
    • 수정2016-06-03 21:07:34
    정치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우리 군의 최전방 철책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돼 군에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다.

어제(2일) 오후 서부 전선을 관할하는 최전방 사단에서 '추진 철책'이 가로 30여cm, 세로 10cm가량 훼손된 것을 순찰하던 장병이 발견했다. 추진 철책은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우리 군의 최전방 경계초소, GP를 연결하는 울타리다.

상황을 보고 받은 군은 비상에 돌입해 훼손된 철책 주변을 정밀 수색하고, 북한군이 철책을 끊고 침투했을 가능성 등에 대비해 인근 지역의 검문 검색을 강화했다.

군 당국은 조사 결과 북한 소행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훼손된 철책 주변에 사람의 침투 흔적이 없고, 철책을 비추는 감시 장비에도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철책 노후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책이 자연 훼손돼 뚫리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얘기다.

또 군의 설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북한군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접적 지역의 군사 시설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면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군은 훼손된 철책이 언제부터 뚫려있었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 2012년 '노크 귀순' 사건이 일어나자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전방 경계 태세를 개선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GP 바로 앞까지 와서 기다렸다가 다음날 아침에 발견된 '1박 귀순'이 발생했고, 두 달 뒤에는 '추진 철책'에서 북한이 매설한 목함 지뢰에 우리 장병 2명이 크게 다쳤다. 이번에는 철책이 훼손된 채 발견됐다. 계속해서 전방 경계 태세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은 지난해 말부터 비무장지대에 경계 초소를 대폭 늘리고 수시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달 제7차 당 대회 이후 한동안 대화 공세를 벌인 북한은 최근에는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서해 NLL침범 등 도발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방 지역에서 북한의 기습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전방 지역 경계 태세의 재검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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