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남북 외교전, 미·중 갈등…숨 가쁜 동북아 정세

입력 2016.06.11 (07:50) 수정 2016.06.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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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성원 입니다.

엄지인 입니다.

6월 11일 토요일 <남북의 창>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최근 남북한의 외교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합니다.

대북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발빠른 외교에 북한이 전통적 우방들을 다지는 맞대응 외교를 펼치는게 마치 칼과 방패의 대결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으며, 대북 공조의 큰 틀에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지금 우리가 대북제재와 관련해 얼마나 치열하고 복잡한 외교전을 치르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혁명의 역사가 도시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는 곳, 쿠바의 수도 아바나입니다.

이곳에서 열린 카리브 국가 연합 정상회의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대한민국 외교장관으로는 첫 쿠바 방문입니다.

쿠바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브루노 로드리게즈 쿠바 외교장관과의 회담.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75분 간의 양자회담 뒤 윤장관은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병세(외교부 장관) : "한국과 쿠바 간 관계 개선을 위해 조용하지만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저의 방문 자체가 그러한 것을 상징하는 것이고..."

이번 회담은 불과 한 주 전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이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쿠바를 방문했던 것과 오버랩 되며 적잖은 외교적 파장을 남겼습니다.

반미전선을 공유하며 서로 형제 관계라 불러온 대표적 우방국 쿠바와 북한.

이런 쿠바가 지난해 미국과의 수교에 이어 한국과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인 것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한 달여 우리 정부의 외교적 행보를 보면 쿠바와 같은 북한의 우방들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우호관계가 있는 나라들을 포함한 동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해 대북 공조를 이끌어 냈습니다.

<녹취> 아프리카연합(AU 특별 연설/지난달 27일) :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을 이끌어낸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북한과 안보, 군사 협력 중단을 선언했고, 에티오피아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동참을 약속하는가 하면, 케냐는 북한의 도발 규탄과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조치를 다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의 핵개발 파트너였던 이란과의 북핵 공조도 이끌어냈습니다.

<녹취> (지난달 2일/로하니/이란 대통령) : "특히, 한반도나 중동에서 위험한 무기,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기본 원칙입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한 북한도 지난 달 7차 당대회를 계기로 고립 탈피를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당대회 설명을 명분으로 리수용 노동당 정치국 위원이 중국 시진핑 주석을 면담했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적도 기니 방문, 김영철 부위원장의 쿠바 방문,

최태복 정치국 위원의 베트남과 라오스 방문이 이어졌습니다.

전통적 우방국부터 집중 공략하며 대북제재의 균열을 노린 겁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7일) : "호지명 주석과 김정일 동지께서 마련하여주신 윁남(베트남)과 조선(북한) 사이의 친선 관계는 여러 세대의 두 나라 지도자들의 깊은 관심 속에 계속 좋게 발전되어 왔다고 하면서..."

이 같은 남북한 외교전의 다음 무대는 러시아입니다.

지난 주 북한의 장혁 철도상이 나진 하산 철도 협력을 명분으로 러시아를 방문한지 열흘 만인 내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방러해 대북 압박외교를 이어갑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한국 정부가 아프리카 또 쿠바까지 가서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한국의 외교적인 행보는 북한 정권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그러한 행보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베트남, 중국 이러한 국가들을 계속해서 방문하면서 외교적인 고립, 대북 제재와 이와 더불어서 마련된 어떤 외교적인 고립을 극복하려는 행보가 계속 진행 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과 맞물려 남북 간 외교전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두 나라의 경제 분야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한반도 사드 배치 이슈까지 다시 불거졌습니다.

미중 두 나라의 전략적 주도권 경쟁을 짚어봤습니다.

중국 업체 화웨이가 지난 연말 스마트폰 강국인 한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입니다.

화웨이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8%, 3위에 올랐습니다.

이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통신 기업을 상대로 미국 상무부가 대북거래 내역을 조사한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미 재무부가 북한을 자금 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금융기관들을
겨냥한지 하루 만에 내놓은 추가적인 대북제재 조칩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3일) : "저도 관련 보도를 주목하고 있고 화웨이가 이번 상황에 대해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북제재를 명분으로 금융에 이어 통상 분야까지 확대된 미국의 대중 압박 조치에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서는 특히 중국의 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제재도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중국의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이견을 가지고 있고 그 다음에 양자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완전하게 경제적 봉쇄를 하게 되면 북한 내부적으로 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여기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중의 전략적 주도권 경쟁은 양국 외교와 경제 수장이 머리를 맞대는 전략, 경제 대화까지 이어졌습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핵심 의제로 북핵 문제를 거론하며 지속적인 대북 압박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리수용이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김정은의 구두친서를 전한 뒤 중국의 대북제재 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제재방안을 촉구하며 중국의 진의를 타진한 겁니다.

