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선생님, 괜찮으세요?
입력 2016.06.19 (22:28)
수정 2016.07.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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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주민 :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일인데...."
<녹취>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남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오프닝>
전남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 이후 여전히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섬근무를 했던 교사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충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현재 전국 도서벽지에는 모두 6천 5백여명의 교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섬마을 주민들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섬마을 선생님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전남 신안군 섬마을을 찾았습니다.
현지 주민들과 선생님들 모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상상 못할 일이 일어났다며, 주민들은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녹취> 흑산도 주민(음성변조) : :말하기도 싫고, 신경쓰기도 싫어요. 화가 나가지고.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일인데. 그러면 화가 안 나겄쏘."
사건이 일어난 후, 해당 지역 경찰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흑산도 경찰관(음성변조) : "그 분하고 (선생님하고) 같이 아침에 같이 나가고 그랬어요... 그 정신에 무얼할 수 있었겠어요... 주민 감정들이 다 (예민해서) 우리는 인원이 많으면 좋죠. 그런데 없는 것을 뭐 우리가 (어떻게.)"
주민들은 이번 성폭행 사건으로 지역 전체가 비난을 받고 생계마저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안승호(흑산도 예리1구 이장) : "여기 사시는 분들이 힘들게라도 고향을 지키면서 살려고 하고 있는데 이건 우리가 참 어떻게 보면 예기치 않은 이런 부분이 발생해가지고..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너무 힘들어요."
흑산도에서 배로 30분 가면 홍도가 있습니다.
이 곳에도 섬마을 학교가 있습니다.
홍도에서 태어나, 잠시 외지에 나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최경만 씨.
최 씨 기억에 섬마을 선생님들은 늘 존경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아주 어려운 존재로 지금도 저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이라고 그러면 육지에 계시는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존경심보다 조금이나마 더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섬마을 선생님들이 상처 받고 섬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해지지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교육적인 부분, 그 부분이 텀이 끊어져 버리면 악순환 고리로 넘어가버리면 애들이 두세명 밖에 안 남으면 선생님들이 없어지고 그러면 나머지도 없어지고, 계속 악순환이 되거든요."
섬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받는 도서벽지 수당은 한 달에 3만 원에서 6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섬에서 근무하면 승진 가산점을 주지만 혜택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전남 지역은 지난 2014년 말부터 굳이 도서지역에서 근무하지 않더라도 승진 가산점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 후 섬마을 근무를 기피 현상이 심해졌고 신규 임용 교사들이 떠밀리듯 섬마을로 부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선생님들은 말합니다.
이번 피해 여교사도 20대 초임교사입니다.
<녹취> 000(여교사/2016. 6. 4) :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청남도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아이들과 함께해서 우리아이들이 큰 꿈을 가꿀 수 있는 그러한 교육 환경을 좀 만들어주십사."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470여 개 섬 가운데 경찰이 있는 곳은 모두 120여개로,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신안군도 백여개의 섬에 4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일부 섬에 한두명의 경찰이 근무하고 있을 뿐입니다.
<인터뷰> 이광석(목포경찰서 흑산파출소 경위) : "그 일 있고 나서 저희 홍도 분교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굉장히 긴장하면서 근무하고 있구요. 저희도 예전에 이쪽도 두 명이 교대 근무했는데 지금 현재 1인 근무하고 있거든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묵묵히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대천항에서 2시간 가량 배를 타고 도착한 삽시도.
해변가에 삽시 분교 전교생이 모여 체험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모두 11명입니다.
<녹취> 첫번째는 특이한 거, 두번째는 큰 거, 알았죠? 자 시작!
삽시 분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은 모두 3명, 윤완희 선생님은 섬에 들어온 지 이제 석달째입니다.
