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뉴델리는 초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발표에서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로 등극했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53㎍/㎥라고 한다. 물론 이 같은 수치만으로는 오염도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인도에서 2년 이상 체류한 여성 주재원 A 씨의 경우 겨울에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 호흡이 힘들어지는 알레르기 현상으로 병원에서 급히 치료를 받았다. 의사의 말로는 무언가 먼지 안에 있는 성분이 폐를 붓게 하였다는 것인데, 이런 이유로 병원 신세를 진 경험이 한국이나 유럽에선 한 번도 없었던 건강한 30대 여성이었기 때문에 주위 한국인들도 놀랐다. 에어컨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안구건조증이나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주재원들도 많다.
요즘 뉴델리는 가끔 비가 내리는 한 여름철이어서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일 년 가운데 덜한 시기다. 그런데 타지마할 변색 문제를 위해서 방문한 아그라의 경우 사정이 달랐다. 공기의 오염도가 화장장이나 강가 빨래터와 가까워질수록 심각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근 호텔에서 나오는 세탁물을 처리하는 강가 빨래터는 낮인데도 사람들도 붐볐다. 아그라 주민들은 호텔 침구들이 모두 흰색이다 보니 표백성분이 있는 세제를 물에 풀어서 빨래했다. 또 통에 받아놓은 물을 가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세탁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들인데, 물통을 가열하기 위해 태우는 고체연료와 쓰레기들이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환경단체 변호사의 말대로 성분을 알 수 없는 연기였는데, 주민들 옆에서 잠시 질문을 주고받고 취재하는 사이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놀라운 것은 뉴델리에서 같이 내려간 현지인 카메라맨등 직원들은 눈이 맵다는 말도 없이 멀쩡하게 잘 다니고 취재를 마쳤다는 점이다. 외국인인 기자만 한동안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까지 고스란히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최근 델리의 초미세먼지가 줄었고 WHO 집계 오염도 순위도 낮아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위에서 11위로 순위가 낮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10위권 안에 있는 도시들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인 데다 인구 밀집 지역도 아니라는 점에서 델리는 여전히 상위권에 들어있는 셈이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요즘 사람의 건강에 가장 해로운 오염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경계를 늦춰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 천식, 만성 폐 질환을 일으키는 등 도시인의 평균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뉴델리는 올해부터 경유 택시 운행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등 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도 대법원은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배기량 2000 ㏄ 이상 경유 승용차와 SUV의 신규 등록을 잠정 중단시키는 조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치들이 무언가 변화를 이끌어오기에는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특히 한국에서 나온 주재원들은 이런 대기오염 때문에 사무실이나 집에 공기청정기를 여러 대 설치해두기도 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공기청정기를 무료로 지급해주기는 하는데, 소모성 필터는 개인 비용으로 사야 한다고 한다. 이런 힘든 조건에서 열심히 일하는 주재원들에게 조금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개선조치가 한국과 인도에서 빨리 취해지기를 기대해본다(끝)
[연관 기사]☞ [현장] 인도 타지마할 각종 오염에 몸살
인도에서 2년 이상 체류한 여성 주재원 A 씨의 경우 겨울에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 호흡이 힘들어지는 알레르기 현상으로 병원에서 급히 치료를 받았다. 의사의 말로는 무언가 먼지 안에 있는 성분이 폐를 붓게 하였다는 것인데, 이런 이유로 병원 신세를 진 경험이 한국이나 유럽에선 한 번도 없었던 건강한 30대 여성이었기 때문에 주위 한국인들도 놀랐다. 에어컨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안구건조증이나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주재원들도 많다.