<녹취> 존 케리(미국 국무장관/지난 6일) :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도록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유엔 결의안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인 제재를 해선 안 된다고 미국을 견제하면서도, 미국과의 협력이 긴요하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했습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 : "(미·중은) 비확산, 군사, 법 집행 등의 영역에서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수뇌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안을 전면 이행한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하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미중 전략, 경제 대화 직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한동안 잠복했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즉,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재론되며 미중은 이미 전초전을 치렀습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레이더의 탐지 거리를 6백 킬로미터 정도로 제한해 운용할 계획이어서 중국, 러시아와는 무관하며 미국을 겨냥한 ICBM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의 고도도 사드 요격 범위 밖에 있다는 것이 미국측 입장을 반영한 우리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필요한 방어 능력을 능가하는 조치로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만약 사드를 배치하면 결국 미국 중심의 미사일 방어 체제가 형성이 되고 자연스럽게 한국과 미국과 일본의 그 삼각 협력 체제가 강화가 된다는 거죠. 이거는 중국이 지금까지 공을 들인 한국이 다시 미국 쪽으로 한걸음 가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요."

대북제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숨 가쁜 움직임 속에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제재를 결의한지도 백일 가까이 지났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대한 제재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잇따라 제출하면서 대북 제재 성적표도 차차 드러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대북 압박 수단들과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동유럽의 폴란드 정부가 북한의 주요 자금줄인 해외 송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체코는 이미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귀국시켰습니다.

유렵 연합도 강력하고 포괄적인 독자 대북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북한 선박과 항공기의 역내 접근을 전면 차단하고,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대북 송금과 입금도 막겠다는 겁니다.

<녹취> 조준혁(외교부 대변인/지난 2일) : "강력한 독자 제재가 필요하다는 EU 28개 회원국의 단합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높이 평가합니다."

외화 획득 창구가 줄줄이 막히면서 북한의 상황은 갈수록 곤궁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끄떡없이 자강력을 중심으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북한 내부의 변화상을 보면 제재 국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월부터 실제적으로 대북제재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이것이 공개가 되는 시점은 6개월 지난 시점에서 공격적으로 제재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이런 제재 국면이 계속 진행이 된다면 김정은 정권이 겪는 그러한 체제 불안 증세도 점점 증폭될 가능성이 있고 지금과 같이 상황이 점점 더 고립되는 속에서 북한 정권이 확실히 도발을 하고 점점 더 핵 능력을 고도화 시킬 그러한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IAEA 국제원자력기구는 최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조차 다른 현안들과 섞어 전략적 이익을 저울질하는 상황.

북한의 핵 도발 동향을 주시하는 동시에 주변국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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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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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성원 입니다.

엄지인 입니다.

6월 11일 토요일 <남북의 창>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최근 남북한의 외교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합니다.

대북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발빠른 외교에 북한이 전통적 우방들을 다지는 맞대응 외교를 펼치는게 마치 칼과 방패의 대결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으며, 대북 공조의 큰 틀에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지금 우리가 대북제재와 관련해 얼마나 치열하고 복잡한 외교전을 치르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혁명의 역사가 도시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는 곳, 쿠바의 수도 아바나입니다.

이곳에서 열린 카리브 국가 연합 정상회의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대한민국 외교장관으로는 첫 쿠바 방문입니다.

쿠바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브루노 로드리게즈 쿠바 외교장관과의 회담.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75분 간의 양자회담 뒤 윤장관은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병세(외교부 장관) : "한국과 쿠바 간 관계 개선을 위해 조용하지만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저의 방문 자체가 그러한 것을 상징하는 것이고..."

이번 회담은 불과 한 주 전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이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쿠바를 방문했던 것과 오버랩 되며 적잖은 외교적 파장을 남겼습니다.

반미전선을 공유하며 서로 형제 관계라 불러온 대표적 우방국 쿠바와 북한.

이런 쿠바가 지난해 미국과의 수교에 이어 한국과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인 것은 북한에 상당한 압박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한 달여 우리 정부의 외교적 행보를 보면 쿠바와 같은 북한의 우방들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우호관계가 있는 나라들을 포함한 동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해 대북 공조를 이끌어 냈습니다.

<녹취> 아프리카연합(AU 특별 연설/지난달 27일) :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을 이끌어낸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북한과 안보, 군사 협력 중단을 선언했고, 에티오피아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동참을 약속하는가 하면, 케냐는 북한의 도발 규탄과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조치를 다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의 핵개발 파트너였던 이란과의 북핵 공조도 이끌어냈습니다.

<녹취> (지난달 2일/로하니/이란 대통령) : "특히, 한반도나 중동에서 위험한 무기,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기본 원칙입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한 북한도 지난 달 7차 당대회를 계기로 고립 탈피를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당대회 설명을 명분으로 리수용 노동당 정치국 위원이 중국 시진핑 주석을 면담했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적도 기니 방문, 김영철 부위원장의 쿠바 방문,

최태복 정치국 위원의 베트남과 라오스 방문이 이어졌습니다.

