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쉬세요’…폭염에 노인 대피 안간힘

입력 2016.08.10 (06:56) 수정 2016.08.10 (07: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뙤약볕 아래 일하는 농촌 노인들을 쉼터로 대피시키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확성기까지 동원해 노인들 대피시키기에 나섰지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김선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씨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고추 수확이 한창입니다.

모두가 70~80대 노인들로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녹취> "쉼터 같은 데 (빨리 가세요). 무더위 쉼터 같은 데. 면사무소. (그렇게 하면 일 못 해. 아이고!)"

80대 노인의 체온은 37.5도, '고체온증' 수준입니다.

<녹취> 농민 : "아니 사람이 있을 때 해야지, 누가 해주는게 아니고. 그리고 저분들 하루 인건비가 6만 원이야."

멜론을 키우는 2중 비닐하우스는 한증막같은 온도에 촬영이 아예 불가능하고, 그나마 한 겹 비닐하우스도 내부 온도는 50도를 훌쩍 넘습니다.

<녹취> 농민 : "더워도 적응을 하면 되는 거야. 적응을 하면."

뙤약볕 아래 배나무밭에서도 80대 할아버지가 가지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녹취> "어르신 들어가세요. 이제. (예 예. 가세요.)"

지팡이를 짚은 백발노인은 이런 날씨에 2km를 걸어서 마실을 나왔습니다.

<녹취> "뭐 급한 일이 있다고 하길래 나왔지."

올여름 최악의 폭염으로 벌써 온열질환자가 천백여 명 발생했고, 열 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남선자(충북 청주시 문의면장) : "어르신들이 고집을 피우는 분들도 계셔서 설득하는 게 어렵고."

'한낮에는 제발 쉬시라.'는 마을 방송은 기본!

벌써 2주째 공무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마을을 돌며, 노인 대피시키기에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발 쉬세요’…폭염에 노인 대피 안간힘
    • 입력 2016-08-10 06:59:33
    • 수정2016-08-10 07:41:07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뙤약볕 아래 일하는 농촌 노인들을 쉼터로 대피시키기 위한 힘겨운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확성기까지 동원해 노인들 대피시키기에 나섰지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김선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씨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고추 수확이 한창입니다.

모두가 70~80대 노인들로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녹취> "쉼터 같은 데 (빨리 가세요). 무더위 쉼터 같은 데. 면사무소. (그렇게 하면 일 못 해. 아이고!)"

80대 노인의 체온은 37.5도, '고체온증' 수준입니다.

<녹취> 농민 : "아니 사람이 있을 때 해야지, 누가 해주는게 아니고. 그리고 저분들 하루 인건비가 6만 원이야."

멜론을 키우는 2중 비닐하우스는 한증막같은 온도에 촬영이 아예 불가능하고, 그나마 한 겹 비닐하우스도 내부 온도는 50도를 훌쩍 넘습니다.

<녹취> 농민 : "더워도 적응을 하면 되는 거야. 적응을 하면."

뙤약볕 아래 배나무밭에서도 80대 할아버지가 가지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녹취> "어르신 들어가세요. 이제. (예 예. 가세요.)"

지팡이를 짚은 백발노인은 이런 날씨에 2km를 걸어서 마실을 나왔습니다.

<녹취> "뭐 급한 일이 있다고 하길래 나왔지."

올여름 최악의 폭염으로 벌써 온열질환자가 천백여 명 발생했고, 열 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남선자(충북 청주시 문의면장) : "어르신들이 고집을 피우는 분들도 계셔서 설득하는 게 어렵고."

'한낮에는 제발 쉬시라.'는 마을 방송은 기본!

벌써 2주째 공무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마을을 돌며, 노인 대피시키기에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