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브렉시트 역풍”…英 일자리·신용등급 ↓

입력 2016.06.28 (21:08) 수정 2016.06.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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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자 많은 영국인들이 아일랜드 여권을 신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나라 모두 이중국적이 가능해 아일랜드 여권으로 EU 회원국 국민의 혜택을 누리겠다는 겁니다.

이처럼 막상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자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후회한다는 뜻의 '리그레트'와 '브렉시트'를 합친 '리그렉시트'라는 신조어가 나올정도인데요.

영국에 일자리 감소와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 이런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김덕원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일자리 증발…신용등급 하락, 파운드화▼

<리포트>

런던 인근의 한 공장입니다.

브렉시트 이후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해외에서 사오는 부품 값이 크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제임스(공장 매니저) :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우리에게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손실이 계속된다면 사업장을 줄일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영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업체들과 금융 기관들이 '영국 탈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국내 일자리가 2년 안에 52만개 줄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당장 영국 국가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졌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와 피치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두 단계와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습니다.

영국의 화폐인 파운드화 가치는 31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인그람(시장 분석가) : "시장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장을 떠받칠만한 구체적인 신호가 없습니다."

영국 경제를 뒤덮은 브렉시트 후폭풍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여부 역시 불확실해 지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공약 말바꾸기…정치에 희생된 경제▼

<기자 멘트>

이런 결과를 투표 전에는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요?

투표를 앞두고 탈퇴 지지 진영의 캠페인 버스에는 "영국은 매주 3억 5천 만 파운드를 유럽연합으로 보내는데, 그 돈을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지원합시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영국의 분담금 자체가 터무니없이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온데다, 투표 직후에는..

<녹취> 나이젤 패라지(독립당 대표/브렉시트 찬성) : "(국민보건서비스에 지원한다는 걸 보장할수 있나요?) 아니요, 그런 약속은 한 적 없습니다."

공약 자체가 선거 캠프의 실수였다고 말을 바꿉니다.

이민자 문제는 어떨까요.

유럽연합 탈퇴로 이민자가 줄겠냐는 질문에는 "그건 오해"라거나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의도"였다며 역시 슬그머니 발을 뺍니다.

결국 유럽에서 나가는것 말고 아무것도 실현할 수 없는 '대국민사기극' 아니냐는 분노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잔류를 주장했던 진영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캐머런 총리가 총선 승리를 위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이용했다가 전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역풍을 맞은 셈이기 때문입니다.

찬반 양론으로 분열됐던 영국, 이제 탈퇴가 결정되자 이주민들을 겨냥한 혐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입니다.

▼갈라진 영국…곳곳 反이주민 범죄▼

<리포트>

11살 소년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합니다.

손에는, "폴란드 해충은 떠나라"고 적힌 카드가 들려있습니다.

3년전 영국으로 건너 온 이 폴란드 소년에게, 누군가 혐오 메시지를 건넨 것입니다.

<녹취> 마테우스(영국 이주민 소년) : "폴란드에서 왔다고 이런 카드를 주는 건 나쁜 행동입니다. 무척 슬퍼요."

런던 외곽의 한 이슬람 사원 앞.

영국 국기를 든 백인들이, 노골적으로 알라신을 폄하하는 욕설을 퍼붓습니다.

<녹취> "알라가 뭐냐? 알라가 뭐냐?"

운전자간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나 싶더니, 별안간 인종차별적 발언도 튀어나옵니다.

<녹취> "너희 나라로 돌아가. 영어나 제대로 해."

런던의 폴란드 협회 건물 입구에선, 노란 페인트로 쓴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욕설이 발견됐고, 한 방송사 기자는 SNS에 방송을 위해 서있는 5분 동안 행인 3명이 이민자 추방을 외쳤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반 이주민 행위입니다.

