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에 완패한 ‘뷰티풀 마인드’…시청률 사냥 실패 이유
입력 2016.07.06 (15:10)
수정 2016.07.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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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정한 마음은 알겠다.
'기승전 멜로'를 탈피, 병원에서 벌어진 3건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의학드라마에 수사극, 심리극을 결합한 방식은 분명 새로운 시도다.
그런데 사람들이 봐주질 않는다. 시청률 4%의 늪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지난 4일에는 3%대까지 추락했다.
"시청률이 다는 아니다"는 항변과 옹호가 일부에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저주받은 걸작'이 되는 것도 아니다. 완성도에서도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KBS 2TV 월화극 '뷰티풀 마인드'가 웬만하면 기본은 하는 의학드라마의 성공 공식에 예외를 만들며 6회째 시청률 사냥에 실패하고 있다. '운빨 로맨스' 류의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품이 많이 드는 의학드라마라 바닥을 치는 시청률이 아쉽게 다가온다.
◇ 공감능력 상실한 주인공…비뚤어진 엘리트들의 모습 꼬집어
원작이 있는 '성균관 스캔들'을 각색하며 깊이와 감성을 과시한 김태희 작가의 차기작답게 '뷰티풀 마인드'는 사람을 깊이 있게 연구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주인공 이영오(장혁 분)는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마비된 로봇 같은 사람이다.
훈련을 통해 상대방의 안면근육과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통해 감정을 읽어낼 수는 있지만 기계적이다. 등 뒤에 있는 자의 표정은 읽지 못해 종종 사고도 자주 난다.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로 잡혀온 이영오에게 형사가 퍼붓는 말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설명한다.
지난 5일 6회에서 형사(공형진 분)는 이영오에게 "당신 같은 인간 잘 안다. 머리 좋고 말도 잘하고 임기응변에 탁월한"이라고 전제한 뒤 "의사 맞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 같은 괴물들이 힘 있는 놈, 돈 있는 놈 자리에 앉아있으니 이 세상이 점점 지옥이 돼가는 거야!"라며 분노한다.
이영오는 살인자가 아니지만,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순간순간 타인의 감정을 살해한다.
이영오처럼 누구나 부러워하는 엘리트가 타인을 배려하거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길로 걸어가면서 벌어지는 부작용은 현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도덕성을 상실한 엘리트 의대생들의 학내 집단 성폭행 사건이나,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갑질하는 가진 자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논리로 무장한 엘리트 화이트칼라들의 온갖 일탈들은 매일같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이영오는 뇌 신경 이상으로 공감능력이 상실한 것으로 설정됐지만, 현실에서는 뇌에 이상이 없음에도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드라마는 꼬집는다.
나만 행복하고, 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장한 드라마 속 현성 병원 관계자들의 민낯은 낯설지가 않다.
병원의 명성과 수익성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된 경영진, 연구 자료를 조작해서라도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 데만 관심이 있는 의료진, 실력 대신 학벌로 줄을 세우고 패거리를 짓는 조직의 문화, 장기 이식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양심을 저버리는 환자 가족….
이영오는 의사로서 신의 손을 가졌지만 환자의 아픔과 고통을 읽지도 못하고 그것에 관심도 없어 '사이코패스'라는 비난 속에 결국 병원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이영오 주변의 인물 누구도 이영오를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뷰티풀 마인드'의 미덕은 여기까지. 드라마는 공감능력을 상실한 이영오를 '괴물'이라고 말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자가 몇이나 되겠냐고 질문한다.
◇ 의학적 상황 파고들다 시청자와의 공감 실패
질문은 의미 있지만 그 질문에 답하는 시청자의 수가 적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문제다.
드라마는 어려운 의학적 상황을 파고들다가 대중성을 놓치고 말았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야기의 깊이를 추구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대사와 상황은 겉돌고 이야기로의 몰입을 방해한다.
한국 드라마가 고품격 의학드라마로 가는 길의 중간단계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 의학드라마의 완성도에 눈높이가 맞춰진 시청자에게 인내와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의학적 전문성과 치밀함에서 떨어지고, 수사극에서 기대할 긴박감은 제대로 손도 대보지 못한 상황이라 으레 의학드라마에서 기대하는 재미도 찾기 힘들다.
경쟁작이자 같은 의학드라마인 SBS TV '닥터스'가 '기승전 멜로' 공식을 따라간다는 비판 속에서도 5일 전국 시청률 19.7%를 기록하며 20% 턱밑까지 올라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닥터스'는 4일에 이어 5일에도 수도권 시청률에서는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뷰티풀 마인드'의 전국 시청률은 4일 3.5%, 5일 4%에 그쳤다.
