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연상호 감독 “좀비영화지만 중장년에게도 매력적”

입력 2016.07.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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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극찬을 받은 영화 '부산행'은 애니메이션으로 인정을 받아온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다.

실사영화 데뷔작인 데다가 한국에서는 드문 좀비물이라는 데서 자연스레 우려의 시선이 쏠리지만 '부산행'은 완성도 면에서 당당한 영화다.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특수효과가 주는 긴장감, 그리고 영상미까지 두루 갖췄다.

1997년 애니메이션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풍경'으로 데뷔해 '사이비'로 시체스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주목을 받은 그가 실사영화에 입문하게 된 것은 주변의 강력한 권유가 있어서였다.

연상호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를 연출한 후 실사영화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그때 마침 '부산행' 시놉시스를 쓰고 있어서 이 영화를 실사로 해보면 어떨까 제안해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17일까지 사흘간 유료 시사회를 여는 부산행(공식 개봉일 20일)의 예매율은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39.0%로 1위다.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연 감독은 "연출자로서 좋은 반응이 나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천만'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며 "'천만'은 상징적 숫자이고 그냥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좀비물인 만큼 영화 성공의 열쇠는 좀비를 얼마나 제대로 구현해냈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감독은 할리우드 좀비물은 물론, 관절이 꺾이는 모습을 관찰하고자 브레이크 댄스 영상이나 구체관절인형이 나오는 애니메이션까지 방대한 자료를 찾았다.

"관절을 꺾거나 뽑는 브레이크 댄스도 보고,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이노센스' 속 구체관설인형의 움직임도 살펴봤어요. 좀비 영화인 '새벽의 저주', '월드워Z' 등도 당연히 봤고요."

여기에 '곡성' 작업에도 참여했던 박재인 안무가가 합류해 좀비의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몸짓을 만들었다.

좀비의 얼굴을 표현할 때는 오히려 좀비답지 않음을 추구했다.

연 감독은 "좀비라고만 생각하고 분장하면 오히려 이상해진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 무리가 좁은 공간(KTX 안)에 있다 보니 여기저기 부딪혔을 것으로 생각해 특수분장팀에 권투선수처럼 얼굴이 부어오른 모습을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좀비를 괴물보다는 인간에 가깝게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좀비로 변하는 배우들에게는 더욱 깐깐했다.

그는 "(첫 감염자인) 심은경 씨와 (중간에 좀비에게 물리는) 안소희 씨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좀비 연기를 해야 하는 일부 배우는 몇 달 간 연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연 한국에서 좀비물이 젊은 세대를 넘어 전 세대에 통할 수 있을까?

연 감독은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일산에서 야외신을 촬영할 때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을 보고 (중장년) 상인분들이 '좀비물인가봐'라고 하시더라"라며 "50대 이상에게도 좀비가 꽤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이 좋아하는 장르가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인어른에게 '부산행' 예고편을 보여드렸더니 "액션스릴러네"하며 좋아하시더라"라고 웃었다.

애니메이션 감독에 독립애니메이션제작사 대표이자 실사영화 감독이라는 흔치 않은 타이틀을 단 연 감독.

그는 앞으로도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병행해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고, 실사영화에서는 조금 더 대중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다만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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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행’ 연상호 감독 “좀비영화지만 중장년에게도 매력적”
    • 입력 2016-07-15 17:39:06
    연합뉴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극찬을 받은 영화 '부산행'은 애니메이션으로 인정을 받아온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다.

실사영화 데뷔작인 데다가 한국에서는 드문 좀비물이라는 데서 자연스레 우려의 시선이 쏠리지만 '부산행'은 완성도 면에서 당당한 영화다.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특수효과가 주는 긴장감, 그리고 영상미까지 두루 갖췄다.

1997년 애니메이션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풍경'으로 데뷔해 '사이비'로 시체스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주목을 받은 그가 실사영화에 입문하게 된 것은 주변의 강력한 권유가 있어서였다.

연상호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를 연출한 후 실사영화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그때 마침 '부산행' 시놉시스를 쓰고 있어서 이 영화를 실사로 해보면 어떨까 제안해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17일까지 사흘간 유료 시사회를 여는 부산행(공식 개봉일 20일)의 예매율은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39.0%로 1위다.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연 감독은 "연출자로서 좋은 반응이 나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천만'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며 "'천만'은 상징적 숫자이고 그냥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좀비물인 만큼 영화 성공의 열쇠는 좀비를 얼마나 제대로 구현해냈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감독은 할리우드 좀비물은 물론, 관절이 꺾이는 모습을 관찰하고자 브레이크 댄스 영상이나 구체관절인형이 나오는 애니메이션까지 방대한 자료를 찾았다.

"관절을 꺾거나 뽑는 브레이크 댄스도 보고,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이노센스' 속 구체관설인형의 움직임도 살펴봤어요. 좀비 영화인 '새벽의 저주', '월드워Z' 등도 당연히 봤고요."

여기에 '곡성' 작업에도 참여했던 박재인 안무가가 합류해 좀비의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몸짓을 만들었다.

좀비의 얼굴을 표현할 때는 오히려 좀비답지 않음을 추구했다.

연 감독은 "좀비라고만 생각하고 분장하면 오히려 이상해진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 무리가 좁은 공간(KTX 안)에 있다 보니 여기저기 부딪혔을 것으로 생각해 특수분장팀에 권투선수처럼 얼굴이 부어오른 모습을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좀비를 괴물보다는 인간에 가깝게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좀비로 변하는 배우들에게는 더욱 깐깐했다.

그는 "(첫 감염자인) 심은경 씨와 (중간에 좀비에게 물리는) 안소희 씨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좀비 연기를 해야 하는 일부 배우는 몇 달 간 연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연 한국에서 좀비물이 젊은 세대를 넘어 전 세대에 통할 수 있을까?

연 감독은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일산에서 야외신을 촬영할 때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을 보고 (중장년) 상인분들이 '좀비물인가봐'라고 하시더라"라며 "50대 이상에게도 좀비가 꽤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이 좋아하는 장르가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인어른에게 '부산행' 예고편을 보여드렸더니 "액션스릴러네"하며 좋아하시더라"라고 웃었다.

애니메이션 감독에 독립애니메이션제작사 대표이자 실사영화 감독이라는 흔치 않은 타이틀을 단 연 감독.

그는 앞으로도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병행해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고, 실사영화에서는 조금 더 대중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다만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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