<인터뷰> 런던 시민 : "지금 당장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반이주민 정서가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영국에 인종주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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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브렉시트 역풍”…英 일자리·신용등급 ↓
    • 입력 2016-06-28 21:09:27
    • 수정2016-06-28 21:20:04
    뉴스 9
<앵커 멘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자 많은 영국인들이 아일랜드 여권을 신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나라 모두 이중국적이 가능해 아일랜드 여권으로 EU 회원국 국민의 혜택을 누리겠다는 겁니다.

이처럼 막상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자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후회한다는 뜻의 '리그레트'와 '브렉시트'를 합친 '리그렉시트'라는 신조어가 나올정도인데요.

영국에 일자리 감소와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 이런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김덕원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일자리 증발…신용등급 하락, 파운드화▼

<리포트>

런던 인근의 한 공장입니다.

브렉시트 이후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해외에서 사오는 부품 값이 크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제임스(공장 매니저) :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우리에게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손실이 계속된다면 사업장을 줄일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영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제조업체들과 금융 기관들이 '영국 탈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국내 일자리가 2년 안에 52만개 줄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당장 영국 국가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졌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와 피치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두 단계와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습니다.

영국의 화폐인 파운드화 가치는 31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인그람(시장 분석가) : "시장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장을 떠받칠만한 구체적인 신호가 없습니다."

영국 경제를 뒤덮은 브렉시트 후폭풍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여부 역시 불확실해 지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공약 말바꾸기…정치에 희생된 경제▼

<기자 멘트>

이런 결과를 투표 전에는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요?

투표를 앞두고 탈퇴 지지 진영의 캠페인 버스에는 "영국은 매주 3억 5천 만 파운드를 유럽연합으로 보내는데, 그 돈을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지원합시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영국의 분담금 자체가 터무니없이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온데다, 투표 직후에는..

<녹취> 나이젤 패라지(독립당 대표/브렉시트 찬성) : "(국민보건서비스에 지원한다는 걸 보장할수 있나요?) 아니요, 그런 약속은 한 적 없습니다."

공약 자체가 선거 캠프의 실수였다고 말을 바꿉니다.

이민자 문제는 어떨까요.

유럽연합 탈퇴로 이민자가 줄겠냐는 질문에는 "그건 오해"라거나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의도"였다며 역시 슬그머니 발을 뺍니다.

결국 유럽에서 나가는것 말고 아무것도 실현할 수 없는 '대국민사기극' 아니냐는 분노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잔류를 주장했던 진영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캐머런 총리가 총선 승리를 위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이용했다가 전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역풍을 맞은 셈이기 때문입니다.

찬반 양론으로 분열됐던 영국, 이제 탈퇴가 결정되자 이주민들을 겨냥한 혐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입니다.

▼갈라진 영국…곳곳 反이주민 범죄▼

<리포트>

11살 소년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합니다.

손에는, "폴란드 해충은 떠나라"고 적힌 카드가 들려있습니다.

3년전 영국으로 건너 온 이 폴란드 소년에게, 누군가 혐오 메시지를 건넨 것입니다.

<녹취> 마테우스(영국 이주민 소년) : "폴란드에서 왔다고 이런 카드를 주는 건 나쁜 행동입니다. 무척 슬퍼요."

런던 외곽의 한 이슬람 사원 앞.

영국 국기를 든 백인들이, 노골적으로 알라신을 폄하하는 욕설을 퍼붓습니다.

<녹취> "알라가 뭐냐? 알라가 뭐냐?"

운전자간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나 싶더니, 별안간 인종차별적 발언도 튀어나옵니다.

<녹취> "너희 나라로 돌아가. 영어나 제대로 해."

런던의 폴란드 협회 건물 입구에선, 노란 페인트로 쓴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욕설이 발견됐고, 한 방송사 기자는 SNS에 방송을 위해 서있는 5분 동안 행인 3명이 이민자 추방을 외쳤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반 이주민 행위입니다.

<인터뷰> 런던 시민 : "지금 당장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반이주민 정서가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영국에 인종주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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