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선 작업, 비용이냐 안전이냐
입력 2016.06.19 (22:56)
수정 2016.06.2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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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작업 근로자 : "내가 여기서 조금만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인터뷰> 한전 관계자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오프닝>
2만2천9백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 작업 현장에서 지난 5년 동안 10여명이 숨졌습니다.
고압선 작업은 항상 위험이 있기 마련이고 간간히 사고가 있었지만 전류 차단 없이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새로운 공법이 도입되고 인명 사고가 부쩍 늘었습니다.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철길 옆 10여 미터 상공.
전기 배전공들이 오래된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선생님, 혹시 전기가 얼마에요, 지금?) 이만이천볼트요! (혹시 전기가 흐르고 있는거에요?) 네네"
전기를 차단하지 않고 그대로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먼저 외부로 노출된 전선을 절연체로 꼼꼼히 가리는 안전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런 안전을 확보하는 작업에만 줄잡아 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녹취> "방호하는게 제일 신경쓰이죠. 이게 우리 생명을 살리는 거니까 방호를 제일 잘 해야죠."
지상에 있는 작업감독관으로부터도 수시로 안전 지시가 떨어집니다.
<녹취> "가운데를, 가운데를 좀 방호 좀 해주세요."
지금 제 뒤에는 낡은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현재 전선에 흐르는 전압이 22900볼트인데전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작업하고 있기에활선 공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선 공법이라고도 불리는 활선 공법은, 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노후 전선을 새로운 전선으로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22900볼트 전선 세 가닥 사이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전선 사이 간격은 50센티에서 70센티에 불과합니다.
두꺼운 고무장갑과 고무소매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두터운 장비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하다 보면 온 몸이 흠뻑 땀에 젖게 돼 보호 장비를 착용해도 몸으로 전기가 전달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근로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배전공 : "전기선들 사이에 근처 30센티만 가도 온몸에 전기가 오는 느낌이 나거든요. 세게 때릴 때는 사람이 꼬집는다 싶을 정도로 그런 느낌이 나죠."
<녹취> 배전 작업자 : "그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작업을 하죠. 내가 여기서 조금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47살 양모 씨는 지난 2월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던 중 감전 사고를 당했습니다.
왼쪽 팔과 가슴, 하반신 등 온몸 곳곳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양모 씨 : " 작업을 하다가 이렇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빵하고 쓰러졌다...그런데 그 와중에도 다른 사람이 저를 구하려고 올라왔을 때 제가 기절을 한 건 아니래요. 몸에 옷에 불이 붙어가지고 제가 끄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막 뜨겁다고 하면서..그런데 그런 건 전혀 기억을 못하죠."
벌써 넉 달째 화상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양 씨는 그나마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양모 씨 : "일단 가장 천만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신체에 대한 훼손이 없잖아요 저는...고압에 의한 통전 그러면 대부분이 신체 한 부분이 훼손이 되죠. 팔을 절단한다든가 다리를 절단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전선 교체 작업은 한국전력이 발주하고 실제 작업은 협력업체가 수행합니다.
한국전력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입니다.
지난 5년간 송배전공사 중에 감전사고로 13명이 숨졌고 140명이 다쳤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한전측은 재검토 결과 사망자 수 집계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변영숙(한전 배전처 차장) : "저희가 확인해보니까 13명은 지금 논하고 있는 활선작업 이외에 휴전 작업 등 여러 작업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작업을 다 포함해서 13명이었고요. 순수 전기가 흐르는 전력선 부근에서 작업하는 활선 작업에 의해서는 6명 정도 감전재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규정대로 안전조치를 했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그렇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배전공들은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방식 자체가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그전에 하던 공사는 고압을 잠깐만 만지고 다시 죽어 있는 전선을 만지는 이런 거라 안전성이 보장됐었는데 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면서부터는 활선 상태만 계속 유지되니까 피로도랑 위험도가 너무 높다는 거죠."
