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벌이에 내몰린 北 여성…감시 속 밤낮없이 일만

입력 2016.08.25 (06:32) 수정 2016.08.25 (07: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외화벌이에 내몰린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연속 보도.

오늘은 두번째로 꽃다운 나이에 낯선 이국땅에 와 봉제와 자수, 심지어 꽃까지 파는 북한 젊은 여성들의 열악한 현지 삶을 조명합니다.

몽골 현지에서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의 한 예식장입니다.

건물 한 구석 10평 정도 비좁은 방.

20대 초반 북한 여성 8명 정도가 일하고 있습니다.

자수 그림과 작업 도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작업장이지만 한 켠에는 이불이 펼쳐져 있고 바깥에는 빨래가 널려 있습니다.

<녹취> 북한 수예 작업 여성 : "(생활은 여기에서 하시는 거예요?) 네, 여기 있어요. 네 (손님들이) 일찍 와도 괜찮아요."

일감이 생기면 밤이든 낮이든 쉬지 않고 일해야 합니다.

<녹취> 자수하는 북한 여성 : "한 보름으로 줄여 달라고 하면 네 사람이 붙어서 교대로 해야 하니까. 본인들이 요구하는 시간에 대체로 맞춰 드립니다. 완전히 24시간으로 해야겠구나."

같은 건물 1층의 꽃집.

이들은 쉬는 시간에는 교대로 내려와 꽃도 팔아야 합니다.

<녹취> 꽃 파는 북한 여성 : "꽃은 그냥 손님들이 오면 팔아드리고... 주는 수예(자수)예요."

자수든 꽃이든 판매가 부진하면 초조해집니다.

충성자금 할당액 때문에 필사적으로 흥정에 매달립니다.

<녹취> 꽃 파는 북한 여성 : "이거 원래 이런 큰 화분은 2만원에 파는 건데 같은 조선 사람이어서 조금 낮게 드려요."

고된 일상 속에서도 탈출을 막기 위해 서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외출은 철저히 통제됩니다.

울란바토르 시내의 캐시미어 공장.

역시 20대 초반의 북한 여성 150여명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밥 먹듯 야근하며 휴일도 쉬지 않습니다.

캐시미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여성들이 생활하는 숙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높은 담벼락에 철조망까지 쳐 있어 외부와 철저히 단절돼 있습니다.

죽도록 일하고 한 달에 받는 돈은 우리 돈 45만원 정도.

하지만 손에 쥐어는 돈은 10만원 남짓이고 나머지는 충성자금으로 바쳐야 합니다.

가장 꽃다운 나이에 북한 여성들은 감시와 통제 속에 마구잡이로 외화벌이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외화벌이에 내몰린 北 여성…감시 속 밤낮없이 일만
    • 입력 2016-08-25 06:34:48
    • 수정2016-08-25 07:44:5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외화벌이에 내몰린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연속 보도.

오늘은 두번째로 꽃다운 나이에 낯선 이국땅에 와 봉제와 자수, 심지어 꽃까지 파는 북한 젊은 여성들의 열악한 현지 삶을 조명합니다.

몽골 현지에서 김학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의 한 예식장입니다.

건물 한 구석 10평 정도 비좁은 방.

20대 초반 북한 여성 8명 정도가 일하고 있습니다.

자수 그림과 작업 도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작업장이지만 한 켠에는 이불이 펼쳐져 있고 바깥에는 빨래가 널려 있습니다.

<녹취> 북한 수예 작업 여성 : "(생활은 여기에서 하시는 거예요?) 네, 여기 있어요. 네 (손님들이) 일찍 와도 괜찮아요."

일감이 생기면 밤이든 낮이든 쉬지 않고 일해야 합니다.

<녹취> 자수하는 북한 여성 : "한 보름으로 줄여 달라고 하면 네 사람이 붙어서 교대로 해야 하니까. 본인들이 요구하는 시간에 대체로 맞춰 드립니다. 완전히 24시간으로 해야겠구나."

같은 건물 1층의 꽃집.

이들은 쉬는 시간에는 교대로 내려와 꽃도 팔아야 합니다.

<녹취> 꽃 파는 북한 여성 : "꽃은 그냥 손님들이 오면 팔아드리고... 주는 수예(자수)예요."

자수든 꽃이든 판매가 부진하면 초조해집니다.

충성자금 할당액 때문에 필사적으로 흥정에 매달립니다.

<녹취> 꽃 파는 북한 여성 : "이거 원래 이런 큰 화분은 2만원에 파는 건데 같은 조선 사람이어서 조금 낮게 드려요."

고된 일상 속에서도 탈출을 막기 위해 서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외출은 철저히 통제됩니다.

울란바토르 시내의 캐시미어 공장.

역시 20대 초반의 북한 여성 150여명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밥 먹듯 야근하며 휴일도 쉬지 않습니다.

캐시미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여성들이 생활하는 숙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높은 담벼락에 철조망까지 쳐 있어 외부와 철저히 단절돼 있습니다.

죽도록 일하고 한 달에 받는 돈은 우리 돈 45만원 정도.

하지만 손에 쥐어는 돈은 10만원 남짓이고 나머지는 충성자금으로 바쳐야 합니다.

가장 꽃다운 나이에 북한 여성들은 감시와 통제 속에 마구잡이로 외화벌이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