섬근무를 지원한 것은 윤 선생님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윤완희(삽시분교 선생님) : "많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많이 간직하고 있죠. 아이들은. 한번쯤 근무해보고 싶었어요. 섬이라는 곳에서도 근무해보고 싶었고. 그리고 아이들도 워낙 순수하고 이러니까 그 아이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관을 나름대로 펼칠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었구요."
섬 마을 학교 근무는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입니다.
<인터뷰> 강서정(삽시분교 학생) : "친구들이 같이 바닷가에 와가지고 여러 맛조개 잡는 것이 가장 좋아요..정말 좋은 선생님들이었는데 너무 일찍 가셔가지고 정말 아쉬운 점이 있어요.."
삽시 분교에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공을 잡고 던져요.
유치원생은 두 명.
<인터뷰> 이하은(삽시분교 유치원생) : "공부하기나 아니면 놀기나 아니면 게임하기나 아니면 구술을 붙여서 하는 거나. 그런게 다 좋아요. (유치원 오기 전에는) 심심했어요. (친구가 몇 명 있었으면 좋겠어?) 음. 세 명."
김선영 선생님도 올해 3월 파견돼 섬으로 왔습니다.
섬 아이들이 행여 육지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을까 늘 마음이 쓰인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혹시라도 다급한 일이 있을 때 집에 저같은 경우도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이다보니까 무슨 일 있을 때 못나가고 이런 부분이 불편하죠. 활동을 하다보면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어요. 그때그때 수시로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이런 섬 같은 경우는 이런게 금방 저희가 가져올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집에 가서 목욕 깨끗이 해야 돼.
섬에서 교사 생활을 하려면 주말마다 일주일치 먹을 거리를 육지에서 준비해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주거 안전에 애로가 큽니다.
지어진 지 15년 된 관사에는 CCTV도 없습니다.
관사라고 해봐야 실제는 넓이가 30제곱미터 남짓한 이른바 원룸 크기입니다.
좁은 방에 세간살이만 겨우 들여놓았습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우선 여기는 단절됐다는 거. 그것 때문에 더 무섭고 그런 부분이 있지만. 이번에 많이 개선된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그냥 아이들한테 재밌었어. 선생님하고 재밌었어 그런 선생님 되고 싶은 거죠."
오래 전부터 섬마을 선생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결한 이미지로 기억되어 왔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교사는 지역 사회에서 단순히 가르침을 주는 역할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인터뷰> 곽삼규(오천초등학교장) : "지역에 구비되지 않은 다양한 시설 같은 것이 있거든요. 지역 주민들이 많이 활용도 하시고 학교에 대한 일종의 의지라고 할까요? 기대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선생님들이 맡아 온 역할은 지금까지 제대로 인정받아 왔을까요?
삽시 분교장 김태환 선생님은 부임한지 1년이 넘었지만, 섬마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태환(삽시분교장) : "섬 분들에게 우리 같은 경우는 약간 외지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문화가 쉽게 좀 적응되기는 어렵죠. 마을분들하고 인사를 하고 서로 알음알음 알아가는 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런 부분들."
5년째 학부모운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은희씨.
학부모들에게 섬마을 선생님들은 고맙지만 깊은 정을 주기도 어려운 분들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은희(삽시분교 학부모 운영위원장) : "가족분들과 떨어져서 오셔가지고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데 오셔가지고 아기들 최대한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하니까 고맙죠. (주민들과) 마음이 통하고 이러신 분이 계시면 오래 계시면 좋겠는데. 섬지역 같은 경우는 2년 밖에 못 계세요. 다른데로 또 발령나서 가시거든요. 그게 좀 아쉽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서 벽지의 선생님들은 6천 5백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산어촌 벽지지역에 투자를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그런 계기로 삼지 않으면 이러한 환경시설문제는 결코 개선될 수 없다."
오늘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허술한 치안과 열악한 환경을 사명감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명감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건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녹취> 주민 :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일인데...."
