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26개 병명’으로 9년간 911일 입원한 50대 여성

' 내 주거지는 병원?'

조리사인 A(54·여)씨는 2006년 초부터 7월까지 건강보험상품 3개에 가입한다.

A 씨는 2006년 전에도 같은 종류의 보험(3개)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가입한 상품은 모두 6개로 늘어났다.

6개 보험에 가입한 그녀가 향한 곳은 일터가 아닌 병원이었다.

지난 2006년 10월 충남 천안시의 한 병원. A 씨는 “협심증이 있다"며 병원에 110일 정도 입원하고 3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다.

이후 그녀는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손목 통증이 심하다’, ‘머리가 아프다’ 등의 갖은 핑계를 대며 충남 천안, 아산, 예산, 홍성 지역의 입원이 손쉬운 병원만을 골라 다니며 입원(110일 정도) 후 보험금을 신청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911일을 허위로 입원해 보험사로부터 3억2,0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챙겼다”고 말했다.

그녀가 내놓은 병명만 해도 협심증, 손목터널증후군 등 26개에 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렇다면 A 씨는 어떻게 이런 보험사기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보험 약관상의 허점을 노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A 씨가 가입한 보험상품에는 입원 시 120일 까지만 보험금이 보장된다는 약관이 있었는데 A 씨는 이점을 이용, 입원만료 기간이 다가오면 다른 거짓 증상을 호소하며 새로운 병원에 입원을 해왔던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병원들은 A 씨에게 아무런 증상이 없다며 퇴원을 요구했지만 A 씨는 그럴 때마다 몸이 아프다고 심하게 거짓 연기를 하며 퇴원을 거부해왔다”고 설명했다.

끝이 없이 이어지던 A 씨의 범죄는 지난해 보험회사들이 A 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내사를 진행하면서 A 씨 이웃들을 조사해보니 주민들은 A 씨에 대해 소위‘나이롱’ 환자라고 진술했다”며 “또 A 씨가 입원한 병원의 CCTV를 살펴보면 A 씨는 병실에 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병원에서도 A 씨는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A 씨가 보험금을 노린 사기로 보고 체포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 경찰서는 A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또 다른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 현재 A 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A 씨는 전형적인 보험 사기범이라 할 수 있다. 보험 사기 피해는 결국 보험 계약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앞으로 이같은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