전통적 우방국부터 집중 공략하며 대북제재의 균열을 노린 겁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7일) : "호지명 주석과 김정일 동지께서 마련하여주신 윁남(베트남)과 조선(북한) 사이의 친선 관계는 여러 세대의 두 나라 지도자들의 깊은 관심 속에 계속 좋게 발전되어 왔다고 하면서..."

이 같은 남북한 외교전의 다음 무대는 러시아입니다.

지난 주 북한의 장혁 철도상이 나진 하산 철도 협력을 명분으로 러시아를 방문한지 열흘 만인 내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방러해 대북 압박외교를 이어갑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한국 정부가 아프리카 또 쿠바까지 가서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한국의 외교적인 행보는 북한 정권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그러한 행보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베트남, 중국 이러한 국가들을 계속해서 방문하면서 외교적인 고립, 대북 제재와 이와 더불어서 마련된 어떤 외교적인 고립을 극복하려는 행보가 계속 진행 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과 맞물려 남북 간 외교전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두 나라의 경제 분야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한반도 사드 배치 이슈까지 다시 불거졌습니다.

미중 두 나라의 전략적 주도권 경쟁을 짚어봤습니다.

중국 업체 화웨이가 지난 연말 스마트폰 강국인 한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입니다.

화웨이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8%, 3위에 올랐습니다.

이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통신 기업을 상대로 미국 상무부가 대북거래 내역을 조사한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미 재무부가 북한을 자금 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금융기관들을
겨냥한지 하루 만에 내놓은 추가적인 대북제재 조칩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3일) : "저도 관련 보도를 주목하고 있고 화웨이가 이번 상황에 대해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북제재를 명분으로 금융에 이어 통상 분야까지 확대된 미국의 대중 압박 조치에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서는 특히 중국의 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제재도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중국의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이견을 가지고 있고 그 다음에 양자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완전하게 경제적 봉쇄를 하게 되면 북한 내부적으로 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여기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중의 전략적 주도권 경쟁은 양국 외교와 경제 수장이 머리를 맞대는 전략, 경제 대화까지 이어졌습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핵심 의제로 북핵 문제를 거론하며 지속적인 대북 압박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리수용이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김정은의 구두친서를 전한 뒤 중국의 대북제재 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미국이 보다 적극적인 제재방안을 촉구하며 중국의 진의를 타진한 겁니다.

<녹취> 존 케리(미국 국무장관/지난 6일) :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도록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유엔 결의안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인 제재를 해선 안 된다고 미국을 견제하면서도, 미국과의 협력이 긴요하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했습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 : "(미·중은) 비확산, 군사, 법 집행 등의 영역에서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수뇌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안을 전면 이행한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하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미중 전략, 경제 대화 직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한동안 잠복했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즉,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재론되며 미중은 이미 전초전을 치렀습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레이더의 탐지 거리를 6백 킬로미터 정도로 제한해 운용할 계획이어서 중국, 러시아와는 무관하며 미국을 겨냥한 ICBM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의 고도도 사드 요격 범위 밖에 있다는 것이 미국측 입장을 반영한 우리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필요한 방어 능력을 능가하는 조치로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만약 사드를 배치하면 결국 미국 중심의 미사일 방어 체제가 형성이 되고 자연스럽게 한국과 미국과 일본의 그 삼각 협력 체제가 강화가 된다는 거죠. 이거는 중국이 지금까지 공을 들인 한국이 다시 미국 쪽으로 한걸음 가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요."

대북제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숨 가쁜 움직임 속에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제재를 결의한지도 백일 가까이 지났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대한 제재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잇따라 제출하면서 대북 제재 성적표도 차차 드러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대북 압박 수단들과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동유럽의 폴란드 정부가 북한의 주요 자금줄인 해외 송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체코는 이미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귀국시켰습니다.

유렵 연합도 강력하고 포괄적인 독자 대북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북한 선박과 항공기의 역내 접근을 전면 차단하고,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대북 송금과 입금도 막겠다는 겁니다.

<녹취> 조준혁(외교부 대변인/지난 2일) : "강력한 독자 제재가 필요하다는 EU 28개 회원국의 단합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높이 평가합니다."

외화 획득 창구가 줄줄이 막히면서 북한의 상황은 갈수록 곤궁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끄떡없이 자강력을 중심으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북한 내부의 변화상을 보면 제재 국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월부터 실제적으로 대북제재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이것이 공개가 되는 시점은 6개월 지난 시점에서 공격적으로 제재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이런 제재 국면이 계속 진행이 된다면 김정은 정권이 겪는 그러한 체제 불안 증세도 점점 증폭될 가능성이 있고 지금과 같이 상황이 점점 더 고립되는 속에서 북한 정권이 확실히 도발을 하고 점점 더 핵 능력을 고도화 시킬 그러한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IAEA 국제원자력기구는 최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조차 다른 현안들과 섞어 전략적 이익을 저울질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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