<녹취>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남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오프닝>
전남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 이후 여전히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섬근무를 했던 교사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충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현재 전국 도서벽지에는 모두 6천 5백여명의 교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섬마을 주민들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섬마을 선생님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전남 신안군 섬마을을 찾았습니다.
현지 주민들과 선생님들 모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상상 못할 일이 일어났다며, 주민들은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녹취> 흑산도 주민(음성변조) : :말하기도 싫고, 신경쓰기도 싫어요. 화가 나가지고.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일인데. 그러면 화가 안 나겄쏘."
사건이 일어난 후, 해당 지역 경찰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흑산도 경찰관(음성변조) : "그 분하고 (선생님하고) 같이 아침에 같이 나가고 그랬어요... 그 정신에 무얼할 수 있었겠어요... 주민 감정들이 다 (예민해서) 우리는 인원이 많으면 좋죠. 그런데 없는 것을 뭐 우리가 (어떻게.)"
주민들은 이번 성폭행 사건으로 지역 전체가 비난을 받고 생계마저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안승호(흑산도 예리1구 이장) : "여기 사시는 분들이 힘들게라도 고향을 지키면서 살려고 하고 있는데 이건 우리가 참 어떻게 보면 예기치 않은 이런 부분이 발생해가지고..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너무 힘들어요."
흑산도에서 배로 30분 가면 홍도가 있습니다.
이 곳에도 섬마을 학교가 있습니다.
홍도에서 태어나, 잠시 외지에 나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최경만 씨.
최 씨 기억에 섬마을 선생님들은 늘 존경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아주 어려운 존재로 지금도 저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이라고 그러면 육지에 계시는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존경심보다 조금이나마 더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섬마을 선생님들이 상처 받고 섬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해지지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교육적인 부분, 그 부분이 텀이 끊어져 버리면 악순환 고리로 넘어가버리면 애들이 두세명 밖에 안 남으면 선생님들이 없어지고 그러면 나머지도 없어지고, 계속 악순환이 되거든요."
섬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받는 도서벽지 수당은 한 달에 3만 원에서 6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섬에서 근무하면 승진 가산점을 주지만 혜택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전남 지역은 지난 2014년 말부터 굳이 도서지역에서 근무하지 않더라도 승진 가산점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 후 섬마을 근무를 기피 현상이 심해졌고 신규 임용 교사들이 떠밀리듯 섬마을로 부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선생님들은 말합니다.
이번 피해 여교사도 20대 초임교사입니다.
<녹취> 000(여교사/2016. 6. 4) :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청남도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아이들과 함께해서 우리아이들이 큰 꿈을 가꿀 수 있는 그러한 교육 환경을 좀 만들어주십사."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470여 개 섬 가운데 경찰이 있는 곳은 모두 120여개로,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신안군도 백여개의 섬에 4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일부 섬에 한두명의 경찰이 근무하고 있을 뿐입니다.
<인터뷰> 이광석(목포경찰서 흑산파출소 경위) : "그 일 있고 나서 저희 홍도 분교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굉장히 긴장하면서 근무하고 있구요. 저희도 예전에 이쪽도 두 명이 교대 근무했는데 지금 현재 1인 근무하고 있거든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묵묵히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대천항에서 2시간 가량 배를 타고 도착한 삽시도.
해변가에 삽시 분교 전교생이 모여 체험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모두 11명입니다.
<녹취> 첫번째는 특이한 거, 두번째는 큰 거, 알았죠? 자 시작!
삽시 분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은 모두 3명, 윤완희 선생님은 섬에 들어온 지 이제 석달째입니다.
섬근무를 지원한 것은 윤 선생님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윤완희(삽시분교 선생님) : "많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많이 간직하고 있죠. 아이들은. 한번쯤 근무해보고 싶었어요. 섬이라는 곳에서도 근무해보고 싶었고. 그리고 아이들도 워낙 순수하고 이러니까 그 아이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관을 나름대로 펼칠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었구요."
