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실난 속, 대학교 기숙사의 ‘갑질’

<리포트>

대학들이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이른바 '갑질'을 하다가 공정위에 대거 적발됐습니다.

중도 퇴사하면 남은 기숙사비를 돌려주지 않거나 불시에 비어있는 방을 점검하는 약관을 가진 곳도 있었습니다.

변기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앵커 멘트>

개강을 앞둔 서울의 한 대학가.

학생들이 다니는 거리 한 벽면에 월세 전단이 가득 붙어 있습니다.

보증금을 제하고도 한 달에 40~50만 원, 직장인에게도 적잖은 금액입니다.

<인터뷰> 조희원(OO대학교 3학년) : "주변 학교가 너무 비싸다보니까 그나마 저렴한 기숙사 들어가고 싶은데. 학점이나 경쟁률이 심해서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요."

지난해 서울 시내 대학 기숙사의 수용률은 10% 남짓,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부당한 사례도 생겨납니다.

학기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4주만에 기숙사를 중도 퇴사했지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강OO(기숙사 중도퇴사 피해자) : "억울하죠. 나름 큰 돈 들여서 기숙사를 들어갔는데. 사실 나올수도 있는거죠. 산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을 받으면 될 일인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11곳의 유명 대학은 중간 고사 이후에 기숙사를 퇴사하면 남은 기숙사비를 한푼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없는 방을 기숙사가 마음대로 점검할 수 있는 조항도 약관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민혜영(공정위 약관심사과장) : "대학생들이 별로 사회경험이 없고, 또 일반적인 사업자나 소비자와의 관계보다 이 대학과 학생과의 관계가 더 학생한테 불리합니다."

해당 대학들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자 관련 약관을 자진 시정했습니다.

KBS 뉴스 변기성 입니다.