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국내 휴가?, ‘펀’하게…

입력 2016.07.24 (22:56) 수정 2016.07.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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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녹취> "단속해서 벌금내고, 그렇게 해요. 장사가 안되니까 이거(평상)을 쳐서 음식도 팔고 해야 돼요"

<녹취> "(해외 여행이) 훨씬 나은 것 같더라고요. 경비 차원에서도. 놀기 좋은 곳이라고."

<녹취>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해서 혹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오프닝>

7월 말에서 8월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 여름 휴가 어디로 가십니까?

우리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국내 휴가가 좋을 듯한데, 바가지, 무질서, 뻔한 내용에 차라리 해외로 나갈까 하고 생각하고 계신다고요?

그러실 지 몰라서 진짜 휴식이 있는 국내 휴가, 어디서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국제공항, 평일인데도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인터뷰> 황지원(경기도 성남시) : "올해는 방콕으로 한 번 가보려고요. 거기는 되게 저렴하고 우리나라 제주도 가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더라고요. 경비 차원에서나..."

인천공항 측은 이번달 1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여름 휴가 성수기에만 540만명 이상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봐도 올 여름 휴가를 해외로 떠나겠다는 사람의 비율이 지난해 8.6%에서 12.9%로 늘었습니다.

이원석씨도 올 여름 여행지로 일본 오사카를 선택했습니다.

<인터뷰> 이원석(강원도 춘천시) : "예매한 건 3월에 예매를 했어요. 3월에 예매하면 아무래도 더 가격이 저렴해지거든요."

8월말부터 3박4일간의 일정. 여행 5개월 전 이 씨가 예매한 오사카 왕복 항공권은 16만 원입니다.

<인터뷰> 한용수(여행사 직원) : "저가항공사라든지 아니면 외국국적의 항공사들이 많이 취항하고 있어서 요금경쟁력이 붙는 부분이 있고, 특히나 저가 항공사 같은 경우는 '얼리버드'라든지 여러가지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숙박을 비롯한 경비는 해외가 오히려 싼 경우도 많습니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의 경우 7월 말 특급 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70만 원대까지 치솟는데 비해, 태국 방콕은 20만 원 안팎에 특급 호텔 예약이 가능합니다.

21세에서 30세 사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09년 163만여 명에서 지난해 314만여 명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국내 휴가가 외면 받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눈까지 시원해지는 원시림, 경기도 연인산 도립공원입니다.

매 년 수십만 명이 찾는 대표적 여름 휴가지 중 한 곳입니다.

계곡 곳곳에 평상을 설치하고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녹취> "(점심은 대충 메뉴가 얼마정도 해요?) 6만 원이에요."

시내 음식점의 배 가까까운 가격입니다.

업주는 음식을 시키지 않으면 평상 자릿세는 따로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녹취> 계곡 식당 업주(음성변조) : "뭐 3만 원 받을 때도 있고, 5만도 원 받을 때도 있고, 6만 원 받을 때도 있고, 뭐 8만 원 받을 때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사람들이 많으면...."

도립공원 계곡에서 음식을 팔고 자릿세를 요구하는 건 자연공원법 위반, 불법입니다.

<녹취> 계곡 식당 업주(음성변조) : "단속해서 벌금내고, 그렇게 해요. 장사가 안되니까 이거(평상)을 쳐서 음식도 팔고 해야 돼요. 장사를... 그대신 또 좋은게, 우리같은 사람들이 관리를 안 하면 (계곡이) 쓰레기장이 돼버려요."

계곡을 찾은 사람들은 바가지를 쓰는 지 알면서도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쉬기 좋은 그늘은 이런 식당들이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현(경기도 성남시) : "땅도 고르지 않기 때문에 애들하고 같이 오게 되면 애들 돌아다니고 하는 데 상당히 좀 위험하고요. 이게 시민들을 위한 공간인 것 같은데 저렇게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어떻게 좀 조치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관리 당국에 신고를 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경기도청 관계자 : "(상인들의) 저항이 거세고 이러니까 관리단에서도 그냥 손을 쓸 수가 없는 이런 현상에 지금 이르렀거든요. 저희가 지금 과태료가 아니고 형벌로 고발을 해서, 고발을 한 상탭니다. 행정벌을 지났어요."

이래서 일까요?

국내 여행을 기피하는 데는 요금 걱정... 이른바 바가지 걱정이 40%로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습니다.

불친절이 29%로 뒤를 이었고, 쓰레기와 위생 불량 문제도 18.8%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국내 여행, 이런 여행도 있는 건 아시나요?