요즘 뉴델리는 가끔 비가 내리는 한 여름철이어서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일 년 가운데 덜한 시기다. 그런데 타지마할 변색 문제를 위해서 방문한 아그라의 경우 사정이 달랐다. 공기의 오염도가 화장장이나 강가 빨래터와 가까워질수록 심각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근 호텔에서 나오는 세탁물을 처리하는 강가 빨래터는 낮인데도 사람들도 붐볐다. 아그라 주민들은 호텔 침구들이 모두 흰색이다 보니 표백성분이 있는 세제를 물에 풀어서 빨래했다. 또 통에 받아놓은 물을 가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세탁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들인데, 물통을 가열하기 위해 태우는 고체연료와 쓰레기들이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환경단체 변호사의 말대로 성분을 알 수 없는 연기였는데, 주민들 옆에서 잠시 질문을 주고받고 취재하는 사이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놀라운 것은 뉴델리에서 같이 내려간 현지인 카메라맨등 직원들은 눈이 맵다는 말도 없이 멀쩡하게 잘 다니고 취재를 마쳤다는 점이다. 외국인인 기자만 한동안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까지 고스란히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최근 델리의 초미세먼지가 줄었고 WHO 집계 오염도 순위도 낮아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위에서 11위로 순위가 낮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10위권 안에 있는 도시들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인 데다 인구 밀집 지역도 아니라는 점에서 델리는 여전히 상위권에 들어있는 셈이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요즘 사람의 건강에 가장 해로운 오염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경계를 늦춰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 천식, 만성 폐 질환을 일으키는 등 도시인의 평균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뉴델리는 올해부터 경유 택시 운행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등 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도 대법원은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배기량 2000 ㏄ 이상 경유 승용차와 SUV의 신규 등록을 잠정 중단시키는 조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치들이 무언가 변화를 이끌어오기에는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특히 한국에서 나온 주재원들은 이런 대기오염 때문에 사무실이나 집에 공기청정기를 여러 대 설치해두기도 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공기청정기를 무료로 지급해주기는 하는데, 소모성 필터는 개인 비용으로 사야 한다고 한다. 이런 힘든 조건에서 열심히 일하는 주재원들에게 조금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개선조치가 한국과 인도에서 빨리 취해지기를 기대해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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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눈물”…기자 혼자 눈물을 흘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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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6-21 18:17:24

인도 뉴델리는 초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발표에서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로 등극했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53㎍/㎥라고 한다. 물론 이 같은 수치만으로는 오염도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인도에서 2년 이상 체류한 여성 주재원 A 씨의 경우 겨울에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 호흡이 힘들어지는 알레르기 현상으로 병원에서 급히 치료를 받았다. 의사의 말로는 무언가 먼지 안에 있는 성분이 폐를 붓게 하였다는 것인데, 이런 이유로 병원 신세를 진 경험이 한국이나 유럽에선 한 번도 없었던 건강한 30대 여성이었기 때문에 주위 한국인들도 놀랐다. 에어컨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안구건조증이나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주재원들도 많다.
요즘 뉴델리는 가끔 비가 내리는 한 여름철이어서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일 년 가운데 덜한 시기다. 그런데 타지마할 변색 문제를 위해서 방문한 아그라의 경우 사정이 달랐다. 공기의 오염도가 화장장이나 강가 빨래터와 가까워질수록 심각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근 호텔에서 나오는 세탁물을 처리하는 강가 빨래터는 낮인데도 사람들도 붐볐다. 아그라 주민들은 호텔 침구들이 모두 흰색이다 보니 표백성분이 있는 세제를 물에 풀어서 빨래했다. 또 통에 받아놓은 물을 가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세탁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들인데, 물통을 가열하기 위해 태우는 고체연료와 쓰레기들이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환경단체 변호사의 말대로 성분을 알 수 없는 연기였는데, 주민들 옆에서 잠시 질문을 주고받고 취재하는 사이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놀라운 것은 뉴델리에서 같이 내려간 현지인 카메라맨등 직원들은 눈이 맵다는 말도 없이 멀쩡하게 잘 다니고 취재를 마쳤다는 점이다. 