이영오의 천재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술하기 어려운 상황, 특이 케이스의 환자가 이어지지만 이를 하나로 꿰어 전진해야 하는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 장혁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박소담은 역부족
로봇 같은 인간을 연기하는 장혁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장혁은 늘 그렇듯 성실하게 연기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없어 타인을 한껏 자극하는 모습은 사이코 같고, 아픔이 있는 환자로서의 모습은 측은함을 자아낸다.
5일 방송에서 이영오가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에서 펼친 1인극과 같은 연기나, 병원에서 해임된 후 넋이 빠진 채 길거리 횡단보도에서 벌인 충동적 행동은 장혁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하지만 '추노' 이후 굳어진 연기 톤이 이번 작품에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은 약점이다. 새로운 시도 속에 '추노'의 식상함이 묻어 있는 것은 장혁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여주인공 박소담은 역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경험이 일천한데 너무 빨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탓에 여주인공의 무게를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소화 능력도 부족하고 외모 자체가 너무 앳돼 청소년의 느낌마저 들어 장혁과의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아무리 멜로가 없다고 해도 무리한 캐스팅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승전 멜로'를 탈피, 병원에서 벌어진 3건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의학드라마에 수사극, 심리극을 결합한 방식은 분명 새로운 시도다.
그런데 사람들이 봐주질 않는다. 시청률 4%의 늪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지난 4일에는 3%대까지 추락했다.
"시청률이 다는 아니다"는 항변과 옹호가 일부에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저주받은 걸작'이 되는 것도 아니다. 완성도에서도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KBS 2TV 월화극 '뷰티풀 마인드'가 웬만하면 기본은 하는 의학드라마의 성공 공식에 예외를 만들며 6회째 시청률 사냥에 실패하고 있다. '운빨 로맨스' 류의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품이 많이 드는 의학드라마라 바닥을 치는 시청률이 아쉽게 다가온다.
◇ 공감능력 상실한 주인공…비뚤어진 엘리트들의 모습 꼬집어
원작이 있는 '성균관 스캔들'을 각색하며 깊이와 감성을 과시한 김태희 작가의 차기작답게 '뷰티풀 마인드'는 사람을 깊이 있게 연구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주인공 이영오(장혁 분)는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마비된 로봇 같은 사람이다.
훈련을 통해 상대방의 안면근육과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통해 감정을 읽어낼 수는 있지만 기계적이다. 등 뒤에 있는 자의 표정은 읽지 못해 종종 사고도 자주 난다.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로 잡혀온 이영오에게 형사가 퍼붓는 말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설명한다.
지난 5일 6회에서 형사(공형진 분)는 이영오에게 "당신 같은 인간 잘 안다. 머리 좋고 말도 잘하고 임기응변에 탁월한"이라고 전제한 뒤 "의사 맞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 같은 괴물들이 힘 있는 놈, 돈 있는 놈 자리에 앉아있으니 이 세상이 점점 지옥이 돼가는 거야!"라며 분노한다.
이영오는 살인자가 아니지만,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순간순간 타인의 감정을 살해한다.
이영오처럼 누구나 부러워하는 엘리트가 타인을 배려하거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길로 걸어가면서 벌어지는 부작용은 현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도덕성을 상실한 엘리트 의대생들의 학내 집단 성폭행 사건이나,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갑질하는 가진 자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논리로 무장한 엘리트 화이트칼라들의 온갖 일탈들은 매일같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이영오는 뇌 신경 이상으로 공감능력이 상실한 것으로 설정됐지만, 현실에서는 뇌에 이상이 없음에도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드라마는 꼬집는다.
나만 행복하고, 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장한 드라마 속 현성 병원 관계자들의 민낯은 낯설지가 않다.
병원의 명성과 수익성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된 경영진, 연구 자료를 조작해서라도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 데만 관심이 있는 의료진, 실력 대신 학벌로 줄을 세우고 패거리를 짓는 조직의 문화, 장기 이식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양심을 저버리는 환자 가족….
이영오는 의사로서 신의 손을 가졌지만 환자의 아픔과 고통을 읽지도 못하고 그것에 관심도 없어 '사이코패스'라는 비난 속에 결국 병원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이영오 주변의 인물 누구도 이영오를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뷰티풀 마인드'의 미덕은 여기까지. 드라마는 공감능력을 상실한 이영오를 '괴물'이라고 말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자가 몇이나 되겠냐고 질문한다.