드넓은 잔디밭에 형형색색의 텐트들이 자리잡았습니다.

여름밤의 정취가 음악을 타고 흐릅니다.

계곡도, 해변도 아닌 골프장에서 열린 캠핑 축제입니다.

자녀들이 태어나고 캠핑을 시작하면서 국내 여행의 멋을 알게 됐다는 김지욱 씨 가족도 텐트를 쳤습니다.

<인터뷰> 김지욱(캠핑 참가자) : "저희가 나가는 걸 좋아해서, 저희 위주로 해외에 좀 나갔었는데, 지난 여름에 캠핑카 해서 남도 여행을 처음 갔었거든요. 생각외로 되게 좋았어요."

<녹취> "(재미있었어, 어땠어?) 재미있었어. 엄청 재미있었어."

2박 3일,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잔디밭 위에 펼쳐진 캠핑장 이용료는 5만 원.

천 여 팀을 모집했는데, 신청 첫날 모두 마감됐습니다.

올해 처음 열린 이 캠핑 축제는 객실 영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한 리조트에서 3백만 명의 넘는 국내 캠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획한 겁니다.

<인터뷰> 강병호(캠핑 참가자) : "여름 캠핑은 일단 시원해요. 일단 시원하고, 탁 트인 것 같고. 그다음에 아이들하고 같이 놀기가 되게 좋아요. 그래서, 아내도 되게 좋아하는 것 같고."

경남 통영의 한적한 주택가에 책으로 가득한 작은 집이 있습니다.

건축가 남편과 출판사를 운영하는 아내가 서점과 숙소를 함께 운영하는 '북스테이' 공간입니다.

<인터뷰> 강용상('북 스테이' 운영자) :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자기가 쉴 때 책을 읽는 게 노동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를 쉬게 하고, 또 재충전하는 그런 것으로 사용될 수 있는거라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쉼이라는 것이 책이랑 매우 궁합이 잘 맞는 거죠."

3년 전, 서울에서 통영으로 이주한 강용상씨는 폐가를 사들여 직접 리모델링했습니다.

안방은 서점으로, 다른 방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습니다.

문을 연지 1년 반, 천여 명의 관광객이 '사색을 할 수 있는' 휴식을 찾아 이곳을 다녀갔습니다.

<인터뷰> 유은혜('북 스테이' 이용객) : "책도 아까 보까 다시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고 힘이 되는 그런 책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마 읽어야 하지 않을까..."

<인터뷰> 이정현('북 스테이' 이용객) : "저는 건축을 좀 했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이런 부분도 굉장히 독특하고, 또 편하게 꾸며져 있고요. 방도 아늑하고, 그 나름의 컨셉에 맞게 잘 가꿔주셔서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쉬기에 굉장히 편한 곳인 거 같아요."

쉼과 사색이 있는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북스테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충북 괴산과 강원도 화천 등 전국 6곳으로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하면 국내 여행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변정우(경희대 관광학부 교수) :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부분들, 이런 것들을 다양한 전문가층과 협업을 통해서 나름대로 경쟁력 있는 컨텐츠로 만들어가는 게 지금으로서는 매우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주도 북동쪽 작은 마을. 여행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강경필 씨는 3년 전 서울에서 이곳으로 작업 터전을 옮겼습니다.

'여행 고수'인 그에게 국내 대표 휴가지, 제주를 제대로 여행하는 법을 물었습니다.

<인터뷰> 강경필(여행 작가) : "일단 고수들의 여행 패턴은, 사람들이 아주 북적이는 데를 싫어하겠죠?"

제주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보는건 어떻겠냐는 작가를 따라 나선 골목길.

마을 어귀 바닷가에서는 썰물에 미역 줍는 해녀들의 손놀림이 이어지고.

골목길을 걷다 보면 돌담과 돌담이 어깨를 나란히 한 올레길과 마주합니다.

<녹취> "(굉장히 좁네요?) 원래 올레길이 집에서 큰길로 가는 골목길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길이 넓지 않죠."

<녹취> "안녕하세요.."

제주의 전통 기왓집. 작은 어촌 마을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여행자를 맞습니다.

<녹취> "제주가 바람이 세니까..."

제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을.

지키는 사람 없는 '무인카페'에서 제주의 풍광을 찍은 사진을 보며 잠시 쉬어갑니다.

<인터뷰> 강경필(여행 작가) : "어찌 보면 자기가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해서 혹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강씨는 휴가란, 삶의 속도를 늦추고 나와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 소중한 경험 아니겠냐고 물었습니다.

