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日, 전쟁 포기 헌법 제안”…‘맥아더’ 편지 확인

입력 2016.08.12 (21:32) 수정 2016.08.1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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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일본은 새로운 헌법을 제정합니다.

핵심 조항은 전쟁 포기를 선언한 9조입니다.

1항은 '전쟁을 영구히 포기한다', 그리고 2항은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는 이 조항이 전승국인 미국의 강요로 만들어졌다며 개헌을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주장과 달리, 이는 일본측이 미국에게 먼저 제안한 것임을 보여주는 맥아더의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나신하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58년 12월, 맥아더 전 연합국 총사령관이 다카야나기 일본 헌법조사회장에게 보낸 서한입니다.

헌법 초안의 작성 과정에 대한 질의에 대해, 맥아더 사령관은 '헌법조항에 전쟁을 불법화하는 내용을 넣자는 제안은 시데하라 총리에 의해 이뤄졌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서한엔, 헌법 9조 조항과 관련해 '시데하라 총리의 선견지명과 정치력, 지혜의 기념탑으로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격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베 총리 등 일본 우파는 평화헌법이 점령군의 강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를 헌법개정의 명분으로 삼아왔습니다.

<인터뷰> 아베(일본 총리/지난해11월) : "(현행 헌법은) 일본이 점령돼 있던 시기에점령군의 영향 아래 원안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맥아더 서한은 이런 주장을 강력히 반박하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맥아더 서한은 도쿄대 호리오 명예교수가 지난 1월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찾아내 공개한 것입니다.

올 가을부터 헌법개정 논의가 본격화되면, 맥아더 서한의 핵심 내용도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베 총리의 개헌시도에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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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日, 전쟁 포기 헌법 제안”…‘맥아더’ 편지 확인
    • 입력 2016-08-12 21:33:57
    • 수정2016-08-12 22: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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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일본은 새로운 헌법을 제정합니다.

핵심 조항은 전쟁 포기를 선언한 9조입니다.

1항은 '전쟁을 영구히 포기한다', 그리고 2항은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는 이 조항이 전승국인 미국의 강요로 만들어졌다며 개헌을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주장과 달리, 이는 일본측이 미국에게 먼저 제안한 것임을 보여주는 맥아더의 편지가 공개됐습니다.

나신하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58년 12월, 맥아더 전 연합국 총사령관이 다카야나기 일본 헌법조사회장에게 보낸 서한입니다.

헌법 초안의 작성 과정에 대한 질의에 대해, 맥아더 사령관은 '헌법조항에 전쟁을 불법화하는 내용을 넣자는 제안은 시데하라 총리에 의해 이뤄졌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서한엔, 헌법 9조 조항과 관련해 '시데하라 총리의 선견지명과 정치력, 지혜의 기념탑으로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격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베 총리 등 일본 우파는 평화헌법이 점령군의 강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를 헌법개정의 명분으로 삼아왔습니다.

<인터뷰> 아베(일본 총리/지난해11월) : "(현행 헌법은) 일본이 점령돼 있던 시기에점령군의 영향 아래 원안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맥아더 서한은 이런 주장을 강력히 반박하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맥아더 서한은 도쿄대 호리오 명예교수가 지난 1월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찾아내 공개한 것입니다.

올 가을부터 헌법개정 논의가 본격화되면, 맥아더 서한의 핵심 내용도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베 총리의 개헌시도에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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