◇ 의학적 상황 파고들다 시청자와의 공감 실패
질문은 의미 있지만 그 질문에 답하는 시청자의 수가 적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문제다.
드라마는 어려운 의학적 상황을 파고들다가 대중성을 놓치고 말았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야기의 깊이를 추구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대사와 상황은 겉돌고 이야기로의 몰입을 방해한다.
한국 드라마가 고품격 의학드라마로 가는 길의 중간단계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 의학드라마의 완성도에 눈높이가 맞춰진 시청자에게 인내와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의학적 전문성과 치밀함에서 떨어지고, 수사극에서 기대할 긴박감은 제대로 손도 대보지 못한 상황이라 으레 의학드라마에서 기대하는 재미도 찾기 힘들다.
경쟁작이자 같은 의학드라마인 SBS TV '닥터스'가 '기승전 멜로' 공식을 따라간다는 비판 속에서도 5일 전국 시청률 19.7%를 기록하며 20% 턱밑까지 올라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닥터스'는 4일에 이어 5일에도 수도권 시청률에서는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뷰티풀 마인드'의 전국 시청률은 4일 3.5%, 5일 4%에 그쳤다.
이영오의 천재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술하기 어려운 상황, 특이 케이스의 환자가 이어지지만 이를 하나로 꿰어 전진해야 하는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 장혁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박소담은 역부족
로봇 같은 인간을 연기하는 장혁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장혁은 늘 그렇듯 성실하게 연기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없어 타인을 한껏 자극하는 모습은 사이코 같고, 아픔이 있는 환자로서의 모습은 측은함을 자아낸다.
5일 방송에서 이영오가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에서 펼친 1인극과 같은 연기나, 병원에서 해임된 후 넋이 빠진 채 길거리 횡단보도에서 벌인 충동적 행동은 장혁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하지만 '추노' 이후 굳어진 연기 톤이 이번 작품에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은 약점이다. 새로운 시도 속에 '추노'의 식상함이 묻어 있는 것은 장혁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여주인공 박소담은 역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경험이 일천한데 너무 빨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탓에 여주인공의 무게를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소화 능력도 부족하고 외모 자체가 너무 앳돼 청소년의 느낌마저 들어 장혁과의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아무리 멜로가 없다고 해도 무리한 캐스팅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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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7-06 15:10:29
- 수정2016-07-06 15:11:42

그 순정한 마음은 알겠다.
'기승전 멜로'를 탈피, 병원에서 벌어진 3건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의학드라마에 수사극, 심리극을 결합한 방식은 분명 새로운 시도다.
그런데 사람들이 봐주질 않는다. 시청률 4%의 늪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지난 4일에는 3%대까지 추락했다.
"시청률이 다는 아니다"는 항변과 옹호가 일부에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저주받은 걸작'이 되는 것도 아니다. 완성도에서도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KBS 2TV 월화극 '뷰티풀 마인드'가 웬만하면 기본은 하는 의학드라마의 성공 공식에 예외를 만들며 6회째 시청률 사냥에 실패하고 있다. '운빨 로맨스' 류의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품이 많이 드는 의학드라마라 바닥을 치는 시청률이 아쉽게 다가온다.
◇ 공감능력 상실한 주인공…비뚤어진 엘리트들의 모습 꼬집어
원작이 있는 '성균관 스캔들'을 각색하며 깊이와 감성을 과시한 김태희 작가의 차기작답게 '뷰티풀 마인드'는 사람을 깊이 있게 연구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주인공 이영오(장혁 분)는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마비된 로봇 같은 사람이다.
훈련을 통해 상대방의 안면근육과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통해 감정을 읽어낼 수는 있지만 기계적이다. 등 뒤에 있는 자의 표정은 읽지 못해 종종 사고도 자주 난다.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로 잡혀온 이영오에게 형사가 퍼붓는 말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설명한다.
지난 5일 6회에서 형사(공형진 분)는 이영오에게 "당신 같은 인간 잘 안다. 머리 좋고 말도 잘하고 임기응변에 탁월한"이라고 전제한 뒤 "의사 맞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 같은 괴물들이 힘 있는 놈, 돈 있는 놈 자리에 앉아있으니 이 세상이 점점 지옥이 돼가는 거야!"라며 분노한다.
이영오는 살인자가 아니지만,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순간순간 타인의 감정을 살해한다.