어떠십니까? 올 여름 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그 해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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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뻔’한 국내 휴가?, ‘펀’하게…
    • 입력 2016-07-24 22:59:22
    • 수정2016-07-24 23:55:28
    취재파일K
<구성>

<녹취> "단속해서 벌금내고, 그렇게 해요. 장사가 안되니까 이거(평상)을 쳐서 음식도 팔고 해야 돼요"

<녹취> "(해외 여행이) 훨씬 나은 것 같더라고요. 경비 차원에서도. 놀기 좋은 곳이라고."

<녹취>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해서 혹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오프닝>

7월 말에서 8월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 여름 휴가 어디로 가십니까?

우리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국내 휴가가 좋을 듯한데, 바가지, 무질서, 뻔한 내용에 차라리 해외로 나갈까 하고 생각하고 계신다고요?

그러실 지 몰라서 진짜 휴식이 있는 국내 휴가, 어디서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국제공항, 평일인데도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인터뷰> 황지원(경기도 성남시) : "올해는 방콕으로 한 번 가보려고요. 거기는 되게 저렴하고 우리나라 제주도 가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더라고요. 경비 차원에서나..."

인천공항 측은 이번달 1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여름 휴가 성수기에만 540만명 이상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봐도 올 여름 휴가를 해외로 떠나겠다는 사람의 비율이 지난해 8.6%에서 12.9%로 늘었습니다.

이원석씨도 올 여름 여행지로 일본 오사카를 선택했습니다.

<인터뷰> 이원석(강원도 춘천시) : "예매한 건 3월에 예매를 했어요. 3월에 예매하면 아무래도 더 가격이 저렴해지거든요."

8월말부터 3박4일간의 일정. 여행 5개월 전 이 씨가 예매한 오사카 왕복 항공권은 16만 원입니다.

<인터뷰> 한용수(여행사 직원) : "저가항공사라든지 아니면 외국국적의 항공사들이 많이 취항하고 있어서 요금경쟁력이 붙는 부분이 있고, 특히나 저가 항공사 같은 경우는 '얼리버드'라든지 여러가지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숙박을 비롯한 경비는 해외가 오히려 싼 경우도 많습니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의 경우 7월 말 특급 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70만 원대까지 치솟는데 비해, 태국 방콕은 20만 원 안팎에 특급 호텔 예약이 가능합니다.

21세에서 30세 사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09년 163만여 명에서 지난해 314만여 명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국내 휴가가 외면 받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눈까지 시원해지는 원시림, 경기도 연인산 도립공원입니다.

매 년 수십만 명이 찾는 대표적 여름 휴가지 중 한 곳입니다.

계곡 곳곳에 평상을 설치하고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녹취> "(점심은 대충 메뉴가 얼마정도 해요?) 6만 원이에요."

시내 음식점의 배 가까까운 가격입니다.

업주는 음식을 시키지 않으면 평상 자릿세는 따로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녹취> 계곡 식당 업주(음성변조) : "뭐 3만 원 받을 때도 있고, 5만도 원 받을 때도 있고, 6만 원 받을 때도 있고, 뭐 8만 원 받을 때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사람들이 많으면...."

도립공원 계곡에서 음식을 팔고 자릿세를 요구하는 건 자연공원법 위반, 불법입니다.

<녹취> 계곡 식당 업주(음성변조) : "단속해서 벌금내고, 그렇게 해요. 장사가 안되니까 이거(평상)을 쳐서 음식도 팔고 해야 돼요. 장사를... 그대신 또 좋은게, 우리같은 사람들이 관리를 안 하면 (계곡이) 쓰레기장이 돼버려요."

계곡을 찾은 사람들은 바가지를 쓰는 지 알면서도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쉬기 좋은 그늘은 이런 식당들이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현(경기도 성남시) : "땅도 고르지 않기 때문에 애들하고 같이 오게 되면 애들 돌아다니고 하는 데 상당히 좀 위험하고요. 이게 시민들을 위한 공간인 것 같은데 저렇게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어떻게 좀 조치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관리 당국에 신고를 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경기도청 관계자 : "(상인들의) 저항이 거세고 이러니까 관리단에서도 그냥 손을 쓸 수가 없는 이런 현상에 지금 이르렀거든요. 저희가 지금 과태료가 아니고 형벌로 고발을 해서, 고발을 한 상탭니다. 행정벌을 지났어요."

이래서 일까요?

국내 여행을 기피하는 데는 요금 걱정... 이른바 바가지 걱정이 40%로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습니다.

불친절이 29%로 뒤를 이었고, 쓰레기와 위생 불량 문제도 18.8%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국내 여행, 이런 여행도 있는 건 아시나요?

