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후’의 자율주행차 키스…현실은?
입력 2016.07.04 (16:04)
수정 2016.07.0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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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절찬리에 방영됐던 태양의 후예 13회에는 차에서 데이트하는 서대영 상사(진구)와 윤명주 중위(김지원)의 모습이 나온다.
기습적으로 명주에게 다가가는 대영. 대영은 주행 중 핸들을 놓으며 버튼 하나를 누른다. 둘의 로맨스는 시작되고, 자동차 핸들은 알아서 돌아간다. 교차로에서 빨간불을 만나자 차는 스스로 멈춘다.
태양의 후예의 한 장면. 서대영과 윤명주가 달리는 차안에서 키스를 나누는 동안 차는 스스로 운행한다.
드라마 PPL(간접광고)로 활용된 이 장면은 현대차 제네시스에 장착된 LKAS(Lane Keeping Assistant System, 차로유지시스템)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센서와 각종 첨단 장비를 통해 실선이나 중앙선 등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ACC)까지 동시에 작동돼, 운전자가 손과 발을 땐 상태에서 자율주행이 이뤄지고 있다.
◆ 자율주행차 안에서 키스?…‘위험천만’
그렇다면 현실에서도 '자율주행' 로맨스가 가능할까. 사실상 비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LKAS는 차량 윈드쉴드(유리)에 부착된 카메라로 전방 차선을 인식해 핸들의 자동 조향을 돕는다. LKAS 기능은 핸들의 자동 조향을 돕지만,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시간은 평균 10여초 정도에 불과하다. 운전자의 손이 핸들에 일정 시간 이상 닿지 않게 되면 차량 내부에서는 경보음이 울린다.
경보음이 울려도 핸들에 손을 올리지 않으면 LKSA 기능은 자동으로 해제돼 일반 주행 모드로 바뀐다. 서대영과 윤명주처럼 '넋 놓고' 키스를 했다가는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더구나 아직은 자율주행차라 하더라도 운전자가 반드시 전방을 응시하고 있어야 하고, 상황 발생시 즉시 차량 핸들을 잡아야 한다. 지난 5월 첫 인명피해를 낸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 사고의 경우도 운전자가 전방 응시 의무를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차량 가운데 자율 주행 기능을 탑재한 국산차는 10여 종, 수입차 10여종 등 20여종에 이른다. 기술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출시된 한 수입차의 경우 드라이빙 파일럿 기능을 이용할 경우 무려 60초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드라이빙 파일럿은 최고 130km 속도까지 차로를 유지하고, 앞 차량과의 주행 궤적을 적정 거리로 유지하면서 달린다.
◆ ‘서대영-윤명주 키스는 4단계 돼야 가능’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2013년 자율 주행차의 단계를 0~4 단계로 구분해 제시했다. 자동운전 기능이 전혀 없는 0단계부터,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가는 4단계까지 나눈다.
2단계는 운전자가 반드시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자동주행수준으로, 여차하면 운전자가 2초 이내에 직접 차를 컨트롤 해야 한다. 이미 상용하된 기술이다.
3단계는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다. 자동차 전용도로 등 제한된 조건에서 운전자들이 주행 중 다른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10초 내에 운전자가 제어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일부 선두업체들은 3단계 무렵까지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단계는 최고등급인 4단계라야 가능하다. '태양의 후예'의 로맨스는 4단계 무렵까지 가야 가능한 얘기다.
지난 5월 첫 사망사고를 낸 미국 테슬라 '모델 S'에 장착된 자동주행기능인 '오토 파일럿'도 3단계에 가까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운전자는 주행 중 영화를 보고 있었고, 오토 파일럿이 죄회전하는 트레일러 트럭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자동주행 기능은 4단계의 자율주행기능과 달리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의 선두주자는 IT업체인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2014년 자율주행차 시제품을 선보였고, 현재 무인차 시범운행을 지속하면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무인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향후 10년간 4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 미시간주는 무인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무인차 상용화를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무인차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시장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컨설팅 업체인 IH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무인자동차 판매량은 2035년이면 세계적으로 2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구글과 애플 등의 유명 IT업체도 자율 주행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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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7-04 16: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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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절찬리에 방영됐던 태양의 후예 13회에는 차에서 데이트하는 서대영 상사(진구)와 윤명주 중위(김지원)의 모습이 나온다.