섬 마을 학교 근무는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입니다.
<인터뷰> 강서정(삽시분교 학생) : "친구들이 같이 바닷가에 와가지고 여러 맛조개 잡는 것이 가장 좋아요..정말 좋은 선생님들이었는데 너무 일찍 가셔가지고 정말 아쉬운 점이 있어요.."
삽시 분교에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공을 잡고 던져요.
유치원생은 두 명.
<인터뷰> 이하은(삽시분교 유치원생) : "공부하기나 아니면 놀기나 아니면 게임하기나 아니면 구술을 붙여서 하는 거나. 그런게 다 좋아요. (유치원 오기 전에는) 심심했어요. (친구가 몇 명 있었으면 좋겠어?) 음. 세 명."
김선영 선생님도 올해 3월 파견돼 섬으로 왔습니다.
섬 아이들이 행여 육지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을까 늘 마음이 쓰인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혹시라도 다급한 일이 있을 때 집에 저같은 경우도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이다보니까 무슨 일 있을 때 못나가고 이런 부분이 불편하죠. 활동을 하다보면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어요. 그때그때 수시로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이런 섬 같은 경우는 이런게 금방 저희가 가져올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집에 가서 목욕 깨끗이 해야 돼.
섬에서 교사 생활을 하려면 주말마다 일주일치 먹을 거리를 육지에서 준비해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주거 안전에 애로가 큽니다.
지어진 지 15년 된 관사에는 CCTV도 없습니다.
관사라고 해봐야 실제는 넓이가 30제곱미터 남짓한 이른바 원룸 크기입니다.
좁은 방에 세간살이만 겨우 들여놓았습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우선 여기는 단절됐다는 거. 그것 때문에 더 무섭고 그런 부분이 있지만. 이번에 많이 개선된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그냥 아이들한테 재밌었어. 선생님하고 재밌었어 그런 선생님 되고 싶은 거죠."
오래 전부터 섬마을 선생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결한 이미지로 기억되어 왔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교사는 지역 사회에서 단순히 가르침을 주는 역할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인터뷰> 곽삼규(오천초등학교장) : "지역에 구비되지 않은 다양한 시설 같은 것이 있거든요. 지역 주민들이 많이 활용도 하시고 학교에 대한 일종의 의지라고 할까요? 기대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선생님들이 맡아 온 역할은 지금까지 제대로 인정받아 왔을까요?
삽시 분교장 김태환 선생님은 부임한지 1년이 넘었지만, 섬마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태환(삽시분교장) : "섬 분들에게 우리 같은 경우는 약간 외지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문화가 쉽게 좀 적응되기는 어렵죠. 마을분들하고 인사를 하고 서로 알음알음 알아가는 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런 부분들."
5년째 학부모운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은희씨.
학부모들에게 섬마을 선생님들은 고맙지만 깊은 정을 주기도 어려운 분들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은희(삽시분교 학부모 운영위원장) : "가족분들과 떨어져서 오셔가지고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데 오셔가지고 아기들 최대한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하니까 고맙죠. (주민들과) 마음이 통하고 이러신 분이 계시면 오래 계시면 좋겠는데. 섬지역 같은 경우는 2년 밖에 못 계세요. 다른데로 또 발령나서 가시거든요. 그게 좀 아쉽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서 벽지의 선생님들은 6천 5백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산어촌 벽지지역에 투자를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그런 계기로 삼지 않으면 이러한 환경시설문제는 결코 개선될 수 없다."
오늘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허술한 치안과 열악한 환경을 사명감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명감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건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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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마을 선생님,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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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6-19 23:14:12
- 수정2016-07-20 18:36:38

<프롤로그>
<녹취> 주민 :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일인데...."
<녹취>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남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오프닝>
전남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 이후 여전히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섬근무를 했던 교사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충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현재 전국 도서벽지에는 모두 6천 5백여명의 교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섬마을 주민들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섬마을 선생님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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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전남 신안군 섬마을을 찾았습니다.
