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4시간에 한 층 ‘뚝딱’…北 무리한 속도전

입력 2016.06.27 (22:03) 수정 2016.06.27 (22: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김정은이 200일 전투 속도전 광풍 속에 올해 말 완공을 독려하고 있는 평양의 려명거리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영생탑이 있는 용흥네거리까지, 3㎞ 구간이 려명거리인데요.

70층 초고층 아파트 등 주거와 편의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김정은이 이 려명거리를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시작하도록 하고 최악의 자재난 속에서도 주민들을 몰아부치는 이유를 KBS가 단독 입수한 북한 강연자료를 통해 살펴봅니다.

허효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려명거리 건설현장에서는 만 하루도 못돼 아파트가 한층씩 올라갑니다.

석 달도 안돼 70층 초고층 아파트는 벌써 30층까지 올라갔고 3천 세대의 골조공사까지 끝났다고 선전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충정의 200일 전투가 시작될 때에는 18시간 만에 1층씩 올렸고, 최고 14시간 만에 1층씩 올리는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려명거리 건설을 불과 몇 달 사이에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해내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습니다.

<녹취>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1개층을 올리는데 평균 5, 7일이 걸리는데 이렇게 무리하게 하면 공사장 근로자들의 안전이 위험에 빠질 수 있고, 이후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속도전이 아니면 공동작업의 타성에 젖은 주민들의 노동력을 짜낼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이 완공 목표일을 김정일 사망 만 5년째인 12월 17일에 맞추고 있어 무리한 공기단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북한 당국도 '최악의 조건'이라며 시인하듯 제재로 인한 자재난까지 심각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건설자재 빼가기 등 부정부패까지 만연해 2014년에는 평양 평천구역과 낙랑구역에서 아파트가 무너져 백 여명이 숨졌고 국방위원회 신청사까지 무너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미래과학자거리는 물론 려명거리도 부실공사를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14시간에 한 층 ‘뚝딱’…北 무리한 속도전
    • 입력 2016-06-27 21:29:06
    • 수정2016-06-27 22:30:54
    뉴스 9
<앵커 멘트>

김정은이 200일 전투 속도전 광풍 속에 올해 말 완공을 독려하고 있는 평양의 려명거리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영생탑이 있는 용흥네거리까지, 3㎞ 구간이 려명거리인데요.

70층 초고층 아파트 등 주거와 편의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김정은이 이 려명거리를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시작하도록 하고 최악의 자재난 속에서도 주민들을 몰아부치는 이유를 KBS가 단독 입수한 북한 강연자료를 통해 살펴봅니다.

허효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려명거리 건설현장에서는 만 하루도 못돼 아파트가 한층씩 올라갑니다.

석 달도 안돼 70층 초고층 아파트는 벌써 30층까지 올라갔고 3천 세대의 골조공사까지 끝났다고 선전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충정의 200일 전투가 시작될 때에는 18시간 만에 1층씩 올렸고, 최고 14시간 만에 1층씩 올리는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려명거리 건설을 불과 몇 달 사이에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해내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습니다.

<녹취>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1개층을 올리는데 평균 5, 7일이 걸리는데 이렇게 무리하게 하면 공사장 근로자들의 안전이 위험에 빠질 수 있고, 이후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속도전이 아니면 공동작업의 타성에 젖은 주민들의 노동력을 짜낼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이 완공 목표일을 김정일 사망 만 5년째인 12월 17일에 맞추고 있어 무리한 공기단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북한 당국도 '최악의 조건'이라며 시인하듯 제재로 인한 자재난까지 심각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건설자재 빼가기 등 부정부패까지 만연해 2014년에는 평양 평천구역과 낙랑구역에서 아파트가 무너져 백 여명이 숨졌고 국방위원회 신청사까지 무너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미래과학자거리는 물론 려명거리도 부실공사를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