배전공들은 인력 부족도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한전 협력업체가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확보해야 하는 의무 고용 인원수는 지난 2004년 11명에서 2013년 7명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인원이 4명이 일할 것을 2명이서 일을 한단 말이에요. 그럼 일이 배로 늘어나는데 쉬면서 일할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원래 교대로 작업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종일 활선 작업에 8시간-9시간 투자해서 작업을 해야 되니까 집중도도 떨어지고 위험하고...."
한전 측은 장비와 공구가 발전했고, 신공법 개발 등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된데다 작업량도 감소했기 때문에 의무고용인원수를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협력업체의 연간 수, 그리고 기타 요인들하고 다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매년 2년마다 갱신되는 단가 계획 제도에 있어서 인원이 변동이 있는 건 맞는데 일부러 줄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충청북도에 위치한 한 전기회사.
지난 2001년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전선 교체작업을 할 수 있는 활선 공법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당시 기존 공법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부가 인증하는 신기술로 지정됐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실제 적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한전 내부 평가도 통과했습니다.
<녹취> 00전기 관계자 : "전력기술협회, 공사협회, 여러 기관을 불러서 자체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이 공법을 시연을 보였어요. 자 이거 과연 적용성이 있겠는가? 통과했어요."
활선공법에 대한 당시 한전의 내부 평가 보고서입니다.
현장 적용 타당성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는 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작업자 안전성 항목은 '우수'보다 한단계 낮은 '양호' 등급을 받았고 그보다 한단계 낮은 '보통' 등급을 준 심사위원도 있었습니다.
전기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작업하므로 기존의 공법보다 안전성면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전기공사협회에서 운영하는 한국 전기산업연구원이 2012년 지난 8년 동안의 전기관련 사고 2천여 건을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활선 공법은 전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공법에 비해 2배 가까운 재해율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을 위해 작업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전선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라는 그 공법 자체는 국내에서 개발된 신기술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그런 공법은 사실 없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부터 전국 공사 현장에서 이 활선 공법이 전면 사용됐습니다.
비용이 20~30% 줄어들고 정전시간이 대폭 줄어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활선 공법으로 시행한 공사는 대략 9만여 건, 공사 금액으로는 2천3백억 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이 공법을 개발한 전기회사는 전체 공사금액의 20%에 달하는 466억 원을 기술 사용료 명목으로 벌었습니다.
<녹취> OO전기 관계자 : "보시다시피 다른데 놀때 우리는 R&D 분야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한 사람들이에요. 시설을 봐요. 여기 뿐만이 아니야. 저기 공장에 가면 지금도 새로운 것 만들었다 부셨다 하는 비용이 1년이면 10억에서 20억이 들어가요."
취재가 시작된 후 지난 10일, 한국전력은 감전 위험이 있는 활선공법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이틀 후 작업 중 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이번에는 활선 공법을 전면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사람의 인명중시라든지 사람이 우선하는 그런 문화, 그런 데에 더 가치를 둬야하는 것이 아닌가..저희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 그런 판단 하에 공법에 대한 정책을 좀 새롭게 인식을 바꿔야 되지 않나..."
한전은 앞으로 5년 동안 2천억 원을 투자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작업 근로자 : "내가 여기서 조금만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인터뷰> 한전 관계자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오프닝>
2만2천9백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 작업 현장에서 지난 5년 동안 10여명이 숨졌습니다.
고압선 작업은 항상 위험이 있기 마련이고 간간히 사고가 있었지만 전류 차단 없이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새로운 공법이 도입되고 인명 사고가 부쩍 늘었습니다.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철길 옆 10여 미터 상공.
전기 배전공들이 오래된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선생님, 혹시 전기가 얼마에요, 지금?) 이만이천볼트요! (혹시 전기가 흐르고 있는거에요?) 네네"
전기를 차단하지 않고 그대로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먼저 외부로 노출된 전선을 절연체로 꼼꼼히 가리는 안전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런 안전을 확보하는 작업에만 줄잡아 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녹취> "방호하는게 제일 신경쓰이죠. 이게 우리 생명을 살리는 거니까 방호를 제일 잘 해야죠."
지상에 있는 작업감독관으로부터도 수시로 안전 지시가 떨어집니다.
<녹취> "가운데를, 가운데를 좀 방호 좀 해주세요."
