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서민 흉내내려다 오히려 비난만

입력 2016.08.10 (20:36) 수정 2016.08.1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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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치인들이 대중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내보이고 싶을 때 이용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죠.

최근 트럼프가 음식 사진 한 장 때문에 서민 흉내내기 논란에 휩싸이게 됐는데요,

음식 한번 어설프가 먹었다가 역풍을 맞은 정치인들, 트럼프 만이 아닙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치킨을 어떻게 먹냐는 물음에,

<녹취> "손으로 먹어요. (손으로 먹죠, 전 남자니까요!)"

아이도 어른도 손으로 먹는다고 대답하지만, 트럼프는 달랐습니다.

자신의 전용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치킨 한 조각을 앞에 두고 환하게 웃는 트럼프, 양 손에 든 건 포크와 나이프입니다.

<녹취> "누가 포크와 나이프로 치킨을 먹어요? (도널드 트럼프요.) 도널드 트럼프? 세상에! 손으로 먹어야죠."

최근 여론 조사에서 클린턴에 밀리고, 공화당 몇몇 핵심 인사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며 궁지에 몰린 트럼프.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려다 오히려 논란만 부른 겁니다.

트럼프는 전에도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하다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녹취> "지금 포크로 피자를 먹는 거예요? 망할 포크! 보고 배우세요!"

마치 드라마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초코바를 잘라 먹는 것과 같은 우스꽝스런 모습이라는 겁니다.

바다 건너 영국에서도 서민 흉내내기 논란은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상류층 출신으로 귀족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캐머런 전 영국 총리, 한 가정집 정원 파티에 편안한 차림으로 참석해 서민 이미지를 강조했는데, 핫도그를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먹다 핫도그 먹는 방법도 모르는 총리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40년 전 1976년, 미 공화당 예비 경선을 치르던 포드 전 대통령은 멕시코 음식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텍사스 주 방문 중 대중적인 멕시코 음식인 타말레를 먹게 됐는데, 옥수수 껍질을 벗겨야 하는 걸 모른채 그대로 먹어 질식할 뻔 했습니다.

미국 CBS의 '페이스 더 내이션'의 진행자, 밥 쉬퍼는 이를 풍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밥 쉬퍼 : "후보자들은 기억하세요. 타말레는 껍질을 벗긴 뒤 먹으세요. 타말레에 푹 빠지게 될겁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또다른 멕시코 음식, 타코볼.

트럼프는 히스패닉을 사랑한다는 글과 함께 타코볼 사진을 올렸다 오히려 비아냥만 들었습니다.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에게 막말을 쏟아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등돌린 히스패닉의 표심을 얻기 위한 이민자 껴안기 흉내라는 비난만 듣게 된 겁니다.

음식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정치인이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겠죠.

하지만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친다면 자칫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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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서민 흉내내려다 오히려 비난만
    • 입력 2016-08-10 20:38:48
    • 수정2016-08-10 21:19:24
    글로벌24
<앵커 멘트>

정치인들이 대중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내보이고 싶을 때 이용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죠.

최근 트럼프가 음식 사진 한 장 때문에 서민 흉내내기 논란에 휩싸이게 됐는데요,

음식 한번 어설프가 먹었다가 역풍을 맞은 정치인들, 트럼프 만이 아닙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치킨을 어떻게 먹냐는 물음에,

<녹취> "손으로 먹어요. (손으로 먹죠, 전 남자니까요!)"

아이도 어른도 손으로 먹는다고 대답하지만, 트럼프는 달랐습니다.

자신의 전용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치킨 한 조각을 앞에 두고 환하게 웃는 트럼프, 양 손에 든 건 포크와 나이프입니다.

<녹취> "누가 포크와 나이프로 치킨을 먹어요? (도널드 트럼프요.) 도널드 트럼프? 세상에! 손으로 먹어야죠."

최근 여론 조사에서 클린턴에 밀리고, 공화당 몇몇 핵심 인사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며 궁지에 몰린 트럼프.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려다 오히려 논란만 부른 겁니다.

트럼프는 전에도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하다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녹취> "지금 포크로 피자를 먹는 거예요? 망할 포크! 보고 배우세요!"

마치 드라마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초코바를 잘라 먹는 것과 같은 우스꽝스런 모습이라는 겁니다.

바다 건너 영국에서도 서민 흉내내기 논란은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상류층 출신으로 귀족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캐머런 전 영국 총리, 한 가정집 정원 파티에 편안한 차림으로 참석해 서민 이미지를 강조했는데, 핫도그를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먹다 핫도그 먹는 방법도 모르는 총리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40년 전 1976년, 미 공화당 예비 경선을 치르던 포드 전 대통령은 멕시코 음식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텍사스 주 방문 중 대중적인 멕시코 음식인 타말레를 먹게 됐는데, 옥수수 껍질을 벗겨야 하는 걸 모른채 그대로 먹어 질식할 뻔 했습니다.

미국 CBS의 '페이스 더 내이션'의 진행자, 밥 쉬퍼는 이를 풍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밥 쉬퍼 : "후보자들은 기억하세요. 타말레는 껍질을 벗긴 뒤 먹으세요. 타말레에 푹 빠지게 될겁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또다른 멕시코 음식, 타코볼.

트럼프는 히스패닉을 사랑한다는 글과 함께 타코볼 사진을 올렸다 오히려 비아냥만 들었습니다.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에게 막말을 쏟아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등돌린 히스패닉의 표심을 얻기 위한 이민자 껴안기 흉내라는 비난만 듣게 된 겁니다.

음식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정치인이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겠죠.

하지만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친다면 자칫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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