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추적] 메르스 1년, 아직도 응급실 감염 무방비

입력 2016.07.21 (21:23) 수정 2016.07.21 (22: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메르스 사태 이후 1년, 정부는 그동안 병원내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각종 메뉴얼과 권고안을 만들어 왔는데,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메르스 감염 병원들과 국내 주요 병원들을 대상으로, 응급실 출입과 병문안 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했습니다.

현장추적,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

응급실 밖에서 환자의 감염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선별진료'를 해야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습니다.

<녹취> 평택 성모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다 줄 세워놓고 일일이 (감염병 감염 여부를)물어보고 체크하고 그러면 진료 못봐요."

응급실 체류 인원을, 환자 1명에 보호자 1명으로 제한한 권고도 지켜지지 않습니다.

접수원이나 의료진은 마스크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녹취> 평택성모병원 응급실 간호사(음성변조) : "(응급실 문 활짝 열어놔도 감염 그런거 상관 없을까요?) 막 이렇게 들어오시면 안되는데 막 들어오셨네요."

국내 최고라는 병원들은 다를까?

서울의 대형병원 네곳 모두 선별진료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위반입니다.

응급실 안은 대기하는 환자들과 보호자, 링거를 낀 환자들까지 뒤섞여 그야말로 북새통입니다.

감염관리를 위해 출입 전 손소독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1년 전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급하게 만든 선별 진료소의 관리도 엉망입니다.

바닥엔 빗물이 흥건하고, 벽에 거미가 기어다닙니다.

감염병 환자용 인터폰은 아예 쓸 수가 없고, 선별진료소를 흡연구역 옆에 둔 병원도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지만 주 출입구가 따로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환자들은 응급실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선별진료소로 향합니다.

<녹취> 삼성서울병원 관계자(음성변조) "(환자들이 그냥 모르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네, 다 그러세요. 그건 뭐 어떻게 할 수 가 없어요. 환자들이 그냥 오시니까. (이미 (다른 방문자들과)섞여버리잖아요?) 섞이죠."

KBS 취재팀이 확인한 병원은 모두 12곳.

이 가운데 1곳을 뺀 나머지 11곳은 정부 지침이나 권고에 따른 선별 진료를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위기 상황 때 응급실 방문자 추적을 위한 명부작성 권고는 물론, 면회시간 제한 역시 제대로 지켜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입원 환자 : "(면회 시간 같은 게 정해져 있나요?) 아니요. 여기는 없어요."

어린이 면회와 단체 면회 외부 음식 반입 등 다른 권고들도 무시되고 있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 : "이건 신도 못 막아요. 대한민국 정부도, 속된 말로 (감염병 환자가) 오면 재수없는 거예요."

온 나라를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 유행이 종식된지 일곱달 남짓 지난 지금, 새로운 감염병의 유입을 막기 위한 병원 체계는 메르스 사태 이전과 차이가 없습니다.

현장추적 송영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 추적] 메르스 1년, 아직도 응급실 감염 무방비
    • 입력 2016-07-21 21:30:35
    • 수정2016-07-21 22:42:55
    뉴스 9
<앵커 멘트>

메르스 사태 이후 1년, 정부는 그동안 병원내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각종 메뉴얼과 권고안을 만들어 왔는데,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메르스 감염 병원들과 국내 주요 병원들을 대상으로, 응급실 출입과 병문안 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했습니다.

현장추적,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

응급실 밖에서 환자의 감염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선별진료'를 해야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습니다.

<녹취> 평택 성모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다 줄 세워놓고 일일이 (감염병 감염 여부를)물어보고 체크하고 그러면 진료 못봐요."

응급실 체류 인원을, 환자 1명에 보호자 1명으로 제한한 권고도 지켜지지 않습니다.

접수원이나 의료진은 마스크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녹취> 평택성모병원 응급실 간호사(음성변조) : "(응급실 문 활짝 열어놔도 감염 그런거 상관 없을까요?) 막 이렇게 들어오시면 안되는데 막 들어오셨네요."

국내 최고라는 병원들은 다를까?

서울의 대형병원 네곳 모두 선별진료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위반입니다.

응급실 안은 대기하는 환자들과 보호자, 링거를 낀 환자들까지 뒤섞여 그야말로 북새통입니다.

감염관리를 위해 출입 전 손소독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1년 전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급하게 만든 선별 진료소의 관리도 엉망입니다.

바닥엔 빗물이 흥건하고, 벽에 거미가 기어다닙니다.

감염병 환자용 인터폰은 아예 쓸 수가 없고, 선별진료소를 흡연구역 옆에 둔 병원도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지만 주 출입구가 따로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환자들은 응급실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선별진료소로 향합니다.

<녹취> 삼성서울병원 관계자(음성변조) "(환자들이 그냥 모르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네, 다 그러세요. 그건 뭐 어떻게 할 수 가 없어요. 환자들이 그냥 오시니까. (이미 (다른 방문자들과)섞여버리잖아요?) 섞이죠."

KBS 취재팀이 확인한 병원은 모두 12곳.

이 가운데 1곳을 뺀 나머지 11곳은 정부 지침이나 권고에 따른 선별 진료를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위기 상황 때 응급실 방문자 추적을 위한 명부작성 권고는 물론, 면회시간 제한 역시 제대로 지켜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입원 환자 : "(면회 시간 같은 게 정해져 있나요?) 아니요. 여기는 없어요."

어린이 면회와 단체 면회 외부 음식 반입 등 다른 권고들도 무시되고 있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 : "이건 신도 못 막아요. 대한민국 정부도, 속된 말로 (감염병 환자가) 오면 재수없는 거예요."

온 나라를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 유행이 종식된지 일곱달 남짓 지난 지금, 새로운 감염병의 유입을 막기 위한 병원 체계는 메르스 사태 이전과 차이가 없습니다.

현장추적 송영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