지금 제 뒤에는 낡은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현재 전선에 흐르는 전압이 22900볼트인데전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작업하고 있기에활선 공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선 공법이라고도 불리는 활선 공법은, 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노후 전선을 새로운 전선으로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22900볼트 전선 세 가닥 사이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전선 사이 간격은 50센티에서 70센티에 불과합니다.
두꺼운 고무장갑과 고무소매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두터운 장비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하다 보면 온 몸이 흠뻑 땀에 젖게 돼 보호 장비를 착용해도 몸으로 전기가 전달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근로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배전공 : "전기선들 사이에 근처 30센티만 가도 온몸에 전기가 오는 느낌이 나거든요. 세게 때릴 때는 사람이 꼬집는다 싶을 정도로 그런 느낌이 나죠."
<녹취> 배전 작업자 : "그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작업을 하죠. 내가 여기서 조금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47살 양모 씨는 지난 2월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던 중 감전 사고를 당했습니다.
왼쪽 팔과 가슴, 하반신 등 온몸 곳곳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양모 씨 : " 작업을 하다가 이렇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빵하고 쓰러졌다...그런데 그 와중에도 다른 사람이 저를 구하려고 올라왔을 때 제가 기절을 한 건 아니래요. 몸에 옷에 불이 붙어가지고 제가 끄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막 뜨겁다고 하면서..그런데 그런 건 전혀 기억을 못하죠."
벌써 넉 달째 화상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양 씨는 그나마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양모 씨 : "일단 가장 천만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신체에 대한 훼손이 없잖아요 저는...고압에 의한 통전 그러면 대부분이 신체 한 부분이 훼손이 되죠. 팔을 절단한다든가 다리를 절단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전선 교체 작업은 한국전력이 발주하고 실제 작업은 협력업체가 수행합니다.
한국전력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입니다.
지난 5년간 송배전공사 중에 감전사고로 13명이 숨졌고 140명이 다쳤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한전측은 재검토 결과 사망자 수 집계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변영숙(한전 배전처 차장) : "저희가 확인해보니까 13명은 지금 논하고 있는 활선작업 이외에 휴전 작업 등 여러 작업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작업을 다 포함해서 13명이었고요. 순수 전기가 흐르는 전력선 부근에서 작업하는 활선 작업에 의해서는 6명 정도 감전재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규정대로 안전조치를 했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그렇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배전공들은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방식 자체가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그전에 하던 공사는 고압을 잠깐만 만지고 다시 죽어 있는 전선을 만지는 이런 거라 안전성이 보장됐었는데 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면서부터는 활선 상태만 계속 유지되니까 피로도랑 위험도가 너무 높다는 거죠."
배전공들은 인력 부족도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한전 협력업체가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확보해야 하는 의무 고용 인원수는 지난 2004년 11명에서 2013년 7명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인원이 4명이 일할 것을 2명이서 일을 한단 말이에요. 그럼 일이 배로 늘어나는데 쉬면서 일할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원래 교대로 작업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종일 활선 작업에 8시간-9시간 투자해서 작업을 해야 되니까 집중도도 떨어지고 위험하고...."
한전 측은 장비와 공구가 발전했고, 신공법 개발 등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된데다 작업량도 감소했기 때문에 의무고용인원수를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협력업체의 연간 수, 그리고 기타 요인들하고 다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매년 2년마다 갱신되는 단가 계획 제도에 있어서 인원이 변동이 있는 건 맞는데 일부러 줄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충청북도에 위치한 한 전기회사.
지난 2001년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전선 교체작업을 할 수 있는 활선 공법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당시 기존 공법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부가 인증하는 신기술로 지정됐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실제 적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한전 내부 평가도 통과했습니다.
<녹취> 00전기 관계자 : "전력기술협회, 공사협회, 여러 기관을 불러서 자체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이 공법을 시연을 보였어요. 자 이거 과연 적용성이 있겠는가? 통과했어요."
활선공법에 대한 당시 한전의 내부 평가 보고서입니다.