기습적으로 명주에게 다가가는 대영. 대영은 주행 중 핸들을 놓으며 버튼 하나를 누른다. 둘의 로맨스는 시작되고, 자동차 핸들은 알아서 돌아간다. 교차로에서 빨간불을 만나자 차는 스스로 멈춘다.
드라마 PPL(간접광고)로 활용된 이 장면은 현대차 제네시스에 장착된 LKAS(Lane Keeping Assistant System, 차로유지시스템)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센서와 각종 첨단 장비를 통해 실선이나 중앙선 등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ACC)까지 동시에 작동돼, 운전자가 손과 발을 땐 상태에서 자율주행이 이뤄지고 있다.
◆ 자율주행차 안에서 키스?…‘위험천만’
그렇다면 현실에서도 '자율주행' 로맨스가 가능할까. 사실상 비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LKAS는 차량 윈드쉴드(유리)에 부착된 카메라로 전방 차선을 인식해 핸들의 자동 조향을 돕는다. LKAS 기능은 핸들의 자동 조향을 돕지만,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시간은 평균 10여초 정도에 불과하다. 운전자의 손이 핸들에 일정 시간 이상 닿지 않게 되면 차량 내부에서는 경보음이 울린다.
경보음이 울려도 핸들에 손을 올리지 않으면 LKSA 기능은 자동으로 해제돼 일반 주행 모드로 바뀐다. 서대영과 윤명주처럼 '넋 놓고' 키스를 했다가는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더구나 아직은 자율주행차라 하더라도 운전자가 반드시 전방을 응시하고 있어야 하고, 상황 발생시 즉시 차량 핸들을 잡아야 한다. 지난 5월 첫 인명피해를 낸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 사고의 경우도 운전자가 전방 응시 의무를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차량 가운데 자율 주행 기능을 탑재한 국산차는 10여 종, 수입차 10여종 등 20여종에 이른다. 기술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출시된 한 수입차의 경우 드라이빙 파일럿 기능을 이용할 경우 무려 60초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드라이빙 파일럿은 최고 130km 속도까지 차로를 유지하고, 앞 차량과의 주행 궤적을 적정 거리로 유지하면서 달린다.
◆ ‘서대영-윤명주 키스는 4단계 돼야 가능’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2013년 자율 주행차의 단계를 0~4 단계로 구분해 제시했다. 자동운전 기능이 전혀 없는 0단계부터,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가는 4단계까지 나눈다.
2단계는 운전자가 반드시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자동주행수준으로, 여차하면 운전자가 2초 이내에 직접 차를 컨트롤 해야 한다. 이미 상용하된 기술이다.
3단계는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다. 자동차 전용도로 등 제한된 조건에서 운전자들이 주행 중 다른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10초 내에 운전자가 제어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일부 선두업체들은 3단계 무렵까지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단계는 최고등급인 4단계라야 가능하다. '태양의 후예'의 로맨스는 4단계 무렵까지 가야 가능한 얘기다.
지난 5월 첫 사망사고를 낸 미국 테슬라 '모델 S'에 장착된 자동주행기능인 '오토 파일럿'도 3단계에 가까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운전자는 주행 중 영화를 보고 있었고, 오토 파일럿이 죄회전하는 트레일러 트럭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자동주행 기능은 4단계의 자율주행기능과 달리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의 선두주자는 IT업체인 구글이다. 구글은 2010년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2014년 자율주행차 시제품을 선보였고, 현재 무인차 시범운행을 지속하면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무인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향후 10년간 4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 미시간주는 무인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무인차 상용화를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무인차 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시장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컨설팅 업체인 IH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무인자동차 판매량은 2035년이면 세계적으로 2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구글과 애플 등의 유명 IT업체도 자율 주행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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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희 기자 thepl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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