이영오처럼 누구나 부러워하는 엘리트가 타인을 배려하거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길로 걸어가면서 벌어지는 부작용은 현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도덕성을 상실한 엘리트 의대생들의 학내 집단 성폭행 사건이나,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갑질하는 가진 자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논리로 무장한 엘리트 화이트칼라들의 온갖 일탈들은 매일같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이영오는 뇌 신경 이상으로 공감능력이 상실한 것으로 설정됐지만, 현실에서는 뇌에 이상이 없음에도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드라마는 꼬집는다.
나만 행복하고, 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장한 드라마 속 현성 병원 관계자들의 민낯은 낯설지가 않다.
병원의 명성과 수익성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된 경영진, 연구 자료를 조작해서라도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 데만 관심이 있는 의료진, 실력 대신 학벌로 줄을 세우고 패거리를 짓는 조직의 문화, 장기 이식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양심을 저버리는 환자 가족….
이영오는 의사로서 신의 손을 가졌지만 환자의 아픔과 고통을 읽지도 못하고 그것에 관심도 없어 '사이코패스'라는 비난 속에 결국 병원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이영오 주변의 인물 누구도 이영오를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뷰티풀 마인드'의 미덕은 여기까지. 드라마는 공감능력을 상실한 이영오를 '괴물'이라고 말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자가 몇이나 되겠냐고 질문한다.
◇ 의학적 상황 파고들다 시청자와의 공감 실패
질문은 의미 있지만 그 질문에 답하는 시청자의 수가 적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문제다.
드라마는 어려운 의학적 상황을 파고들다가 대중성을 놓치고 말았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야기의 깊이를 추구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대사와 상황은 겉돌고 이야기로의 몰입을 방해한다.
한국 드라마가 고품격 의학드라마로 가는 길의 중간단계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 의학드라마의 완성도에 눈높이가 맞춰진 시청자에게 인내와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의학적 전문성과 치밀함에서 떨어지고, 수사극에서 기대할 긴박감은 제대로 손도 대보지 못한 상황이라 으레 의학드라마에서 기대하는 재미도 찾기 힘들다.
경쟁작이자 같은 의학드라마인 SBS TV '닥터스'가 '기승전 멜로' 공식을 따라간다는 비판 속에서도 5일 전국 시청률 19.7%를 기록하며 20% 턱밑까지 올라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닥터스'는 4일에 이어 5일에도 수도권 시청률에서는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뷰티풀 마인드'의 전국 시청률은 4일 3.5%, 5일 4%에 그쳤다.
이영오의 천재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술하기 어려운 상황, 특이 케이스의 환자가 이어지지만 이를 하나로 꿰어 전진해야 하는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 장혁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박소담은 역부족
로봇 같은 인간을 연기하는 장혁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장혁은 늘 그렇듯 성실하게 연기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없어 타인을 한껏 자극하는 모습은 사이코 같고, 아픔이 있는 환자로서의 모습은 측은함을 자아낸다.
5일 방송에서 이영오가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에서 펼친 1인극과 같은 연기나, 병원에서 해임된 후 넋이 빠진 채 길거리 횡단보도에서 벌인 충동적 행동은 장혁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하지만 '추노' 이후 굳어진 연기 톤이 이번 작품에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은 약점이다. 새로운 시도 속에 '추노'의 식상함이 묻어 있는 것은 장혁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여주인공 박소담은 역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경험이 일천한데 너무 빨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탓에 여주인공의 무게를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소화 능력도 부족하고 외모 자체가 너무 앳돼 청소년의 느낌마저 들어 장혁과의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아무리 멜로가 없다고 해도 무리한 캐스팅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승전 멜로'를 탈피, 병원에서 벌어진 3건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의학드라마에 수사극, 심리극을 결합한 방식은 분명 새로운 시도다.
그런데 사람들이 봐주질 않는다. 시청률 4%의 늪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지난 4일에는 3%대까지 추락했다.
"시청률이 다는 아니다"는 항변과 옹호가 일부에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저주받은 걸작'이 되는 것도 아니다. 완성도에서도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KBS 2TV 월화극 '뷰티풀 마인드'가 웬만하면 기본은 하는 의학드라마의 성공 공식에 예외를 만들며 6회째 시청률 사냥에 실패하고 있다. '운빨 로맨스' 류의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품이 많이 드는 의학드라마라 바닥을 치는 시청률이 아쉽게 다가온다.
◇ 공감능력 상실한 주인공…비뚤어진 엘리트들의 모습 꼬집어
원작이 있는 '성균관 스캔들'을 각색하며 깊이와 감성을 과시한 김태희 작가의 차기작답게 '뷰티풀 마인드'는 사람을 깊이 있게 연구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주인공 이영오(장혁 분)는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마비된 로봇 같은 사람이다.