현장 적용 타당성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는 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작업자 안전성 항목은 '우수'보다 한단계 낮은 '양호' 등급을 받았고 그보다 한단계 낮은 '보통' 등급을 준 심사위원도 있었습니다.
전기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작업하므로 기존의 공법보다 안전성면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전기공사협회에서 운영하는 한국 전기산업연구원이 2012년 지난 8년 동안의 전기관련 사고 2천여 건을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활선 공법은 전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공법에 비해 2배 가까운 재해율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을 위해 작업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전선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라는 그 공법 자체는 국내에서 개발된 신기술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그런 공법은 사실 없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부터 전국 공사 현장에서 이 활선 공법이 전면 사용됐습니다.
비용이 20~30% 줄어들고 정전시간이 대폭 줄어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활선 공법으로 시행한 공사는 대략 9만여 건, 공사 금액으로는 2천3백억 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이 공법을 개발한 전기회사는 전체 공사금액의 20%에 달하는 466억 원을 기술 사용료 명목으로 벌었습니다.
<녹취> OO전기 관계자 : "보시다시피 다른데 놀때 우리는 R&D 분야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한 사람들이에요. 시설을 봐요. 여기 뿐만이 아니야. 저기 공장에 가면 지금도 새로운 것 만들었다 부셨다 하는 비용이 1년이면 10억에서 20억이 들어가요."
취재가 시작된 후 지난 10일, 한국전력은 감전 위험이 있는 활선공법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이틀 후 작업 중 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이번에는 활선 공법을 전면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사람의 인명중시라든지 사람이 우선하는 그런 문화, 그런 데에 더 가치를 둬야하는 것이 아닌가..저희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 그런 판단 하에 공법에 대한 정책을 좀 새롭게 인식을 바꿔야 되지 않나..."
한전은 앞으로 5년 동안 2천억 원을 투자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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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압선 작업, 비용이냐 안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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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6-19 23:14:13
- 수정2016-06-20 01:42:33

<프롤로그>
<녹취> 작업 근로자 : "내가 여기서 조금만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인터뷰> 한전 관계자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오프닝>
2만2천9백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 작업 현장에서 지난 5년 동안 10여명이 숨졌습니다.
고압선 작업은 항상 위험이 있기 마련이고 간간히 사고가 있었지만 전류 차단 없이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새로운 공법이 도입되고 인명 사고가 부쩍 늘었습니다.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철길 옆 10여 미터 상공.
전기 배전공들이 오래된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선생님, 혹시 전기가 얼마에요, 지금?) 이만이천볼트요! (혹시 전기가 흐르고 있는거에요?) 네네"
전기를 차단하지 않고 그대로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먼저 외부로 노출된 전선을 절연체로 꼼꼼히 가리는 안전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런 안전을 확보하는 작업에만 줄잡아 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녹취> "방호하는게 제일 신경쓰이죠. 이게 우리 생명을 살리는 거니까 방호를 제일 잘 해야죠."
지상에 있는 작업감독관으로부터도 수시로 안전 지시가 떨어집니다.
<녹취> "가운데를, 가운데를 좀 방호 좀 해주세요."
지금 제 뒤에는 낡은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현재 전선에 흐르는 전압이 22900볼트인데전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작업하고 있기에활선 공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선 공법이라고도 불리는 활선 공법은, 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노후 전선을 새로운 전선으로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22900볼트 전선 세 가닥 사이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전선 사이 간격은 50센티에서 70센티에 불과합니다.
두꺼운 고무장갑과 고무소매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두터운 장비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하다 보면 온 몸이 흠뻑 땀에 젖게 돼 보호 장비를 착용해도 몸으로 전기가 전달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근로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배전공 : "전기선들 사이에 근처 30센티만 가도 온몸에 전기가 오는 느낌이 나거든요. 세게 때릴 때는 사람이 꼬집는다 싶을 정도로 그런 느낌이 나죠."
<녹취> 배전 작업자 : "그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작업을 하죠. 내가 여기서 조금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47살 양모 씨는 지난 2월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던 중 감전 사고를 당했습니다.
