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부실 넘어 ‘불량급식’…“먹을 게 없어요”

입력 2016.07.01 (21:19) 수정 2016.07.0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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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실 급식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앞서 보신 두 학교 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서울 한 고등학교의 경우 급식에 나온 반찬이 고구마 맛탕과 김치 뿐이었습니다.

이 초등학교 역시, 한 두점씩 밖에 안되는 반찬을 내놓는 등 부실한 급식으로 비난을 샀고, 충북의 이 고등학교는 미리 짜여진 식단표조차 지키지 않는 부실 투성이 급식이 문제됐습니다.

이처럼 불량 급식 문제가 계속되면서, 학교 급식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급식 현장 얘기 들어보니…▼

<리포트>

학생들은 학교 급식에 대해 반찬이나 국 등 메뉴가 부실하다는 불만을 가장 많이 터트렸습니다.

<녹취> 학생(음성변조) : "그 막 학생들이 좀 먹기 껄끄러워 하는 메뉴들을... 섞어서 줘가지고..."

한 꺼번에 수 백명의 학생들에게 일률적인 식단을 날마다 제공하다 보니 위생 상태는 물론, 먹기 힘든 음식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학부모(음성변조) : "메뉴를 보면 거의 다 고춧가루, 빨간거, 다 메뉴가 빨개요."

학부모들은 잊을만 하면 불거져 나오는 학교 부실 급식 사건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희정(서울 영등포구) : "아이들한테 이런 식으로 준다는 게 엄마 된 입장, 어른으로서 당연히 화가 나죠."

특히 지난 2011년 전면 무상급식이 시작된 이후, 개별 도시락을 직접 준비하지 않다 보니, 성장기 자녀들의 영양 문제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인터뷰> 이정유(경기도 김포시) : "걱정이 되는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거를 먹고 또 공부를 하고 체육활동을 하고 해야하는데 너무 영양적으로 부실한 것 같아서..."

최근 '부실 급식'을 넘어 '불량 급식' 문제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학교 급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한끼 3천원 급식비 충분한가?▼

<기자 멘트>

오늘(1일) 서울의 한 중학교 급식입니다.

식단을 한 번 살펴볼까요?

밥과 짬뽕국에 반찬은 떡갈비와 가지나물, 그리고 배추 김치입니다.

이 한 끼 점심의 급식비는 4,950원, 여기에 인건비 1,428원, 관리비 272원이 포함돼 있어. 순수 음식재료비는 3,250원 입니다.

그래도 이 학교는 급식비가 꽤 넉넉한 편인데요.

전국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각 교육청 예산 사정에 따라 급식비는 천차만별입니다.

많게는 급식비가 6천 원대인 학교도 있고요, 적은 곳은 절반 정도인 3천 원 정도입니다.

음식재료비가 급식비의 60% 정도가 되니, 급식 예산이 적은 곳은 재료비가 2천 원대인 셈입니다.

하지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2천 원 안팎의 비용으로 조리한 급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한 끼 음식재료비 2천 원대의 예산도 급식비 횡령과 같은 학교 비리 때문에 온전히 학생 급식에 사용되지 않는 점인데요.

이 때문에 현행 급식 제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수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현행 급식제도 개선 시급▼

<리포트>

한 고등학교의 급식 일지입니다.

실제 제공된 급식 그대로 매일 작성해야 되지만, 식단과 식재료 사용량이 거짓으로 기재됐습니다.

영양사가 식재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기존 (평가)에는 일지 기록만 보는데 실제비교 대조해봐야 된다. 결재하는 사람들한테도 비교 대조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급식 점검은 학부모들의 학교별 모니터링단과 교육청의 운영평가로 나눠집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적발되는 경우가 없어 제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녹취> 배옥병(희망먹거리 네트워크 상임대표) : "정기적으로 집중적으로 해야 되는 측면이 있잖아요 그런데 일년에 한 두번 하구요, 오늘 위생점검 나간다 사전에 얘기하면 그 날은 철저하게 준비하는 거죠"

학교 급식비리 문제와 함께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식재료비의 단가 자체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학생들 간에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학생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학부모들의 기부금을 활용하는 방법.

