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알아봤다?…‘송파·성남 연합 폭주족’ 검거

입력 2016.07.11 (14:19) 수정 2016.07.1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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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눈에 서로를 알아봤다.

지난달 4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도로. 일명 '송파 폭주족'으로 불리는 10대들은 또래로 보이는 다른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너희 어디서 왔냐?"

질문을 받은 이들은 경기 성남에서 활동하는 일명 '성남 폭주족'의 10대들. 거리에서 몇 마디 나눈 이 또래들은 금세 마음을 열었고 인근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언제 한번 폭주하자"는 언약을 한 채 말이다.

두 폭주족이 약속한 폭주의 날이 오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 연락을 해 이튿날(5일) 오전 2시 성남에서 만났다.

이날 폭주를 위해 모인 이들은 송파 폭주족 5명, 성남 폭주족 11명 등 총 16명이었다. 이들 중 승용차를 끌고 폭주에 합류한 20대 1명을 제외하면 고등학생을 비롯해 모두 10대였다.

지난달 5일 송파·성남 폭주족들이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에서 좌회전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대열을 이뤄 4차로를 점령해 폭주하는 모습.지난달 5일 송파·성남 폭주족들이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에서 좌회전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대열을 이뤄 4차로를 점령해 폭주하는 모습.


이들은 성남 태평역에서 만나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선택한 도로는 성남에서 송파까지 이어진 편도 4차로의 성남대로. 두 집단이 합세해 이뤄진 연합 폭주족은 확성기 사이렌을 울리고 굉음을 내며 요란하게 오토바이를 몰았다.

이들에게 교통 신호는 의미가 없었다.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은 기본이었고 1열로 맞춰 주행하며 모든 차로를 점령하거나 지그재그 곡예 운전을 해 주행 중인 자동차를 위협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폭주족들은 샛길로 빠지는 등 경찰과 숨바꼭질을 하며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폭주는 오전 5시까지 3시간 동안 계속됐고, 그 시간 경찰에는 "폭주족 소음이 너무 심하다", "주변 운전자들을 위협한다" 등 내용의 신고 14건이 접수됐다.

경찰은 이날 편의점 앞에 모여 있던 폭주족 가운데 1명을 현장에서 검거해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범행 부인, 허위 진술,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수사가 혼전을 빚었다.

하지만 약 20일 동안 이어진 블랙박스, CCTV 영상 판독 등을 통해 피의자 1명을 특정했고 이후 통화 내역 조회, 렌트 회사 탐문 등으로 16명 모두 검거했다.

조사 결과, 송파 폭주족은 동네 선·후배로 구성됐으며 성남 폭주족은 중학교 선·후배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호기심 때문에'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폭주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 수정경찰서는 송파와 성남 시내 주요 도로를 무법천지로 만든 폭주족 16명을 도로교통법 위반(공동위험행위)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0대 청소년들의 심야 폭주는 신호위반 등 난폭운전이 대부분"이라며 "위험성이 매우 높아 자칫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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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눈에 알아봤다?…‘송파·성남 연합 폭주족’ 검거
    • 입력 2016-07-11 14:19:10
    • 수정2016-07-11 16:11:13
    취재K
그들은 한눈에 서로를 알아봤다.

지난달 4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도로. 일명 '송파 폭주족'으로 불리는 10대들은 또래로 보이는 다른 오토바이 운전자들에게 말을 걸었다.

"너희 어디서 왔냐?"

질문을 받은 이들은 경기 성남에서 활동하는 일명 '성남 폭주족'의 10대들. 거리에서 몇 마디 나눈 이 또래들은 금세 마음을 열었고 인근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언제 한번 폭주하자"는 언약을 한 채 말이다.

두 폭주족이 약속한 폭주의 날이 오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 연락을 해 이튿날(5일) 오전 2시 성남에서 만났다.

이날 폭주를 위해 모인 이들은 송파 폭주족 5명, 성남 폭주족 11명 등 총 16명이었다. 이들 중 승용차를 끌고 폭주에 합류한 20대 1명을 제외하면 고등학생을 비롯해 모두 10대였다.

지난달 5일 송파·성남 폭주족들이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에서 좌회전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대열을 이뤄 4차로를 점령해 폭주하는 모습.

이들은 성남 태평역에서 만나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선택한 도로는 성남에서 송파까지 이어진 편도 4차로의 성남대로. 두 집단이 합세해 이뤄진 연합 폭주족은 확성기 사이렌을 울리고 굉음을 내며 요란하게 오토바이를 몰았다.

이들에게 교통 신호는 의미가 없었다.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은 기본이었고 1열로 맞춰 주행하며 모든 차로를 점령하거나 지그재그 곡예 운전을 해 주행 중인 자동차를 위협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폭주족들은 샛길로 빠지는 등 경찰과 숨바꼭질을 하며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폭주는 오전 5시까지 3시간 동안 계속됐고, 그 시간 경찰에는 "폭주족 소음이 너무 심하다", "주변 운전자들을 위협한다" 등 내용의 신고 14건이 접수됐다.

경찰은 이날 편의점 앞에 모여 있던 폭주족 가운데 1명을 현장에서 검거해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범행 부인, 허위 진술,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수사가 혼전을 빚었다.

하지만 약 20일 동안 이어진 블랙박스, CCTV 영상 판독 등을 통해 피의자 1명을 특정했고 이후 통화 내역 조회, 렌트 회사 탐문 등으로 16명 모두 검거했다.

조사 결과, 송파 폭주족은 동네 선·후배로 구성됐으며 성남 폭주족은 중학교 선·후배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호기심 때문에'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폭주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 수정경찰서는 송파와 성남 시내 주요 도로를 무법천지로 만든 폭주족 16명을 도로교통법 위반(공동위험행위)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0대 청소년들의 심야 폭주는 신호위반 등 난폭운전이 대부분"이라며 "위험성이 매우 높아 자칫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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