왼쪽 팔과 가슴, 하반신 등 온몸 곳곳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양모 씨 : " 작업을 하다가 이렇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빵하고 쓰러졌다...그런데 그 와중에도 다른 사람이 저를 구하려고 올라왔을 때 제가 기절을 한 건 아니래요. 몸에 옷에 불이 붙어가지고 제가 끄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막 뜨겁다고 하면서..그런데 그런 건 전혀 기억을 못하죠."
벌써 넉 달째 화상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양 씨는 그나마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양모 씨 : "일단 가장 천만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신체에 대한 훼손이 없잖아요 저는...고압에 의한 통전 그러면 대부분이 신체 한 부분이 훼손이 되죠. 팔을 절단한다든가 다리를 절단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전선 교체 작업은 한국전력이 발주하고 실제 작업은 협력업체가 수행합니다.
한국전력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입니다.
지난 5년간 송배전공사 중에 감전사고로 13명이 숨졌고 140명이 다쳤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한전측은 재검토 결과 사망자 수 집계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변영숙(한전 배전처 차장) : "저희가 확인해보니까 13명은 지금 논하고 있는 활선작업 이외에 휴전 작업 등 여러 작업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작업을 다 포함해서 13명이었고요. 순수 전기가 흐르는 전력선 부근에서 작업하는 활선 작업에 의해서는 6명 정도 감전재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규정대로 안전조치를 했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그렇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배전공들은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방식 자체가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그전에 하던 공사는 고압을 잠깐만 만지고 다시 죽어 있는 전선을 만지는 이런 거라 안전성이 보장됐었는데 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면서부터는 활선 상태만 계속 유지되니까 피로도랑 위험도가 너무 높다는 거죠."
배전공들은 인력 부족도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한전 협력업체가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확보해야 하는 의무 고용 인원수는 지난 2004년 11명에서 2013년 7명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인원이 4명이 일할 것을 2명이서 일을 한단 말이에요. 그럼 일이 배로 늘어나는데 쉬면서 일할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원래 교대로 작업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종일 활선 작업에 8시간-9시간 투자해서 작업을 해야 되니까 집중도도 떨어지고 위험하고...."
한전 측은 장비와 공구가 발전했고, 신공법 개발 등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된데다 작업량도 감소했기 때문에 의무고용인원수를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협력업체의 연간 수, 그리고 기타 요인들하고 다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매년 2년마다 갱신되는 단가 계획 제도에 있어서 인원이 변동이 있는 건 맞는데 일부러 줄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충청북도에 위치한 한 전기회사.
지난 2001년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전선 교체작업을 할 수 있는 활선 공법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당시 기존 공법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부가 인증하는 신기술로 지정됐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실제 적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한전 내부 평가도 통과했습니다.
<녹취> 00전기 관계자 : "전력기술협회, 공사협회, 여러 기관을 불러서 자체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이 공법을 시연을 보였어요. 자 이거 과연 적용성이 있겠는가? 통과했어요."
활선공법에 대한 당시 한전의 내부 평가 보고서입니다.
현장 적용 타당성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는 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작업자 안전성 항목은 '우수'보다 한단계 낮은 '양호' 등급을 받았고 그보다 한단계 낮은 '보통' 등급을 준 심사위원도 있었습니다.
전기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작업하므로 기존의 공법보다 안전성면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전기공사협회에서 운영하는 한국 전기산업연구원이 2012년 지난 8년 동안의 전기관련 사고 2천여 건을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활선 공법은 전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공법에 비해 2배 가까운 재해율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을 위해 작업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전선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라는 그 공법 자체는 국내에서 개발된 신기술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그런 공법은 사실 없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부터 전국 공사 현장에서 이 활선 공법이 전면 사용됐습니다.
비용이 20~30% 줄어들고 정전시간이 대폭 줄어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활선 공법으로 시행한 공사는 대략 9만여 건, 공사 금액으로는 2천3백억 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이 공법을 개발한 전기회사는 전체 공사금액의 20%에 달하는 466억 원을 기술 사용료 명목으로 벌었습니다.