드넓은 잔디밭에 형형색색의 텐트들이 자리잡았습니다.

여름밤의 정취가 음악을 타고 흐릅니다.

계곡도, 해변도 아닌 골프장에서 열린 캠핑 축제입니다.

자녀들이 태어나고 캠핑을 시작하면서 국내 여행의 멋을 알게 됐다는 김지욱 씨 가족도 텐트를 쳤습니다.

<인터뷰> 김지욱(캠핑 참가자) : "저희가 나가는 걸 좋아해서, 저희 위주로 해외에 좀 나갔었는데, 지난 여름에 캠핑카 해서 남도 여행을 처음 갔었거든요. 생각외로 되게 좋았어요."

<녹취> "(재미있었어, 어땠어?) 재미있었어. 엄청 재미있었어."

2박 3일,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잔디밭 위에 펼쳐진 캠핑장 이용료는 5만 원.

천 여 팀을 모집했는데, 신청 첫날 모두 마감됐습니다.

올해 처음 열린 이 캠핑 축제는 객실 영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한 리조트에서 3백만 명의 넘는 국내 캠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획한 겁니다.

<인터뷰> 강병호(캠핑 참가자) : "여름 캠핑은 일단 시원해요. 일단 시원하고, 탁 트인 것 같고. 그다음에 아이들하고 같이 놀기가 되게 좋아요. 그래서, 아내도 되게 좋아하는 것 같고."

경남 통영의 한적한 주택가에 책으로 가득한 작은 집이 있습니다.

건축가 남편과 출판사를 운영하는 아내가 서점과 숙소를 함께 운영하는 '북스테이' 공간입니다.

<인터뷰> 강용상('북 스테이' 운영자) :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자기가 쉴 때 책을 읽는 게 노동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를 쉬게 하고, 또 재충전하는 그런 것으로 사용될 수 있는거라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쉼이라는 것이 책이랑 매우 궁합이 잘 맞는 거죠."

3년 전, 서울에서 통영으로 이주한 강용상씨는 폐가를 사들여 직접 리모델링했습니다.

안방은 서점으로, 다른 방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습니다.

문을 연지 1년 반, 천여 명의 관광객이 '사색을 할 수 있는' 휴식을 찾아 이곳을 다녀갔습니다.

<인터뷰> 유은혜('북 스테이' 이용객) : "책도 아까 보까 다시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고 힘이 되는 그런 책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마 읽어야 하지 않을까..."

<인터뷰> 이정현('북 스테이' 이용객) : "저는 건축을 좀 했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이런 부분도 굉장히 독특하고, 또 편하게 꾸며져 있고요. 방도 아늑하고, 그 나름의 컨셉에 맞게 잘 가꿔주셔서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쉬기에 굉장히 편한 곳인 거 같아요."

쉼과 사색이 있는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북스테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충북 괴산과 강원도 화천 등 전국 6곳으로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하면 국내 여행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변정우(경희대 관광학부 교수) :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부분들, 이런 것들을 다양한 전문가층과 협업을 통해서 나름대로 경쟁력 있는 컨텐츠로 만들어가는 게 지금으로서는 매우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주도 북동쪽 작은 마을. 여행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강경필 씨는 3년 전 서울에서 이곳으로 작업 터전을 옮겼습니다.

'여행 고수'인 그에게 국내 대표 휴가지, 제주를 제대로 여행하는 법을 물었습니다.

<인터뷰> 강경필(여행 작가) : "일단 고수들의 여행 패턴은, 사람들이 아주 북적이는 데를 싫어하겠죠?"

제주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보는건 어떻겠냐는 작가를 따라 나선 골목길.

마을 어귀 바닷가에서는 썰물에 미역 줍는 해녀들의 손놀림이 이어지고.

골목길을 걷다 보면 돌담과 돌담이 어깨를 나란히 한 올레길과 마주합니다.

<녹취> "(굉장히 좁네요?) 원래 올레길이 집에서 큰길로 가는 골목길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길이 넓지 않죠."

<녹취> "안녕하세요.."

제주의 전통 기왓집. 작은 어촌 마을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여행자를 맞습니다.

<녹취> "제주가 바람이 세니까..."

제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마을.

지키는 사람 없는 '무인카페'에서 제주의 풍광을 찍은 사진을 보며 잠시 쉬어갑니다.

<인터뷰> 강경필(여행 작가) : "어찌 보면 자기가 잃어버렸던 것들에 대해서 혹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강씨는 휴가란, 삶의 속도를 늦추고 나와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 소중한 경험 아니겠냐고 물었습니다.

어떠십니까? 올 여름 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그 해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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