현지 주민들과 선생님들 모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상상 못할 일이 일어났다며, 주민들은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녹취> 흑산도 주민(음성변조) : :말하기도 싫고, 신경쓰기도 싫어요. 화가 나가지고.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일인데. 그러면 화가 안 나겄쏘."
사건이 일어난 후, 해당 지역 경찰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흑산도 경찰관(음성변조) : "그 분하고 (선생님하고) 같이 아침에 같이 나가고 그랬어요... 그 정신에 무얼할 수 있었겠어요... 주민 감정들이 다 (예민해서) 우리는 인원이 많으면 좋죠. 그런데 없는 것을 뭐 우리가 (어떻게.)"
주민들은 이번 성폭행 사건으로 지역 전체가 비난을 받고 생계마저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안승호(흑산도 예리1구 이장) : "여기 사시는 분들이 힘들게라도 고향을 지키면서 살려고 하고 있는데 이건 우리가 참 어떻게 보면 예기치 않은 이런 부분이 발생해가지고..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너무 힘들어요."
흑산도에서 배로 30분 가면 홍도가 있습니다.
이 곳에도 섬마을 학교가 있습니다.
홍도에서 태어나, 잠시 외지에 나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최경만 씨.
최 씨 기억에 섬마을 선생님들은 늘 존경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아주 어려운 존재로 지금도 저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이라고 그러면 육지에 계시는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존경심보다 조금이나마 더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섬마을 선생님들이 상처 받고 섬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해지지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교육적인 부분, 그 부분이 텀이 끊어져 버리면 악순환 고리로 넘어가버리면 애들이 두세명 밖에 안 남으면 선생님들이 없어지고 그러면 나머지도 없어지고, 계속 악순환이 되거든요."
섬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받는 도서벽지 수당은 한 달에 3만 원에서 6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섬에서 근무하면 승진 가산점을 주지만 혜택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전남 지역은 지난 2014년 말부터 굳이 도서지역에서 근무하지 않더라도 승진 가산점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 후 섬마을 근무를 기피 현상이 심해졌고 신규 임용 교사들이 떠밀리듯 섬마을로 부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선생님들은 말합니다.
이번 피해 여교사도 20대 초임교사입니다.
<녹취> 000(여교사/2016. 6. 4) :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청남도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아이들과 함께해서 우리아이들이 큰 꿈을 가꿀 수 있는 그러한 교육 환경을 좀 만들어주십사."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470여 개 섬 가운데 경찰이 있는 곳은 모두 120여개로,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신안군도 백여개의 섬에 4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일부 섬에 한두명의 경찰이 근무하고 있을 뿐입니다.
<인터뷰> 이광석(목포경찰서 흑산파출소 경위) : "그 일 있고 나서 저희 홍도 분교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굉장히 긴장하면서 근무하고 있구요. 저희도 예전에 이쪽도 두 명이 교대 근무했는데 지금 현재 1인 근무하고 있거든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묵묵히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대천항에서 2시간 가량 배를 타고 도착한 삽시도.
해변가에 삽시 분교 전교생이 모여 체험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모두 11명입니다.
<녹취> 첫번째는 특이한 거, 두번째는 큰 거, 알았죠? 자 시작!
삽시 분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은 모두 3명, 윤완희 선생님은 섬에 들어온 지 이제 석달째입니다.
섬근무를 지원한 것은 윤 선생님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윤완희(삽시분교 선생님) : "많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많이 간직하고 있죠. 아이들은. 한번쯤 근무해보고 싶었어요. 섬이라는 곳에서도 근무해보고 싶었고. 그리고 아이들도 워낙 순수하고 이러니까 그 아이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관을 나름대로 펼칠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었구요."
섬 마을 학교 근무는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입니다.