<녹취> OO전기 관계자 : "보시다시피 다른데 놀때 우리는 R&D 분야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한 사람들이에요. 시설을 봐요. 여기 뿐만이 아니야. 저기 공장에 가면 지금도 새로운 것 만들었다 부셨다 하는 비용이 1년이면 10억에서 20억이 들어가요."
취재가 시작된 후 지난 10일, 한국전력은 감전 위험이 있는 활선공법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이틀 후 작업 중 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이번에는 활선 공법을 전면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사람의 인명중시라든지 사람이 우선하는 그런 문화, 그런 데에 더 가치를 둬야하는 것이 아닌가..저희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 그런 판단 하에 공법에 대한 정책을 좀 새롭게 인식을 바꿔야 되지 않나..."
한전은 앞으로 5년 동안 2천억 원을 투자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작업 근로자 : "내가 여기서 조금만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인터뷰> 한전 관계자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오프닝>
2만2천9백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고압선 작업 현장에서 지난 5년 동안 10여명이 숨졌습니다.
고압선 작업은 항상 위험이 있기 마련이고 간간히 사고가 있었지만 전류 차단 없이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새로운 공법이 도입되고 인명 사고가 부쩍 늘었습니다.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철길 옆 10여 미터 상공.
전기 배전공들이 오래된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선생님, 혹시 전기가 얼마에요, 지금?) 이만이천볼트요! (혹시 전기가 흐르고 있는거에요?) 네네"
전기를 차단하지 않고 그대로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먼저 외부로 노출된 전선을 절연체로 꼼꼼히 가리는 안전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런 안전을 확보하는 작업에만 줄잡아 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녹취> "방호하는게 제일 신경쓰이죠. 이게 우리 생명을 살리는 거니까 방호를 제일 잘 해야죠."
지상에 있는 작업감독관으로부터도 수시로 안전 지시가 떨어집니다.
<녹취> "가운데를, 가운데를 좀 방호 좀 해주세요."
지금 제 뒤에는 낡은 전선을 새 전선으로 교환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현재 전선에 흐르는 전압이 22900볼트인데전기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작업하고 있기에활선 공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선 공법이라고도 불리는 활선 공법은, 전류가 흐르고 있는 상태에서 노후 전선을 새로운 전선으로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22900볼트 전선 세 가닥 사이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전선 사이 간격은 50센티에서 70센티에 불과합니다.
두꺼운 고무장갑과 고무소매 등 보호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두터운 장비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하다 보면 온 몸이 흠뻑 땀에 젖게 돼 보호 장비를 착용해도 몸으로 전기가 전달되는 것이 느껴진다고 근로자들은 말합니다.
<녹취> 배전공 : "전기선들 사이에 근처 30센티만 가도 온몸에 전기가 오는 느낌이 나거든요. 세게 때릴 때는 사람이 꼬집는다 싶을 정도로 그런 느낌이 나죠."
<녹취> 배전 작업자 : "그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작업을 하죠. 내가 여기서 조금 실수하면 내 몸에 불이 붙을 수도 있고 손발이 잘릴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47살 양모 씨는 지난 2월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던 중 감전 사고를 당했습니다.
왼쪽 팔과 가슴, 하반신 등 온몸 곳곳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녹취> 양모 씨 : " 작업을 하다가 이렇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빵하고 쓰러졌다...그런데 그 와중에도 다른 사람이 저를 구하려고 올라왔을 때 제가 기절을 한 건 아니래요. 몸에 옷에 불이 붙어가지고 제가 끄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막 뜨겁다고 하면서..그런데 그런 건 전혀 기억을 못하죠."
벌써 넉 달째 화상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양 씨는 그나마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양모 씨 : "일단 가장 천만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신체에 대한 훼손이 없잖아요 저는...고압에 의한 통전 그러면 대부분이 신체 한 부분이 훼손이 되죠. 팔을 절단한다든가 다리를 절단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전선 교체 작업은 한국전력이 발주하고 실제 작업은 협력업체가 수행합니다.
한국전력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입니다.