훈련을 통해 상대방의 안면근육과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통해 감정을 읽어낼 수는 있지만 기계적이다. 등 뒤에 있는 자의 표정은 읽지 못해 종종 사고도 자주 난다.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로 잡혀온 이영오에게 형사가 퍼붓는 말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설명한다.
지난 5일 6회에서 형사(공형진 분)는 이영오에게 "당신 같은 인간 잘 안다. 머리 좋고 말도 잘하고 임기응변에 탁월한"이라고 전제한 뒤 "의사 맞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 같은 괴물들이 힘 있는 놈, 돈 있는 놈 자리에 앉아있으니 이 세상이 점점 지옥이 돼가는 거야!"라며 분노한다.
이영오는 살인자가 아니지만,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순간순간 타인의 감정을 살해한다.
이영오처럼 누구나 부러워하는 엘리트가 타인을 배려하거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길로 걸어가면서 벌어지는 부작용은 현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도덕성을 상실한 엘리트 의대생들의 학내 집단 성폭행 사건이나,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갑질하는 가진 자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논리로 무장한 엘리트 화이트칼라들의 온갖 일탈들은 매일같이 뉴스에 오르내린다.
이영오는 뇌 신경 이상으로 공감능력이 상실한 것으로 설정됐지만, 현실에서는 뇌에 이상이 없음에도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드라마는 꼬집는다.
나만 행복하고, 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장한 드라마 속 현성 병원 관계자들의 민낯은 낯설지가 않다.
병원의 명성과 수익성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된 경영진, 연구 자료를 조작해서라도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 데만 관심이 있는 의료진, 실력 대신 학벌로 줄을 세우고 패거리를 짓는 조직의 문화, 장기 이식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양심을 저버리는 환자 가족….
이영오는 의사로서 신의 손을 가졌지만 환자의 아픔과 고통을 읽지도 못하고 그것에 관심도 없어 '사이코패스'라는 비난 속에 결국 병원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이영오 주변의 인물 누구도 이영오를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뷰티풀 마인드'의 미덕은 여기까지. 드라마는 공감능력을 상실한 이영오를 '괴물'이라고 말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자가 몇이나 되겠냐고 질문한다.
◇ 의학적 상황 파고들다 시청자와의 공감 실패
질문은 의미 있지만 그 질문에 답하는 시청자의 수가 적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문제다.
드라마는 어려운 의학적 상황을 파고들다가 대중성을 놓치고 말았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야기의 깊이를 추구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대사와 상황은 겉돌고 이야기로의 몰입을 방해한다.
한국 드라마가 고품격 의학드라마로 가는 길의 중간단계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 의학드라마의 완성도에 눈높이가 맞춰진 시청자에게 인내와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의학적 전문성과 치밀함에서 떨어지고, 수사극에서 기대할 긴박감은 제대로 손도 대보지 못한 상황이라 으레 의학드라마에서 기대하는 재미도 찾기 힘들다.
경쟁작이자 같은 의학드라마인 SBS TV '닥터스'가 '기승전 멜로' 공식을 따라간다는 비판 속에서도 5일 전국 시청률 19.7%를 기록하며 20% 턱밑까지 올라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닥터스'는 4일에 이어 5일에도 수도권 시청률에서는 20%를 넘어섰다. 하지만 '뷰티풀 마인드'의 전국 시청률은 4일 3.5%, 5일 4%에 그쳤다.
이영오의 천재성을 강조하기 위해 수술하기 어려운 상황, 특이 케이스의 환자가 이어지지만 이를 하나로 꿰어 전진해야 하는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 장혁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박소담은 역부족
로봇 같은 인간을 연기하는 장혁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장혁은 늘 그렇듯 성실하게 연기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없어 타인을 한껏 자극하는 모습은 사이코 같고, 아픔이 있는 환자로서의 모습은 측은함을 자아낸다.
5일 방송에서 이영오가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 취조실에서 펼친 1인극과 같은 연기나, 병원에서 해임된 후 넋이 빠진 채 길거리 횡단보도에서 벌인 충동적 행동은 장혁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하지만 '추노' 이후 굳어진 연기 톤이 이번 작품에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은 약점이다. 새로운 시도 속에 '추노'의 식상함이 묻어 있는 것은 장혁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여주인공 박소담은 역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경험이 일천한데 너무 빨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탓에 여주인공의 무게를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소화 능력도 부족하고 외모 자체가 너무 앳돼 청소년의 느낌마저 들어 장혁과의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아무리 멜로가 없다고 해도 무리한 캐스팅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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