<인터뷰> 강서정(삽시분교 학생) : "친구들이 같이 바닷가에 와가지고 여러 맛조개 잡는 것이 가장 좋아요..정말 좋은 선생님들이었는데 너무 일찍 가셔가지고 정말 아쉬운 점이 있어요.."
삽시 분교에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공을 잡고 던져요.
유치원생은 두 명.
<인터뷰> 이하은(삽시분교 유치원생) : "공부하기나 아니면 놀기나 아니면 게임하기나 아니면 구술을 붙여서 하는 거나. 그런게 다 좋아요. (유치원 오기 전에는) 심심했어요. (친구가 몇 명 있었으면 좋겠어?) 음. 세 명."
김선영 선생님도 올해 3월 파견돼 섬으로 왔습니다.
섬 아이들이 행여 육지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을까 늘 마음이 쓰인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혹시라도 다급한 일이 있을 때 집에 저같은 경우도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이다보니까 무슨 일 있을 때 못나가고 이런 부분이 불편하죠. 활동을 하다보면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어요. 그때그때 수시로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이런 섬 같은 경우는 이런게 금방 저희가 가져올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집에 가서 목욕 깨끗이 해야 돼.
섬에서 교사 생활을 하려면 주말마다 일주일치 먹을 거리를 육지에서 준비해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주거 안전에 애로가 큽니다.
지어진 지 15년 된 관사에는 CCTV도 없습니다.
관사라고 해봐야 실제는 넓이가 30제곱미터 남짓한 이른바 원룸 크기입니다.
좁은 방에 세간살이만 겨우 들여놓았습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우선 여기는 단절됐다는 거. 그것 때문에 더 무섭고 그런 부분이 있지만. 이번에 많이 개선된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그냥 아이들한테 재밌었어. 선생님하고 재밌었어 그런 선생님 되고 싶은 거죠."
오래 전부터 섬마을 선생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결한 이미지로 기억되어 왔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교사는 지역 사회에서 단순히 가르침을 주는 역할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인터뷰> 곽삼규(오천초등학교장) : "지역에 구비되지 않은 다양한 시설 같은 것이 있거든요. 지역 주민들이 많이 활용도 하시고 학교에 대한 일종의 의지라고 할까요? 기대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선생님들이 맡아 온 역할은 지금까지 제대로 인정받아 왔을까요?
삽시 분교장 김태환 선생님은 부임한지 1년이 넘었지만, 섬마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태환(삽시분교장) : "섬 분들에게 우리 같은 경우는 약간 외지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문화가 쉽게 좀 적응되기는 어렵죠. 마을분들하고 인사를 하고 서로 알음알음 알아가는 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런 부분들."
5년째 학부모운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은희씨.
학부모들에게 섬마을 선생님들은 고맙지만 깊은 정을 주기도 어려운 분들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은희(삽시분교 학부모 운영위원장) : "가족분들과 떨어져서 오셔가지고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데 오셔가지고 아기들 최대한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하니까 고맙죠. (주민들과) 마음이 통하고 이러신 분이 계시면 오래 계시면 좋겠는데. 섬지역 같은 경우는 2년 밖에 못 계세요. 다른데로 또 발령나서 가시거든요. 그게 좀 아쉽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서 벽지의 선생님들은 6천 5백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산어촌 벽지지역에 투자를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그런 계기로 삼지 않으면 이러한 환경시설문제는 결코 개선될 수 없다."
오늘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허술한 치안과 열악한 환경을 사명감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명감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건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녹취> 주민 :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일인데...."
<녹취>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남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오프닝>
전남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 이후 여전히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섬근무를 했던 교사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충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현재 전국 도서벽지에는 모두 6천 5백여명의 교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섬마을 주민들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섬마을 선생님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던 전남 신안군 섬마을을 찾았습니다.