지난 5년간 송배전공사 중에 감전사고로 13명이 숨졌고 140명이 다쳤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한전측은 재검토 결과 사망자 수 집계에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변영숙(한전 배전처 차장) : "저희가 확인해보니까 13명은 지금 논하고 있는 활선작업 이외에 휴전 작업 등 여러 작업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작업을 다 포함해서 13명이었고요. 순수 전기가 흐르는 전력선 부근에서 작업하는 활선 작업에 의해서는 6명 정도 감전재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규정대로 안전조치를 했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표준 작업 절차에서 다 정해진 것에 따라 하면 크게 안전 사고가 이어지지 않겠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그렇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배전공들은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방식 자체가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그전에 하던 공사는 고압을 잠깐만 만지고 다시 죽어 있는 전선을 만지는 이런 거라 안전성이 보장됐었는데 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면서부터는 활선 상태만 계속 유지되니까 피로도랑 위험도가 너무 높다는 거죠."
배전공들은 인력 부족도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한전 협력업체가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확보해야 하는 의무 고용 인원수는 지난 2004년 11명에서 2013년 7명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뷰> 석원희(전기원 노조위원장) : "인원이 4명이 일할 것을 2명이서 일을 한단 말이에요. 그럼 일이 배로 늘어나는데 쉬면서 일할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원래 교대로 작업을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종일 활선 작업에 8시간-9시간 투자해서 작업을 해야 되니까 집중도도 떨어지고 위험하고...."
한전 측은 장비와 공구가 발전했고, 신공법 개발 등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된데다 작업량도 감소했기 때문에 의무고용인원수를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협력업체의 연간 수, 그리고 기타 요인들하고 다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매년 2년마다 갱신되는 단가 계획 제도에 있어서 인원이 변동이 있는 건 맞는데 일부러 줄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충청북도에 위치한 한 전기회사.
지난 2001년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전선 교체작업을 할 수 있는 활선 공법을 개발한 회사입니다.
당시 기존 공법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부가 인증하는 신기술로 지정됐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실제 적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한전 내부 평가도 통과했습니다.
<녹취> 00전기 관계자 : "전력기술협회, 공사협회, 여러 기관을 불러서 자체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이 공법을 시연을 보였어요. 자 이거 과연 적용성이 있겠는가? 통과했어요."
활선공법에 대한 당시 한전의 내부 평가 보고서입니다.
현장 적용 타당성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는 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작업자 안전성 항목은 '우수'보다 한단계 낮은 '양호' 등급을 받았고 그보다 한단계 낮은 '보통' 등급을 준 심사위원도 있었습니다.
전기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작업하므로 기존의 공법보다 안전성면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전기공사협회에서 운영하는 한국 전기산업연구원이 2012년 지난 8년 동안의 전기관련 사고 2천여 건을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활선 공법은 전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공법에 비해 2배 가까운 재해율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안전을 위해 작업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전선이선공법(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이라는 그 공법 자체는 국내에서 개발된 신기술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그런 공법은 사실 없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부터 전국 공사 현장에서 이 활선 공법이 전면 사용됐습니다.
비용이 20~30% 줄어들고 정전시간이 대폭 줄어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활선 공법으로 시행한 공사는 대략 9만여 건, 공사 금액으로는 2천3백억 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이 공법을 개발한 전기회사는 전체 공사금액의 20%에 달하는 466억 원을 기술 사용료 명목으로 벌었습니다.
<녹취> OO전기 관계자 : "보시다시피 다른데 놀때 우리는 R&D 분야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투자한 사람들이에요. 시설을 봐요. 여기 뿐만이 아니야. 저기 공장에 가면 지금도 새로운 것 만들었다 부셨다 하는 비용이 1년이면 10억에서 20억이 들어가요."
취재가 시작된 후 지난 10일, 한국전력은 감전 위험이 있는 활선공법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이틀 후 작업 중 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이번에는 활선 공법을 전면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전시식(배전운영부장) : "사람의 인명중시라든지 사람이 우선하는 그런 문화, 그런 데에 더 가치를 둬야하는 것이 아닌가..저희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 그런 판단 하에 공법에 대한 정책을 좀 새롭게 인식을 바꿔야 되지 않나..."
한전은 앞으로 5년 동안 2천억 원을 투자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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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영 기자 lotte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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