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첫 승의 길…고단한 황선홍

입력 2016.07.13 (22:36) 수정 2016.07.1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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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첫 승이라고 해주세요"

13일 열린 2016 KEB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FC서울의 황선홍 감독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할 경우 첫 승이라고 인정을 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연장전까지 120분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승부차기 결과와 상관없이 공식적으로는 무승부로 기록된다는 규정 때문에 나온 질문이었다.

황 감독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농담 섞인 답변엔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황 감독은 FC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뒤 K리그 3경기에서 아직 첫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었다.

황 감독이 중국에 진출한 최용수 감독을 대신해 지난달 FC서울의 사령탑에 오를때만 하더라도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다.

스리백(3-back)이 트레이드 마크인 FC서울이 공격적인 포백(4-back)을 선호하는 황 감독의 지휘 아래 더욱 막강한 공격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황 감독은 FC서울 감독으로서의 데뷔전인 성남FC와의 경기에서 기존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가 1-3으로 역전패당하자 두번째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선 4-4-2로 승부를 걸었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면서 1-2로 패배했다.

이에 따라 황 감독은 지난 9일 울산전에선 "잘하는 것을 하겠다"라며 기존의 3-5-2로 회귀했지만 0-0 무승부에 그쳤다.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가 징계 때문에 출전이 불가능한데다가 미드필드의 핵심요원인 주세종까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전력 누수 탓이 컸다.

감독 부임후 1무2패로 궁지에 몰린 황 감독은 이날 전남전에선 3-4-3 카드를 꺼내들었다.

스리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에 2명이었던 최전방 공격수를 윤주태, 아드리아노, 조찬호 등 3명으로 늘린 포메이션이었다.

전방압박을 강화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황 감독의 설명이었다.

최전방 공격수의 수가 늘어난 대신 미드필드의 수는 줄어들지만 전남이 역습이 빠른 팀이 아닌만큼 밸런스를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다. 전남의 빽빽한 수비는 좀처럼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서울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앞서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살렸지만 황 감독의 첫 승은 또 다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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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고 먼 첫 승의 길…고단한 황선홍
    • 입력 2016-07-13 22:36:25
    • 수정2016-07-13 22:37:03
    연합뉴스
"그냥 첫 승이라고 해주세요"

13일 열린 2016 KEB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FC서울의 황선홍 감독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할 경우 첫 승이라고 인정을 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연장전까지 120분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승부차기 결과와 상관없이 공식적으로는 무승부로 기록된다는 규정 때문에 나온 질문이었다.

황 감독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농담 섞인 답변엔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황 감독은 FC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뒤 K리그 3경기에서 아직 첫 승리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었다.

황 감독이 중국에 진출한 최용수 감독을 대신해 지난달 FC서울의 사령탑에 오를때만 하더라도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다.

스리백(3-back)이 트레이드 마크인 FC서울이 공격적인 포백(4-back)을 선호하는 황 감독의 지휘 아래 더욱 막강한 공격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황 감독은 FC서울 감독으로서의 데뷔전인 성남FC와의 경기에서 기존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가 1-3으로 역전패당하자 두번째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선 4-4-2로 승부를 걸었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면서 1-2로 패배했다.

이에 따라 황 감독은 지난 9일 울산전에선 "잘하는 것을 하겠다"라며 기존의 3-5-2로 회귀했지만 0-0 무승부에 그쳤다.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가 징계 때문에 출전이 불가능한데다가 미드필드의 핵심요원인 주세종까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전력 누수 탓이 컸다.

감독 부임후 1무2패로 궁지에 몰린 황 감독은 이날 전남전에선 3-4-3 카드를 꺼내들었다.

스리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에 2명이었던 최전방 공격수를 윤주태, 아드리아노, 조찬호 등 3명으로 늘린 포메이션이었다.

전방압박을 강화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황 감독의 설명이었다.

최전방 공격수의 수가 늘어난 대신 미드필드의 수는 줄어들지만 전남이 역습이 빠른 팀이 아닌만큼 밸런스를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계획대로 풀리지 않았다. 전남의 빽빽한 수비는 좀처럼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서울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앞서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살렸지만 황 감독의 첫 승은 또 다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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