현지 주민들과 선생님들 모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상상 못할 일이 일어났다며, 주민들은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녹취> 흑산도 주민(음성변조) : :말하기도 싫고, 신경쓰기도 싫어요. 화가 나가지고. 너무 화가 납디다.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일인데. 그러면 화가 안 나겄쏘."
사건이 일어난 후, 해당 지역 경찰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흑산도 경찰관(음성변조) : "그 분하고 (선생님하고) 같이 아침에 같이 나가고 그랬어요... 그 정신에 무얼할 수 있었겠어요... 주민 감정들이 다 (예민해서) 우리는 인원이 많으면 좋죠. 그런데 없는 것을 뭐 우리가 (어떻게.)"
주민들은 이번 성폭행 사건으로 지역 전체가 비난을 받고 생계마저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안승호(흑산도 예리1구 이장) : "여기 사시는 분들이 힘들게라도 고향을 지키면서 살려고 하고 있는데 이건 우리가 참 어떻게 보면 예기치 않은 이런 부분이 발생해가지고..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너무 힘들어요."
흑산도에서 배로 30분 가면 홍도가 있습니다.
이 곳에도 섬마을 학교가 있습니다.
홍도에서 태어나, 잠시 외지에 나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최경만 씨.
최 씨 기억에 섬마을 선생님들은 늘 존경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아주 어려운 존재로 지금도 저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이라고 그러면 육지에 계시는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존경심보다 조금이나마 더 깊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섬마을 선생님들이 상처 받고 섬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해지지 않을지 걱정했습니다.
<인터뷰> 최경만(홍도 개발위원장) : "교육적인 부분, 그 부분이 텀이 끊어져 버리면 악순환 고리로 넘어가버리면 애들이 두세명 밖에 안 남으면 선생님들이 없어지고 그러면 나머지도 없어지고, 계속 악순환이 되거든요."
섬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받는 도서벽지 수당은 한 달에 3만 원에서 6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섬에서 근무하면 승진 가산점을 주지만 혜택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전남 지역은 지난 2014년 말부터 굳이 도서지역에서 근무하지 않더라도 승진 가산점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 후 섬마을 근무를 기피 현상이 심해졌고 신규 임용 교사들이 떠밀리듯 섬마을로 부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선생님들은 말합니다.
이번 피해 여교사도 20대 초임교사입니다.
<녹취> 000(여교사/2016. 6. 4) : "관사가 약간 보안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섬 지역으로 가는 걸 많이 꺼려하는 편이죠."
<인터뷰> 장철순(충청남도 보령교육지원청 장학사) : "도서지역에 있는 선생님들한테는 뭔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딸 수 없는 인센티브를 줘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도 좀 능력있는 선생님들이 와서 아이들과 함께해서 우리아이들이 큰 꿈을 가꿀 수 있는 그러한 교육 환경을 좀 만들어주십사."
현재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470여 개 섬 가운데 경찰이 있는 곳은 모두 120여개로,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신안군도 백여개의 섬에 4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일부 섬에 한두명의 경찰이 근무하고 있을 뿐입니다.
<인터뷰> 이광석(목포경찰서 흑산파출소 경위) : "그 일 있고 나서 저희 홍도 분교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굉장히 긴장하면서 근무하고 있구요. 저희도 예전에 이쪽도 두 명이 교대 근무했는데 지금 현재 1인 근무하고 있거든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묵묵히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대천항에서 2시간 가량 배를 타고 도착한 삽시도.
해변가에 삽시 분교 전교생이 모여 체험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모두 11명입니다.
<녹취> 첫번째는 특이한 거, 두번째는 큰 거, 알았죠? 자 시작!
삽시 분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은 모두 3명, 윤완희 선생님은 섬에 들어온 지 이제 석달째입니다.
섬근무를 지원한 것은 윤 선생님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윤완희(삽시분교 선생님) : "많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많이 간직하고 있죠. 아이들은. 한번쯤 근무해보고 싶었어요. 섬이라는 곳에서도 근무해보고 싶었고. 그리고 아이들도 워낙 순수하고 이러니까 그 아이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관을 나름대로 펼칠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었구요."
