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소중하게 다뤄야 할 면책 특권

입력 2016.07.06 (07:44) 수정 2016.07.0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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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기 해설위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대 국회는 시작하자마자 마치 특권 내려놓기가 제일 중요한 문제처럼 부각되고 있지만 특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면책특권까지 논란이 된 것은 한 의원의 거짓 폭로가 발단이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조응천 의원은 국회에서 한 언론사 간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폭로 아닌 폭로를 했습니다. 이 간부가 성추행 전력이 있는데 어떻게 대법원 산하기관의 위원이 됐느냐는 추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조 의원은 곧바로 사과했지만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사자한테 전화 한 통만 해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은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1년 전에 역사를 바꾼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폭로했습니다. 이로 인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결국 비자금 실체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아마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우리 헌법이 국회의원들에게 면책특권을 보장해준 것은 이처럼 강력한 힘을 가진 대통령과 행정부 같은 권력기관을 견제하라는 것입니다. 실로 소중한 특권입니다. 이런 면책특권이 문제가 된 것은 특권 뒤에 숨어서 무책임한 발언을 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예 면책특권을 없애자는 주장은 너무 멀리 나간 발상입니다. 쇠뿔을 고치려다가 소를 잡는 잘못을 범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스스로 책임 있고 품위 있는 발언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 윤리특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구와 운영을 손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소중한 특권이라면 정말 소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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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소중하게 다뤄야 할 면책 특권
    • 입력 2016-07-06 07:55:46
    • 수정2016-07-06 08: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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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기 해설위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대 국회는 시작하자마자 마치 특권 내려놓기가 제일 중요한 문제처럼 부각되고 있지만 특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면책특권까지 논란이 된 것은 한 의원의 거짓 폭로가 발단이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조응천 의원은 국회에서 한 언론사 간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폭로 아닌 폭로를 했습니다. 이 간부가 성추행 전력이 있는데 어떻게 대법원 산하기관의 위원이 됐느냐는 추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조 의원은 곧바로 사과했지만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사자한테 전화 한 통만 해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은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1년 전에 역사를 바꾼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폭로했습니다. 이로 인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결국 비자금 실체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아마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우리 헌법이 국회의원들에게 면책특권을 보장해준 것은 이처럼 강력한 힘을 가진 대통령과 행정부 같은 권력기관을 견제하라는 것입니다. 실로 소중한 특권입니다. 이런 면책특권이 문제가 된 것은 특권 뒤에 숨어서 무책임한 발언을 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예 면책특권을 없애자는 주장은 너무 멀리 나간 발상입니다. 쇠뿔을 고치려다가 소를 잡는 잘못을 범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스스로 책임 있고 품위 있는 발언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 윤리특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구와 운영을 손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소중한 특권이라면 정말 소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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