외국인인 기자만 한동안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까지 고스란히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최근 델리의 초미세먼지가 줄었고 WHO 집계 오염도 순위도 낮아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위에서 11위로 순위가 낮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10위권 안에 있는 도시들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인 데다 인구 밀집 지역도 아니라는 점에서 델리는 여전히 상위권에 들어있는 셈이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요즘 사람의 건강에 가장 해로운 오염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경계를 늦춰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 천식, 만성 폐 질환을 일으키는 등 도시인의 평균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뉴델리는 올해부터 경유 택시 운행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등 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도 대법원은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배기량 2000 ㏄ 이상 경유 승용차와 SUV의 신규 등록을 잠정 중단시키는 조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치들이 무언가 변화를 이끌어오기에는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특히 한국에서 나온 주재원들은 이런 대기오염 때문에 사무실이나 집에 공기청정기를 여러 대 설치해두기도 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공기청정기를 무료로 지급해주기는 하는데, 소모성 필터는 개인 비용으로 사야 한다고 한다. 이런 힘든 조건에서 열심히 일하는 주재원들에게 조금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개선조치가 한국과 인도에서 빨리 취해지기를 기대해본다(끝)
[연관 기사]☞ [현장] 인도 타지마할 각종 오염에 몸살
인도에서 2년 이상 체류한 여성 주재원 A 씨의 경우 겨울에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 호흡이 힘들어지는 알레르기 현상으로 병원에서 급히 치료를 받았다. 의사의 말로는 무언가 먼지 안에 있는 성분이 폐를 붓게 하였다는 것인데, 이런 이유로 병원 신세를 진 경험이 한국이나 유럽에선 한 번도 없었던 건강한 30대 여성이었기 때문에 주위 한국인들도 놀랐다. 에어컨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안구건조증이나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주재원들도 많다.
요즘 뉴델리는 가끔 비가 내리는 한 여름철이어서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이 일 년 가운데 덜한 시기다. 그런데 타지마할 변색 문제를 위해서 방문한 아그라의 경우 사정이 달랐다. 공기의 오염도가 화장장이나 강가 빨래터와 가까워질수록 심각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인근 호텔에서 나오는 세탁물을 처리하는 강가 빨래터는 낮인데도 사람들도 붐볐다. 아그라 주민들은 호텔 침구들이 모두 흰색이다 보니 표백성분이 있는 세제를 물에 풀어서 빨래했다. 또 통에 받아놓은 물을 가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세탁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들인데, 물통을 가열하기 위해 태우는 고체연료와 쓰레기들이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환경단체 변호사의 말대로 성분을 알 수 없는 연기였는데, 주민들 옆에서 잠시 질문을 주고받고 취재하는 사이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놀라운 것은 뉴델리에서 같이 내려간 현지인 카메라맨등 직원들은 눈이 맵다는 말도 없이 멀쩡하게 잘 다니고 취재를 마쳤다는 점이다. 외국인인 기자만 한동안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까지 고스란히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최근 델리의 초미세먼지가 줄었고 WHO 집계 오염도 순위도 낮아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1위에서 11위로 순위가 낮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10위권 안에 있는 도시들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인 데다 인구 밀집 지역도 아니라는 점에서 델리는 여전히 상위권에 들어있는 셈이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요즘 사람의 건강에 가장 해로운 오염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경계를 늦춰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 천식, 만성 폐 질환을 일으키는 등 도시인의 평균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뉴델리는 올해부터 경유 택시 운행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등 개선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도 대법원은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배기량 2000 ㏄ 이상 경유 승용차와 SUV의 신규 등록을 잠정 중단시키는 조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치들이 무언가 변화를 이끌어오기에는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 특히 한국에서 나온 주재원들은 이런 대기오염 때문에 사무실이나 집에 공기청정기를 여러 대 설치해두기도 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공기청정기를 무료로 지급해주기는 하는데, 소모성 필터는 개인 비용으로 사야 한다고 한다. 이런 힘든 조건에서 열심히 일하는 주재원들에게 조금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개선조치가 한국과 인도에서 빨리 취해지기를 기대해본다(끝)
[연관 기사]☞ [현장] 인도 타지마할 각종 오염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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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sweep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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