섬 마을 학교 근무는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입니다.
<인터뷰> 강서정(삽시분교 학생) : "친구들이 같이 바닷가에 와가지고 여러 맛조개 잡는 것이 가장 좋아요..정말 좋은 선생님들이었는데 너무 일찍 가셔가지고 정말 아쉬운 점이 있어요.."
삽시 분교에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공을 잡고 던져요.
유치원생은 두 명.
<인터뷰> 이하은(삽시분교 유치원생) : "공부하기나 아니면 놀기나 아니면 게임하기나 아니면 구술을 붙여서 하는 거나. 그런게 다 좋아요. (유치원 오기 전에는) 심심했어요. (친구가 몇 명 있었으면 좋겠어?) 음. 세 명."
김선영 선생님도 올해 3월 파견돼 섬으로 왔습니다.
섬 아이들이 행여 육지 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을까 늘 마음이 쓰인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혹시라도 다급한 일이 있을 때 집에 저같은 경우도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이다보니까 무슨 일 있을 때 못나가고 이런 부분이 불편하죠. 활동을 하다보면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어요. 그때그때 수시로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이런 섬 같은 경우는 이런게 금방 저희가 가져올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집에 가서 목욕 깨끗이 해야 돼.
섬에서 교사 생활을 하려면 주말마다 일주일치 먹을 거리를 육지에서 준비해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주거 안전에 애로가 큽니다.
지어진 지 15년 된 관사에는 CCTV도 없습니다.
관사라고 해봐야 실제는 넓이가 30제곱미터 남짓한 이른바 원룸 크기입니다.
좁은 방에 세간살이만 겨우 들여놓았습니다.
<인터뷰> 김선영(삽시분교 유치원 교사) : "우선 여기는 단절됐다는 거. 그것 때문에 더 무섭고 그런 부분이 있지만. 이번에 많이 개선된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그냥 아이들한테 재밌었어. 선생님하고 재밌었어 그런 선생님 되고 싶은 거죠."
오래 전부터 섬마을 선생님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결한 이미지로 기억되어 왔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교사는 지역 사회에서 단순히 가르침을 주는 역할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인터뷰> 곽삼규(오천초등학교장) : "지역에 구비되지 않은 다양한 시설 같은 것이 있거든요. 지역 주민들이 많이 활용도 하시고 학교에 대한 일종의 의지라고 할까요? 기대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섬마을 학교와 선생님들이 맡아 온 역할은 지금까지 제대로 인정받아 왔을까요?
삽시 분교장 김태환 선생님은 부임한지 1년이 넘었지만, 섬마을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태환(삽시분교장) : "섬 분들에게 우리 같은 경우는 약간 외지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문화가 쉽게 좀 적응되기는 어렵죠. 마을분들하고 인사를 하고 서로 알음알음 알아가는 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런 부분들."
5년째 학부모운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유은희씨.
학부모들에게 섬마을 선생님들은 고맙지만 깊은 정을 주기도 어려운 분들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은희(삽시분교 학부모 운영위원장) : "가족분들과 떨어져서 오셔가지고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데 오셔가지고 아기들 최대한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하니까 고맙죠. (주민들과) 마음이 통하고 이러신 분이 계시면 오래 계시면 좋겠는데. 섬지역 같은 경우는 2년 밖에 못 계세요. 다른데로 또 발령나서 가시거든요. 그게 좀 아쉽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서 벽지의 선생님들은 6천 5백명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동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산어촌 벽지지역에 투자를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그런 계기로 삼지 않으면 이러한 환경시설문제는 결코 개선될 수 없다."
오늘도 섬마을 선생님들은 허술한 치안과 열악한 환경을 사명감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명감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건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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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혜 기자 grace3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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