외국의 경우처럼 학부모 개인의 기부금을 급식비 예산으로 사용할 경우, 현행 무상 급식보다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부실, 불량 급식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학교 급식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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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1 21:23:44
    • 수정2016-07-01 21: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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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급식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앞서 보신 두 학교 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서울 한 고등학교의 경우 급식에 나온 반찬이 고구마 맛탕과 김치 뿐이었습니다.

이 초등학교 역시, 한 두점씩 밖에 안되는 반찬을 내놓는 등 부실한 급식으로 비난을 샀고, 충북의 이 고등학교는 미리 짜여진 식단표조차 지키지 않는 부실 투성이 급식이 문제됐습니다.

이처럼 불량 급식 문제가 계속되면서, 학교 급식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급식 현장 얘기 들어보니…▼

<리포트>

학생들은 학교 급식에 대해 반찬이나 국 등 메뉴가 부실하다는 불만을 가장 많이 터트렸습니다.

<녹취> 학생(음성변조) : "그 막 학생들이 좀 먹기 껄끄러워 하는 메뉴들을... 섞어서 줘가지고..."

한 꺼번에 수 백명의 학생들에게 일률적인 식단을 날마다 제공하다 보니 위생 상태는 물론, 먹기 힘든 음식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녹취> 학부모(음성변조) : "메뉴를 보면 거의 다 고춧가루, 빨간거, 다 메뉴가 빨개요."

학부모들은 잊을만 하면 불거져 나오는 학교 부실 급식 사건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희정(서울 영등포구) : "아이들한테 이런 식으로 준다는 게 엄마 된 입장, 어른으로서 당연히 화가 나죠."

특히 지난 2011년 전면 무상급식이 시작된 이후, 개별 도시락을 직접 준비하지 않다 보니, 성장기 자녀들의 영양 문제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인터뷰> 이정유(경기도 김포시) : "걱정이 되는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거를 먹고 또 공부를 하고 체육활동을 하고 해야하는데 너무 영양적으로 부실한 것 같아서..."

최근 '부실 급식'을 넘어 '불량 급식' 문제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학교 급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한끼 3천원 급식비 충분한가?▼

<기자 멘트>

오늘(1일) 서울의 한 중학교 급식입니다.

식단을 한 번 살펴볼까요?

밥과 짬뽕국에 반찬은 떡갈비와 가지나물, 그리고 배추 김치입니다.

이 한 끼 점심의 급식비는 4,950원, 여기에 인건비 1,428원, 관리비 272원이 포함돼 있어. 순수 음식재료비는 3,250원 입니다.

그래도 이 학교는 급식비가 꽤 넉넉한 편인데요.

전국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각 교육청 예산 사정에 따라 급식비는 천차만별입니다.

많게는 급식비가 6천 원대인 학교도 있고요, 적은 곳은 절반 정도인 3천 원 정도입니다.

음식재료비가 급식비의 60% 정도가 되니, 급식 예산이 적은 곳은 재료비가 2천 원대인 셈입니다.

하지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2천 원 안팎의 비용으로 조리한 급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한 끼 음식재료비 2천 원대의 예산도 급식비 횡령과 같은 학교 비리 때문에 온전히 학생 급식에 사용되지 않는 점인데요.

이 때문에 현행 급식 제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수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현행 급식제도 개선 시급▼

<리포트>

한 고등학교의 급식 일지입니다.

실제 제공된 급식 그대로 매일 작성해야 되지만, 식단과 식재료 사용량이 거짓으로 기재됐습니다.

영양사가 식재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기존 (평가)에는 일지 기록만 보는데 실제비교 대조해봐야 된다. 결재하는 사람들한테도 비교 대조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급식 점검은 학부모들의 학교별 모니터링단과 교육청의 운영평가로 나눠집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 적발되는 경우가 없어 제도 허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녹취> 배옥병(희망먹거리 네트워크 상임대표) : "정기적으로 집중적으로 해야 되는 측면이 있잖아요 그런데 일년에 한 두번 하구요, 오늘 위생점검 나간다 사전에 얘기하면 그 날은 철저하게 준비하는 거죠"

학교 급식비리 문제와 함께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식재료비의 단가 자체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학생들 간에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학생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학부모들의 기부금을 활용하는 방법.

외국의 경우처럼 학부모 개인의 기부금을 급식비 예산으로 사용할 경우, 현행 무상 급식보다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부실, 불량 급식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학교 급식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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